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두번째] 은천계곡-대아수목원-민물매운탕

2012. 5. 7. 09:38발길 머무는 땅/바람따라 구름따라

간만이죠? ^^;

오늘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이 고장은 등산할 만한 산도 꽤 되고, 특히 계곡이 발달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만도 운장산계곡, 은천계곡,수만천,옥계천,장선천, 금고당천,신흥계곡을 꼽을 수 있지요.

아쉽게도 제가 직접 발을 담가본 곳은 없고, 대둔산을 비롯해 다른 곳에 가는 길에 곁눈으로 본 곳은 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은천계곡 방면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은천계곡은 우리집에서 한 10분 거리(차량)에 있습니다. 거리로는 10Km쯤 되겠지요.

고산 읍내를 지나 대아저수지를 거쳐 대아수목원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아저수지 주변도로를 달리게 되는데 그 풍광이 제법입니다.(탄성이 나올 정도~^^)

은천계곡은 길이가 대략 4Km 정돈데, 그 구간 어디라도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내내 '평상대여' 현수막이 걸려 있음)

물이 차고, 맑으면서 수량도 풍부한 편입니다. 계곡물이 허리까지 차는 곳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주변풍경도 봐줄 만하고요.

뭐, 그동안 다녀본 딴 계곡에 견줘 최상급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여기가 은천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 시간이 되면 나머지 계곡도 소개하겠습니다.

* 요란하지만 않다면 간단한 취사(블루스타로 삼겹살 굽는 정도)도 가능할 듯.

 

<2>

 

혹, 물놀이가 마뜩치 않거나, 다른 볼거리를 보고 싶거나, 산책을 하고 싶다면

계곡 초입에 있는 대아수목원에 들려도 좋습니다.

계곡에서 나와 모두가 들를 수도 있겠지요.

대아수목원은 '식물원+휴양림'이라고 생각하면 틀림 없습니다. 

 

 

대아수목원 조감도입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4~500미터 산정상 세 곳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너무 높아서 올라가 보진 못했고요.

대신 산 중턱에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긴 산책로(아래 첫번째 사진)가 있어 걸어봤는데 좋더군요.

사진 속 산 중턱,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구불구불 그어진 선이 바로 산책로입니다.

아래 쪽으로 세 갈래 물길이 보이시죠? 산속 Y자 모양을 한 물길이 수목원인 건 아실테고...

왼쪽으로 주욱(4킬로미터!) 들어가는  물길이 바로 은천계곡입니다.

오른쪽으로는 천폭이 차츰 넓어져서 결국 대아저수지에 합류됩니다.

 

 

 

 

 

<3>

 

점심이 될지, 저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완주의 맛'을 보겠다면?

이곳 관변에서는 '완주8미'라는 것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순두부백반, 토종닭백숙, 산채백반, 한우고기구이, 보리밥, 도토리묵, 참붕어찜, 민물매운탕이 그것인데요.

제가 보기에 나머지는 뭐 중뿔날 거 없고요, 참붕어찜 하고 민물매운탕이 '토속의 맛'이라 할 만 합니다.

특히 민물매운탕은 쏘가리, 메기,빠가사리,잡어 등의 메뉴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민물매운탕이야말로 전라북도의 풍토에 딱 들어맞고, 이 고장을 대표할 수 있는

가장 맛갈스런 음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이 요리의 고갱이는 '민물고기' 자체가 아니라 함께 넣고 끓이는 '시래기'입니다.

'시래기 빠진 민물매운탕'은 '앙꼬 없는 찐방'이지요.

제가 무슨 식도락 취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국을 돌아봤어도 어릴 적 먹었던 '민물고기지짐' 맛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 음식은 한여름에 집중적으로 먹게 되는데요.

큰비가 니려 동네 앞 시내에 제법 물이 불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우~ 시내로 몰려가지요. 물론 물고기를 잡으러요.

제법 나이가 들고서야 '천렵'이라는 용어가 있는 줄을 알게됐는데, 천렵을 나간 거지요.

다들 아시겠지만 이 천렵을 하는 방식이 지방마다, 동네마다 제각각 이지요.

물이 불면 붕어, 송사리, 피리, 모래무지, 메기, 민물게 등등 온갖 물고기들이 냇물을 거슬러 올라갑니다.(아마도 산란을 하러겠죠)

 

제가 자란 동네에서는 이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의 성질을 이용해 잡았습니다. 

우선 물살을 가로질러 삽으로 얕으막한 둑을 쌓는데, 이때 가운데는 물길이 통하도록 소쿠리 지름 만큼 터놓습니다.

그 다음에는 한 아름 쯤 되는 대소쿠리에 탁, 탁 된장을 두어번 치고는 물길이 통하도록 터 놓은 둑 사이에 세워둡니다. 

물길을 거슬러 오르던 물고기들이 자연히, 더욱이 된장 냄새를 맡고는 떼거지로 소쿠리에 몰리게 됩니다.

그렇게 한 5분 정도 기다렸다가 소쿠리를 뜨면...

적게는 한 줌, 많게는 소쿠리 1/3 정도가 퍼덕이는 온갖 물고기로 들어찹니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 소쿠리질을 하면 바깨스가 가득 찹니다.

제번 큰 놈은 '배를 딴다'고 해서 쓴맛이 나는 내장을 빼내고, 송사리 같은 작은 것들은 그냥 조리를 합니다.

 

조리법은 대략 두어 가지였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첫째는 '지리탕'처럼 소금말고는 아무 양념도 넣지 않고(인삼을 넣었던가???) 맹탕을 끓인 다음 간장과 참기름, 고추가루, 파, 마늘 등 양념장을 만들어 간을 맞춰 먹는 요리인데, 그 이름은 지금 잊어버렸고요.

둘째는 시래기와 고추장, 풋고추를 기본으로 양념을 해서 국물이 자글거릴 때까지 끓이는('지진다'고 했지요) 요리입니다.

역시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동네에서는 그냥 '지져먹는다'고 했던 것 같네요. 

셋째는 메기, 가물치, 큰 붕어 등 덩치가 좀 되는 물고기는 따로 조리를 했는데, 기본조리법은 '지짐'하고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공고요.

 

사설이 길어졌는데요.

'완주8미' 중의 하나인 민물매운탕이 이 가운데 둘째, 셋째와 흡사한 요리라는 겁니다.

차이가 있다면 옛날보다 부재료와 양념 가짓수가 늘어나 화려하다는 점, 그리고 '지지는' 요리가 아니라 매운탕 이름 그대로 국물이 많다는 점입니다.

 

며 칠 전 우연히 이곳 한 음식점에 들렀다가 민물매운탕을 시켜 먹었는데요...

'식객'인가 하는 영화를 보면, 육개장이던가요? 아무튼 꿈에 그리던 요리를 마침내 찾아내 그 맛을 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혹, 민물매운탕이 비위에 거슬리는 분이라면 한방백숙이나 숭어회 등 다른 메뉴를 드실 수 있습니다. 

 

근데요, 제가 그새 바뀐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는진 모르겠지만 좀 비싼 편이더라고요.

그런지 안그런지는 메뉴판 보시고 판단하시면 될 듯 합니다.

 

 

 

 

음식점에서 대아저수지 방향으로 바라본 풍경. 왼쪽에 보이는 악산이 운암산입니다. 등산코스로 제법 알려져 있죠.

 

 

 

 

 

 

 

 

 

 

 

 

 

 

 

 

 

 

 

출처 : 중앙문리대사람들
글쓴이 : 차남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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