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리(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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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런 맛이지!
지난해 이맘때를 떠올리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김매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피를 뽑아야 하는 논이 스물 닷 마지기나 남았다. 그야말로 ‘전쟁’이다. 때로는 푹푹 찌는 논배미에서 숨이 멎어버리는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난다.(<완두콩> 2014년 7월호) 여기저기 우거..
2015.07.04 -
'꿈같은 일'
이게 꿈이냐? 생시냐? 어제 오후 2시간, 오늘 오전 2시간, 오늘 오후 2시간. 모두 6시간의 노동으로 올해 피사리 끝!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지난해를 생각하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호기롭게 시작한 피사리가 한 달 반, 45일 넘게 이어졌더랬다. 그것도, 끝낸 것이 아니라 더는 어찌..
2015.07.03 -
마지막 피사리?
가을 햇살은 따갑다. 오곡백과가 튼실히 여물어야 하므로. 논배미의 나락도 하루가 다르게 익어간다. 벼이삭은 속이 들어찰 수록 고개를 깊이 숙인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로다. 다만, 거둬들이기 전에 해얄 게 있다. 피/사/리. 아직도? 지난 여름, 결국은처지하지 못한 놈들이 솔찬허..
2014.09.10 -
피사리 '시즌 2'
다시 피사리 모드로 들어갔다. 오늘로 사흘째. 잘 모르는 이들은 뭔일인가 싶겠지만, 지금 하는 피사리는 뽑지 않고 베어낸다. 보통 낫보다 날과 자루가 짧은 '버들낫'으로... 피포기 밑둥을 잘라내는 거다. 이젠 뽑아내려도 뿌리를 깊이 내려 역부족인 탓이다. 사실... 지금 하는 피사리는 ..
2014.08.18 -
마침내 '전선'에 서다
내 본시 평화를 사랑하는지라 '군사용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해마다 김매기 철이 되면 갑자기 전투적으로 돌변한다. 그러니 평화애호적 페친들께서는 너무 타박하지 마시란 얘기부터 깔아두고... 옛부터 벼농사에서 가장 고된 일로 첫 손에 꼽는 것이 바로 김매기다. ... 뙤약볕 아래..
2014.06.27 -
모는 다 때웠고, 이제 더 센 놈이...
오늘 아침나절, 마을 앞 세 배미를 끝으로 모를 다 때웠다. 지난해는 보름 넘게 걸린 일을 올해는 사나흘 만에 가뿐히 끝냈다.... 모농사가 워낙 잘 돼 결주가 거의 없어서다. 이앙기가 잘 닿지 않는 구석과 논두렁으로 다니면서 좀 지나치다 싶은 곳 몇 군데 꽂아넣고 나면 땡! 하지만 싸움..
2014.06.18 -
피사리 '원정'
피사리 '원정' 우리논 30마지기 피사리를 딱 7시간 만에 끝냈다는 건 이미 얘기했고. 요즘은 그 다음 일거리로 논두렁 풀을 베고 있다. 장마를 거친 뒤 끝이라 하루가 다르게 풀이 자라 우거져 있다. 논두렁 풀에는 여러 가지 벌레들이 깃들어 살아간다. 게 중에는 벼를 해치는 놈도 있지만,..
2013.07.17 -
너무 싱거웠던 피사리
피사리가 이리 싱겁게 끝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제는 한 시간 남짓 집 가까운 논 열 댓 마지기 파시리를 했고, 어제와 오늘은 안밤실 열 마지기를 해치웠다. 어제는 땡볕이 잦아든 저녁 무렵 두 어시간, 오늘은 아침 일찍 시작해 10시쯤 끝났다. 피사리하는 데 들인 시간을 ..
2013.07.10 -
피사리 시작...
차남호 23:30|facebook 피사리 시작... 오늘부터 피사리가 시작됐다. 지난해... 피 때문에 얼마나 고달팠던가! 두 달 가까이 '피말리는' 전쟁을 벌였고... 피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으로 몰아간 그 무모함 때문에 급기야 피사리를 마무리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 피사리는 너무도 뚜렷한 생채기를 ..
2013.07.08 -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피 한 포기
"멫 일 걸리겄네!" 그 어르신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오늘 아침나절에 끝난 모정앞 논 피사리는 일주일이 걸렸다. 이번에도 한 이틀, 길어야 사흘쯤을 예상했는데 결국 '희망사항'으로 끝나고 말았다. 내 가늠자는 이렇듯 늘 터무니없이 빗나간다.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오후시간엔 ..
