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가을시인' 코스프레~

2018. 10. 29. 10:32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붓 한 자루 내게 주오.
흰 구름 듬뿍 찍어
저 시린 하늘에 쓰리니
이 가을 나는 시인이려오.

* 머잖아 가을도 가겠지...
이 지독한 쓸쓸함과 더불어.


기다린다는 거

시간의 무덤일까?
아니라 할 수 없겠지.
그래도 희망한다
그 끝에 펼쳐지는
눈부신 풍경.

해가 나고

이슬이 마르고
다시 기계가 움직이면
비로소 세상은 돌아간다.
그래! 어쩌란 말인가.



옛 사람이 그랬다
비어있음으로 하여 그릇이라고.
허나 저 그릇은 순간이라.
채울 그 무엇으로 하여
세상이 돌아가나니
그릇이 아니라 삶이다.


뭇생명이란
껍질 깨는 아픔에서
비롯된다.
껍질 벗은 나락만이
생명의 원천, 먹거리로 거듭나는 법.
말리고 찧고...
그 길을 갈지니.


샘골, 이름처럼 질척한 땅을 헤쳐간다. 
기계는 힘이 세다.


또 빠뜨렸다.
여기저기 잘도 빠진다.
빠져나왔다.
아니 빼주었다.
그렇게 주고 받는 것이 농사다.


마지막 순간.
그러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결국은 숫자로 남는 것이 삶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