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플
2013. 2. 19. 21:52ㆍ누리에 말걸기/노동인권 이야기
[ 한국일보 2013.2.19 기사 ]
"노동운동가서 농부로… 인간다운 삶에 갈증 컸죠"
■ '10대와 통하는 노동인권 이야기' 펴낸 차남호씨
10대 청소년 알바생들 제도적·법적 보호서 사각 착취받는 현실 안타까워 노동에 대한 주체적 인식 정립해주고 싶어 출간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찾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삶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게 안타깝습니다." 민주노총 정책국장을 지낸 차남호(50)씨는 20여년 간 노동운동가로 현장을 누빈 '투사'였지만 지금은 농부로 변신해 있다. 2006년말 민노총을 그만뒀고, 준비 기간 거쳐 2년전 전북 완주로 가족과 함께 귀농했다. 그런 그가 최근 청소년용 노동개론서인 <10대와 통하는 노동인권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차씨는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동뿐만 아니라 인권이라는 단어 자체도 생소할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사회에 뛰어드는 모습이 안쓰러울 때가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중학생 딸에게 일러주듯 노동의 왜곡된 인식을 재정립해주고 싶다"고 책을 쓴 이유를 설명ㄹ했다. 차씨는 최근 근로계약서도 없이 행해지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와 특성화고 생들의 현장실습 등에 특히 할말이 많았다. 청소년을 위한 제도적, 법적 장치가 전무한 때문이다. 민법, 청소년보호법, 근로기준법에 따라 각각 청소년과 연소자, 미성년자의 개념이 달라진다는 것과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 할 수 없는 일 등을 책에 꼼꼼하게 기술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또 근로계약기간과 근로계약서 작성, 노동에 따른 임금계산법 등 청소년뿐만 아니라 사회 초년생도 알아둬야 할 개념도 정리했다. "노동운동이 곧 사회에 대한 저항이라는 인식이 여전하잖아요. 교과서에서조차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루고 있어요. 10대 청소년의 대다수가 하는 아르바이트도 노동인데 말이죠." 청소년에게 노동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이유는 명료하다. "주체적인 권리의식을 가져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노동현장에서 체득한 결론이다. 차씨는 1988년 인천의 한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현장노동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전두환 정권하에서 대학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회한을 느낀 그는 고민을 거듭하다 노동자의 삶을 택했다. 입사하자마자 노조를 결성해 활동했고 해고되는 아픔도 겪었다. 해고된 뒤로는 '인노협 신문','전국노동자신문'등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노동현장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국민의 70%가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어요. 청소년때부터 노동인권에 대한 체계가 바로 서면 '노예노동'을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노동운동가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노동현장에 있으면서 적자생존, 승자독식 등의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인간적인 삶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구나 싶었어요. 농부가 된 뒤로는 그런 생각도, 스트레스도 없어졌지요. 노동기본권만 보장돼도 우리 청소년들이 피해를 볼 일도, 인간적인 삶을 저버릴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런 날이 오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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