2012.09.16 -
세상에서 가장 질긴 놈... 그대 이름은 피!
지난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내리 나흘을 논에 나가보지 못했다. 목, 금은 책원고 마지막 교정작업에 매달리느라 토, 일은 서울서 떼로 몰려온 벗들과 어울리느라... 하긴 그 사이 비도 꽤 쏟아져 무리를 해서 나가봤더라도 그다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
2012.09.10 -
피사리 유감
저번엔 100년만의 가뭄으로 애를 태우더니 이번엔 공교롭게도 가을장마란다. 벌써 보름 가까이 비가 그치지 않고 있다. 내리 쏟아붓는 건 아니고 오다가 멎기를 되풀이하는데, 햇볕 구경한 지 일주일이 넘어 간다. 일기예보 대로면 이게 9월까지 이어진다니 걱정이다. 곡식이며 과일이 실..
2012.08.30 -
'피말리는 작전'은 어찌 됐냐고요?
참으로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새벽부터 시작했나, 내리다 멎기를 거듭하고 있는데 빗줄기가 주룩주룩 시원하기만 하다. 이 얼마만인가. 물경 스무날 넘게 쨍쨍하기만 하던 하늘이 마침내 물기를 머금었다. 때를 맞춰 지긋지긋하던 무더위도 물러난단다. 지금 창문으로 스며드는 ..
2012.08.10 -
'피말리는 아침' 작전, 중간보고
열흘 넘게 '작전명-피말리는 아침' 전황보고를 하지 못했다. 전투가 중단됐었느냐면 그건 아니다. 그 새에도 크고 작은 교전이 일곱 차례나 있었다. 그러면 왜...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원고지구' 전투를 지원하느라 보고할 겨를이 없었고 해야 겠다. 이제 원고지구 전투가 거..
2012.07.20 -
뒤늦은 '출사표'
평화주의자에겐 미안하게 됐다. 뭐,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고 해서 내가 전투적이거나 군사문화에 젖어있는 인간은 아니다. 다만, 나름대로 절박함을 나타내자니 이게 맞춤하다 싶을 뿐이다. 뭔 말인고 하니... 어제부터 다시 전투를 시작했다. 전장은 샘골 아랫배미. 작전명- 피말리는 아..
2012.07.10 -
연이틀 비내린 날의 삽화
연이틀 큰비가 쏟아지니 껄쩍지근 하게 남아 있던 온누리의 잡것들이 다 쓸려가는 느낌이다. 어느날 또 진짜 큰물이 나서 속을 뒤집어놓을지 모를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반갑기 그지 없는 비다. 게다가 핑계 김에 어제, 오늘 원고농사 맘잡고 할 수 있었잖은가. 그게 다 비 덕분이지...ㅎㅎ..
2012.07.06 -
물장화 신고 지심매기-이틀째
지심매기 이틀째. 비가 온 뒤로는 학교앞과 모정에만 나가봤던 까닭에 나머지 논 상태가 궁금했다. 학교앞엔 모터가 돌고, 물사정이 괜찮은 걸 확인하고는 모정을 건너 뛰어 샘골로 갔다. 가운데 논부터 둘러봤다. 제초기를 돌린 다음 어찌 되었나 싶어서다. 대체로 풀이 무성해보이지는 ..
2012.07.03 -
물장화 신고 지심매기
그제, 참으로 달디 단 비가 내렸다. 그것도 온종일 주룩주룩. 그 동안의 가뭄은 이 비로 해갈된 것 같다. 참으로 고마운 비'님', 그래서 옛 사람들은 비가 '오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심정을 고스란히 이해할 것 같다. 저 빗줄기를 흠뻑 뒤집어쓰고 싶은 맘 굴뚝 같았다. 그런데 오후까지..
2012.07.02 -
"안 되야! 농약 혀!" 풀과 싸우다
요즘 잡초와 전쟁을 하고 있다. 내가 지금 씨름하고 있는 그 대상물을 뭐라 불러야 할지 한참 고심했다. 그냥 편하게 얘기하면 벼포기 사이에 자라나는 이런저런 풀들이다. 그냥 쓸모 없고, 먹을 수도 없는, 보통 잡초라고들 부르는 풀이다. 하지만 윤구병 교수는 '세상에 잡초가 어디 있..
201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