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풍경
2017. 12. 4. 15:44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시골에 산다
"참말로~ 30년 혀줬으면 많이 혀줬지!"
"암만! 안 혀줘야 지들도 배울거 아녀~"
그러면서도 이 맘 때가 되면 할매들은 또 김장 품앗이를 한다.
칠순 넘어 팔순.
"에라! 썩을 것!"
지난해는 작심하고 품앗이를 관뒀더랬는데,
올해 슬그머니 되살아났다.
불편한 몸으로 혼자 종종거리는 꼴을
서로가 차마 볼 수 없는 것이지.
이젠 김치속 버무릴 기력도 없게 된
꼬부랑 할매들의 힘겨운 전투.
오늘, 김치상자는 뒤통수가 따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