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호
2016. 9. 22. 01:05
농사는 실상, '잡초와 싸우는 일'이라고들 한다.
벼농사도 그렇다.
그 가운데서도 피.
우렁이도 피하고, 사람 손도 피해서
용케 살아남은 놈들이 후손을 퍼뜨리려
저리 수북히 이삭을 올리고 씨를 맺었다.
"You win!"
게임은 이미 끝났다.
하지만 내년 농사를 생각하면
논바닥이 저 씨를 받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그래 피포기 밑둥을 저리 베어서 논밖으로 내다버려야 한다.
이 피사리가 벼 재배의 마지막 공정.
이제, 논바닥 잘 말려서 가을걷이 하는 일만 남는 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