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2014. 7. 28. 22:12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저녁에 있는 인문학 수업 준비하느라
오늘은 김매기를 쉬고 있다.
김매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스무날이 흘렀다.
예상대로면 이젠 끝이 보일 때도 되었건만......
아직 반도 못 끝낸 채, 진척도는 굼벵이 걸름이다.
논풀의 기세는 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샘골을 체 끝내기도 못했는데, 우연히 둘러본 안밤실 어귀.여섯 마지기가 되는 큰 배미가 심상치 않다.

전체상황을 둘러보고는 기절초풍하고 말았다.
물달개비와 피, 골풀이 두루 섞인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그것도 논배미 전체를 온통 뒤덮었다.
물달개비가 절어 있던 샘골 두 마지기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기가 턱 막혀버리는 상황. 첩첩산중이다.
끝없이 펼쳐진 지리산 봉우리의 웅혼함?
그 하나하나를 타 넘어야 하는데도?
어제까지 내리 나흘, 진창을 헤맸다.

<논다매>라고, 예초기에 달아 쓰는 제초기계를 돌려댔다.
칼날이 닿지 않는 벼포기 사이는 어차피 사람 손이 가야 하지만
논풀이 더 자라기 전에 기세를 꺾어놓는 게 급하다.

 
이젠,
또 어떤 예측못한 상황에 부닥칠 지 겁이 난다.
그리고 엊그제서야 알았다.
'104년만의 가뭄'이라던 재작년보다 올해가 더 심하다는 걸.
그래! 106년만의 가뭄 탓으로 돌리자, 돌려!(2014.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