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
2015. 3. 9. 10:46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시골에 산다
오랜만에 제대로 술병이 났다.
온종일 인사불성이 되었다가 이제사 겨우 살아났다.
명분은 '발렌타인'이라는 놈.
그걸 개봉하자며 장수 진강이네서 모였다.
반평생 노동운동 하다가 시골로 삶터를 옮겨온 이들.
내멋대로 '민주노총 전북 동창회'라 부르는 무리.
길게는 10년 넘게, 짧게는 5~6년... 내가 막차다.
주로 농사를 짓지만 로컬푸드 식당, 교육사업 하는 이도 있다.
발렌타인은 그냥 핑계일 뿐.
어떤 시인이 그랬다지?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고...
얼마전 눈이 수북이 쌓인 날, 육십령에서 모였던 터라
'간만'이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흥겹다.
청탁불문, 도수불문... 저도 모르게 술술 들어가더라.
(17년산을 따더니 나중에야 30년산을 내놓더라고...)
제대로 흥겨웠으니, 제대로 댓가를 치르라는 얘긴가.
아직도 속은 얼얼하다.
마땅히 다시 풀어줘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