차남호 2015. 5. 7. 22:14

산더미처럼 쌓였던 포트모판.

빨간 파종기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면

4백개 홈마다 볍씨 서너알을 품는다.

그렇게 1천2백70판... 신동진 1,150판, 동진찰벼 120판 

온종일 종종걸음 하며 단순반복노동.

다리가 후달리고, 입에선 단내가...

그렇게 긴 하루가 흘렀다.

'출정전야'의 가벼운 흥분은 깨끗이 사라졌다.


먼동이 트면, 볍씨 뿌리러 나는 가네.
올 들어 첫 고단한 노동이러니.
모판 2천장, 4백개 홈마다 씨앗을 넣고
적재칸으로 나르면 물줄기는 흠씬. 
그렇게 한 장, 한 장 
켜켜이 쌓아 산더미를 이룰지어다. 
하지만 공정의 주인은 기계, 노동은 '시다바리'
그래도... 
싸울 준비는 이미 끝났고
달빛 아래 술잔은 가쁘게 숨을 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