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2018. 11. 5. 13:59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시골에 산다
그 산사에 간 건
빛이 그리워서야.
쓸쓸이 시들어가는 잎들의 최후
가을 햇살이 스민 무채색 적묵당
절간을 휘어감은 눈부신 등성이
선계라고들 하지.
빛이 흐릿하더군 오늘은
구름이 드리워선지
마음이 스산해선지
아마 둘 다 였겠지.
사실은
다들 테두리에 갇혀 있었어.
줄기와 바위
기둥과 기둥
처마와 툇마루
문턱과 설주
그 사이에
그러고 보면
모두가 사이더란 말이지.
하늘과 땅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너와 나 사이
풀 나무는 자꾸만 흐려지는데
사뭇 맴돌고만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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