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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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밭농사
김매기가 다가 아니다. 양파에, 고추에, 들깨까지 사람 손길을 기다리는 놈들이 줄을 섰다. 양파는 모내기를 마치자마자 캐서 다듬고, 망자루에 담아 옮겨 쌓았다. 요즘도 길을 가다보면 빈 소막이나 야외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인 양파자루가 눈에 들어온다. 생산량이 너무 많아 팔리지를..
2014.07.16 -
'자연농' 고추밭 풀 베기
비닐 멀칭 안 하고, 거름도 안 주고 옮겨 심었던 고추가 제법 컸다. 당연히 풀이 우거졌다. 고추모가 보이지 않을 만큼...... 오늘 아침 나절 그 우거진 풀을 베고 왔다. 뽑은 것이 아니라 낫으로 벴다. 베어낸 풀은 풀이 난 자리에 덮어둔다. 이른바 초생멀칭. 두 어 시간 베고 나니 끝났다. ..
2014.06.13 -
양파랑 고추랑
어제와 오늘, 농사 동선이 좀 복잡하다. 이른 아침엔 양파밭 풀매기, 아침나절엔 고추밭 말뚝 박기, 오후엔 논두렁 손보고 물길 만들기. 정신 없이 하루가 간다. 모내기를 앞두고 논 만드느라 겨를이 없는 판에 밭농사라니 어째 껄쩍지근하다. 그래도 온새미로 공동체에서 함께 하기로 했..
2014.05.15 -
고추농사, 올해는 '자연농법'으로
꼭두새벽부터 한 나절을 광수 씨네 볍씨 모판작업 도와주고, 못자리판에 물길 내는 작업을 하는데 전화가 울린다. 주란 씨다. "왜 여태 안 오세요? 고추모 옮겨 심어야죠!" 누가 그걸 모르나...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니 그렇지.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 오후 2시를 훌쩍 지나 있다. 급히 차를 ..
2014.05.02 -
정녕 봄이더냐?
온종일 비가 내렸다. 아침엔 날씨가 쌀쌀해서 ‘봄비’가 맞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젠 3월 중순, 오후가 되어 날이 풀리니 그 봄비가 틀림없다. 추적추적 들녘을 적시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은 싱숭생숭, 아련한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래, 너도나도 봄비를 노래했지. 봄비는..
2014.03.15 -
불공평한 봄햇살
봄이 오긴 온 모양이다. 바람은 한결 보드랍게 살갗을 스치고, 들녘에 돋아난 풀은 싱그러운 기운을 더한다. 겨우내 숨죽어 있던 여러해살이 화초들은 쭈뼛쭈뼛 새싹을 올린다. 물이 오른 매화는 머잖아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그런데 요 며칠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에 아침나절은 잔뜩 ..
2014.03.10 -
고추가 죽다니...
오늘 아침나절은 봄기운이 완연했고, 닷새 전 미처 마무리 못한 양파밭 풀매기를 끝냈다. 오늘따라 안개가 낀 듯 상공이 뿌옇더니 뉴스피드에 '미세먼지' 얘기가 많이 눈에 띈다. ... 대륙에서 누런먼지가 또 날라온 모양이다. 아무튼... 운영 씨네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다시 씨를 묻은 고..
2014.02.24 -
다시 깨어나는 들녘
그제부터 급작스레 날씨가 추워졌다. 2월 초순, 아직 겨울의 복판이다. 들녘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설이 막 지났고, 어제가 입춘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도 바뀌는 법. 뉘라서 그 이치를 거스를 수 있을까. 사람 눈엔 보이지 않지만 자연은 다시 생명을 틔울 준비를 하..
2014.02.14 -
고추모를 붓다
고추모를 부었다. 두 번째 고추농사가 시작된 셈인데, 지난해와는 여러 모로 다른다. 무엇보다 '자연농'에 한결 가까워졌다. 전남 곡성에서 구해온 재래종 고추-칠성초와 곡성초-일 뿐더러 꼬투리에서 직접 씨를 받았다. 화학요법으로 소독해서 은박봉지에 담아 파는 씨앗을 사다가 부은 ..
2014.01.26 -
거둬들이는 마음
선선한 바람이 창문을 타고 넘어 온다. 시간을 열흘만 되돌려도 불볕더위가 가을까지 삼켜버릴 기세더니 맥이 다 풀릴 지경이다. 그래도 살갗을 스쳐가는 이 바람은 기껍기만 하다. 그런데 난데없는 회오리가 소름을 돋운다. ‘이석기 사건’으로 이름 붙여진 뜻밖의 사태를 두고 하는 얘..
2013.09.12 -
[2013년] 고춧가루 주문받아요~
이따금 포스팅했던 고추밭 풍경 기억하시죠? 날씨도 풀리기 전인 지난 2월초부터 우리 친환경고추작목반이 정성껏 길러온 그 고추 말이에요. 아 글쎄, 그 놈들이 이제 매운내 풍기는 마른고추로 변신했다지 뭡니까? 7월말 이후 지금까지 다섯 번 땄고, 다음 주가 마지막 수확입니다. 건조..
