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토막
2018. 6. 3. 17:20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논두렁 풀베기 사흘째.
점심 먹고 나서는 내 머리에 우거진 '수풀'을
'예초'하고 나니 시간이 좀 애매하다.
그래도 워쩌 좀 작은 논배미를 골라 나섰더니...
개망초와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노란꽃이 길섶에 흐드러졌다.
그걸 차마 베어내지 못하고
가르마 같은 논길에 우거진 풀만 살짝 쳐냈다.
그럼, 농사는 낭만이지!
그랬는데...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니 나타난 살풍경.
갠지즈강가의 그 어설픈 화장터처럼 타다 남은 나무토막,
배수로를 꽉 틀어막고 있는 나뭇가지.
여기가 분명 벼농사 짓는 논배미라는 걸 아는 이들이건만...
아, 이 땅의 농사는 천덕꾸러기였던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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