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는 다 때웠고, 이제 더 센 놈이...

2014. 6. 18. 18:22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오늘 아침나절, 마을 앞 세 배미를 끝으로
모를 다 때웠다.
지난해는 보름 넘게 걸린 일을
올해는 사나흘 만에 가뿐히 끝냈다....
모농사가 워낙 잘 돼 결주가 거의 없어서다.
이앙기가 잘 닿지 않는 구석과
논두렁으로 다니면서 좀 지나치다 싶은 곳
몇 군데 꽂아넣고 나면 땡!

하지만 싸움은 지금부터다.
이 논 저 논, 빽빽하게 올라온 피, 피, 피!
우렁이를 풀어넣었지만 중과부적에 역부족.
적잖은 논배미 전장에서 파죽시제로 밀리고 말았다.
끝내 올 것이 오고 만 거다.
이젠 '마지막 처방'만이 남았다.
어제, 오늘 제초제를 뿌리는 두 어명과 마주쳤다.
솔직히 참, 속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거 한 번 뿌려놓으면 약해가 좀 있을지언정
피 걱정에서는 놓여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벼농사 때려쳤으면 쳤지 그럴 순 없고...
'화학전'이 아닌 '맨손부대'를 투입.
남은 수는 오직 그것 뿐!
김매기 또는 피사리가 그것이다.
피는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아직은 여리다.
아마 사나흘 지나면 김매기에 나설 것이다.
지난해는 때 맞춰 비가 흠씬 내린 덕에 김매기를 사나흘 만에 끝냈다.
올해는?
보아하니 어림도 없다. 대체 얼마나 걸릴지 벌써부터 맥이 풀린다.
그러고보니 모때우기-김매기가 지난해와 정반대 양상 아닌가.
아무튼 전의를 다지면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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