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 생각
2015. 5. 29. 22:50ㆍ누리에 말걸기/풍진세상(風塵世上)
그 강기훈 맞다.
그 친구하고 고등학교 동기다.
서울에 있는 좀 작은 학교 였는데, 한 번도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었다.
언젠가 라디오 음악프로를 듣는데,
당시 유행하던 '리퀘스트'...
" **고등학교 강기훈" 이렇게 촌스럽게 엽서를 보냈더라.
다음날 학교 가서 "강기훈이 누구야?" 찾아봤던 기억.
그리고1985년 5월.
종로에서 연합가투 동을 뜨게 됐는데, 그도 자기학교 담당이라 통화했던 기억.
무정한 세월은 흐르고, 1991년(?) 이른바 '열사정국'
그가 '유서대필사건'에 엮였을 때, 나는 인천 노동판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참, 세월이 뭔지, 시대정신이 뭔지...
'혁명적 열정'이 넘쳐흐르던 때라, 그 사건은 흔히 있는 정권의 '역공작' 이었고,
우리는 끝없이 터지는 '긴급현안'에 매달려야 했고...
벌써 20년 세월.
그의 건강이 몹시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미안하더라.
단 한 번도 마주 보며 뭔가를 한 적이 없는 사이지만,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더라.
이제사, 1983년 1월 30일 발행된 낡은 책을 집어든 건 순전히 기훈이 때문이다.(보름 쯤 됐는데, 왜 이리 진도가 느린게냐! 농번기?!)
* 이 글은 '술기운'을 빌려 쓴 글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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