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수확 2015

2015. 10. 16. 06:31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남의 논' 가을걷이만 거들어주다 정작 우리 논은 유예된 그날 저녁.

장 회장한테서 기별이 왔다. 

"오늘 못한 용동하고 안밤실 내일 해치웁시다"

다른 큰 일이 없어 그러자 했다. 

아침 10시, 이슬 마르기가 무섭게 용동부터 콤바인은 돌아가고.

두 시간만에 아홉 마지기를 털었다. 



점심을 든 뒤에는 안밤실.

진창이 좀 걱정됐다만 다행히 '무사통과'.

달포 넘게 '사진 모델' 노릇을 해온 벼이삭도 한 줌 나락과 검불이 되었다.

헌데,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돼 날이 저물어버렸다.

농사일이라는 게 중간에 그만 둘 수도 없으니

콤바인 전조등을 켜고 작업강행군.

게다가 엎친데 덮쳤다. 기계에 문제가 생긴 것.

핸드폰 조명으로 기계를 분해, 응급처치, 재조립...

다행히 기계는 다시 작동하고 첫날 수확을 마칠 수 있었다.

그래도...

나락부대를 진 방앗간 저울은 낑낑대더라.
계기판에 뜨는 붉은 숫자도 덩달아 불어났다. 
나 또한 '풍작'의 대열에서 소외되지 않았으니
이 아니 기쁠쏜가!



'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 > 여름지기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 첫 방아 & 첫 배송  (0) 2015.10.30
가을걷이 두번째  (0) 2015.10.20
가을걷이? 헛물켰다만...  (0) 2015.10.16
벼이삭; 여정 0908~1013  (0) 2015.10.14
어떤 가을날  (0) 201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