2013.09.01 -
장마와 고추
첫물 고추를 딴 지 일주일 만에 고추를 두벌 땄다. 점심이 지날 즈음,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굵은 소나기가 한 시간 넘게 쏟아지는 바람에 일을 할 수 있으려나 했다. 다행히 작업 예정시간이 4시가 가까워오자 비가 멈췄다. "우리, 지금 고추밭으로 출발했어요!" 비가 그치기 전부터 전..
2013.08.05 -
첫물, 고추를 따다
하필 오후 4시냐고! 땡볕이 지글거리는 그 시간에 고추를 땄다. 사람 키를 우습게 넘기고도 터널을 이룬 고추 '숲'에서 비오듯 땀을 쏟아내며 툭, 툭 고추를 땄다. 그 놈들, 새빨간 것들이 참 크기도 하다. 보기만 해도 매운 맛이 연상돼 침샘을 자극한다. 다행히 탄저병도, 역병도 오지 않..
2013.07.30 -
봄나들이 다녀와 나는 쓰네
온종일 변산에서 노닐다 돌아왔다. 지난 2월말에도 다녀왔으니 두 달 새 두 번째다. 저번에는 바닷물 떠오는 게 주목적이라 격포항 방파제에서 콧구멍에 바닷바람 들인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름부터가 ‘봄나들이’였다. 우리 ‘친환경 고추작목반’이 벼르고 별러 떠난 길이..
2013.04.12 -
두번째 벼농사를 앞두고
며칠째 화창한 봄 날씨가 이어지더니 오늘은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아니나 다를까, 내일 새벽부터 온종일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가 떴다. 비록 ‘벚꽃 개화선’이 아랫녘 어디쯤을 지나고 있지만, 그래도 봄기운을 한껏 들이킬 수 있었는데 아쉬운 일이다. 비소식이 달갑지 않은 까닭..
2013.04.11 -
고추모! 잘 살고 있느냐?
고추씨를 뿌린 지 두 달, 고추모를 모판에서 맨땅으로 옮겨심은 지 한 달이 지났다. 사실 어찌보면 농사처럼 지루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일을 해도 해도 별 표시가 안나고, 작물도 느릿느릿 자라는 탓에 논밭의 풍경도 그닥 바뀌지 않는다. 예컨대, 갓 싹튼 고추새싹(왼쪽)이 제법 꼴을 갖춘..
2013.04.02 -
누가 '봄'을 보았다 하는가?
언제까지 갈까 싶더니만 이제는 겨울추위가 걷혔다. 아직 ‘봄의 소리’를 읊조릴 만큼은 아니지만 달라진 바깥기운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봄기운이 몹시도 반가운 것은 지난겨울이 유난히 추웠고, 눈도 많이 내린 탓일 게다. 정말 추웠다. 오죽하면 봄나물을 찾아보기가 힘들까. 봄나..
2013.03.21 -
미안하다, 블로그!
사무치는 표현욕구를 해소하고, 세상에 말을 건넬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블로그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런데 삽시간에 사정이 바뀌어 버렸다. 현란한 정인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겨 조강지처에게 소홀해진 남정네 처지라고나 할까... (젠더 감수성이 뭐 이따위냐고 핏대를 올릴 사..
2013.03.13 -
고추모 이사하던 날
'이사'라는 말에서 당신은 어떤 기억이 떠오르는가. '대표이사' 말고 '포장이사'의 이사에서 말이다. 전세금이나 임대보증금을 올려주지 못해 더 작은 집으로, 더 외진 곳으로 짐을 싸야 했던 서러움을 떠올리는 이도 있겠지. 하지만 갈수록 더 넓은 평수로, 더 큰 집으로 옮기는 게 보통이..
2013.03.06 -
옮겨심기를 앞둔 고추모
월요일, 고추모와 만나는 날이다. 애초 오늘은 옮겨심을 땅 로터리 작업을 하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운영 씨가 로터리 작업을 할 관리기를 빌려놓지 않았다. 관리기란 여러 농사작업을 하는 소형 경운기로 생각하면 된다. 주로 시설채소나 밭작물 관리에 쓸모가 많다. 기계..
2013.02.25 -
고추, 떡잎을 내밀다
사실, 이걸 뭐라 불러야 할 지 한참 고심했다. 고추 씨앗에서 처음 올라온 이파리 두 장. 떡잎, 새싹, 새순, 움... 또 있나? 다 맞을 수도 있지만 게 중 딱맞는 이름은 떡잎이지 싶다. 고추모를 부은 지 2주만에 들여다본 비닐터널 속은 푸른 빛이 완연하다. 입춘이 가고, 설도 지났건만 날씨..
2013.02.13 -
엄동설한에 고추모를 붓다
오늘 고추모를 부었다. 고추씨를 뿌렸다는 얘긴데, 모종을 길러내려 씨뿌릴 땐 '모를 붓는다'고 한다. 하긴 고추농사엔 직파법이 없으니 씨를 '뿌릴' 일은 없는 셈이다. 그건 그렇고... 바깥 기온은 영하로 꽁꽁 얼어있지만 비닐하우스 안은 그새 땅이 녹아 질척거린다. 안으로 들어서니 벌..
2013.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