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해후
2015. 5. 17. 20:33ㆍ발길 머무는 땅/바람따라 구름따라
국민학교 졸업하고 처음인 애들도 있다.
흔히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라 불리는
1963년생 토끼띠.
짚은내, 다리목, 쌀이티...
근동 세 동네에 살며 유년을 함께보낸 '죽마고우'.
골격이 바뀌는 폭풍성장기 전에 떨어진 탓인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티를 냈더니만
곧바로 지청구가 날아든다.
"나를 몰라보다니... 섭섭하다 야!"
지금도 고향 마을에서 농사짓고 사는 년.
면 소재지로 시집가 사는 년.
좀 멀리 부여와 정읍에서 장사하는 년.
고향마을에 살다가 어느날 인근도시로 훌쩍 떠난 놈.
그리고, 서울쪽에 뿌리내리고 사는 년놈들.
'지금 어찌 사는지'는 거의 화제에 오르지 않았고,
4~50년 세월을 거슬러 기억을 더듬기에 바쁘다.
아는 애들끼리는 잘 알아서 키득대는데,
모르는 놈은 까맣게 모른다.
영숙이는 '고아'가 된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하고,
말자는 손 위 두 오라버니를 보냈다 하고,
준희는 사위와 며느리에 손주까지 보았단다.
그렇게 떠나보내고, 새로 맞으며 흘러온 세월
그 끝자락에 남는 것은 결국 '추억'인 겐가?
"이제라도 자주 좀 보고 살자!!"
이팝꽃, 참 흐드러지게도 피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