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책과 삶
2013. 1. 18. 21:44ㆍ누리에 말걸기/노동인권 이야기
[책과 삶]10대들의 ‘알바’가 아닌 ‘청소년 노동’을 위하여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 차남호 지음 | 철수와영희 | 328쪽 | 1만3500원
2005년 전교조에서 서울지역 고등학교 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동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라고 물었다. 학생 55.3%가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는 이미지를 떠올렸고, ‘나는 되고 싶지 않다’(39.4), ‘가난하다’(34.7%), ‘불쌍하다’(33.6%)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래의 내 모습’이라고 생각한 학생은 5.0%에 불과했다. 이 설문 결과처럼 한국 10대들의 노동에 대한 생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왜 10대들은 노동을 신성하게 여기기는커녕 피해야 할 그 무엇으로 인식하고 있을까. 이는 노동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다. 노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한 교과서와 어른들의 그릇된 교육 탓이 크다.
이 책은 10대들 이 노동에 대한 무지를 깨고 노동을 소중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쓰여졌다. 노동에 대한 개념, 역사, 관련 제도, 법 등을 알기 쉽게 풀어 썼다. 노동자에게 보장된 권리를 상세히 다루며 노동현장에서 권리를 지켜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10대들은 물론 직장 초년생들도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 수두룩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37%가 아르바이트를 해봤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경제적인 이유, 즉 돈벌이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고등학생 절반가량은 어쩔 수 없이 돈벌이에 나서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아르바이트 학생은 저임금과 장시간의 가혹한 노동에 처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개 이 같은 상황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애써 감추려고 한다.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쌓이고 또 쌓인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10대들에게 자신이 처한 노동현실을 드러내놓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열악한 노동현실을 개선할 수 있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알바’라는 은어에 숨겨진 노동에 대한 인식의 그늘을 지우자며 알바를 ‘청소년 노동’으로 고쳐 부르자고 주장한다.
10대들의 70%는 앞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가난하며 불쌍한 노동자’로 살아야 한다. 이들이 미리 자기 존재를 부정하고 비하한다는 것은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노동은 당당하고 고귀한 것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10대들 스스로가 먼저 자신의 노동을 존중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만만찮은 진리를 담고 있다.
고용주는 “어린 학생이 벌써부터 돈을 밝힌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이 말의 밑바닥에는 청소년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저자는 ‘돈을 밝힌다’는 어른들의 핀잔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핀잔거리냐는 뜻이다.
<서영찬 기자 akirame@kyunghyang.com>
2005년 전교조에서 서울지역 고등학교 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동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라고 물었다. 학생 55.3%가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는 이미지를 떠올렸고, ‘나는 되고 싶지 않다’(39.4), ‘가난하다’(34.7%), ‘불쌍하다’(33.6%)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래의 내 모습’이라고 생각한 학생은 5.0%에 불과했다. 이 설문 결과처럼 한국 10대들의 노동에 대한 생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왜 10대들은 노동을 신성하게 여기기는커녕 피해야 할 그 무엇으로 인식하고 있을까. 이는 노동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다. 노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한 교과서와 어른들의 그릇된 교육 탓이 크다.
이 책은 10대들 이 노동에 대한 무지를 깨고 노동을 소중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쓰여졌다. 노동에 대한 개념, 역사, 관련 제도, 법 등을 알기 쉽게 풀어 썼다. 노동자에게 보장된 권리를 상세히 다루며 노동현장에서 권리를 지켜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10대들은 물론 직장 초년생들도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 수두룩하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10대들에게 자신이 처한 노동현실을 드러내놓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열악한 노동현실을 개선할 수 있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알바’라는 은어에 숨겨진 노동에 대한 인식의 그늘을 지우자며 알바를 ‘청소년 노동’으로 고쳐 부르자고 주장한다.
10대들의 70%는 앞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가난하며 불쌍한 노동자’로 살아야 한다. 이들이 미리 자기 존재를 부정하고 비하한다는 것은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노동은 당당하고 고귀한 것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10대들 스스로가 먼저 자신의 노동을 존중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만만찮은 진리를 담고 있다.
고용주는 “어린 학생이 벌써부터 돈을 밝힌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이 말의 밑바닥에는 청소년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저자는 ‘돈을 밝힌다’는 어른들의 핀잔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핀잔거리냐는 뜻이다.
<서영찬 기자 akirame@kyunghyang.com>
입력 : 2013-01-18 21:04:57ㅣ수정 : 2013-01-18 21:04:57
'누리에 말걸기 > 노동인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지일보] 신간 (0) | 2013.01.23 |
---|---|
[국제신문] 새 책 (0) | 2013.01.19 |
[한겨레] 1월19일 새책 (0) | 2013.01.18 |
[대전일보] 한줄읽기(1월18일) (0) | 2013.01.18 |
[연합뉴스] 아동신간 (0) | 2013.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