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물지다
2014. 8. 31. 23:26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점심나절까지만 해도 꽤 온다 싶었는데,
그치고 논 둘러보니 참 많이도 왔다.
논배미에 그득 찬 빗물이
물꼬가 비좁다고 논두렁을 타고 넘는다. ...
약한 곳은 아예 논둑이 무너져 내렸다.
도랑이고, 지천이고, 강물이고
누런 빛을 띤 물살이 세차게 굽이친다.
천변에 키높이로 자란 수풀이 모조리 휩쓸렸고,
수세미 열매도 둥둥 떠다닌다.
잠잠하던 만경강도 세차게 넘실댄다.
점점이 떠 있던 하중도는 대부분 잠겼고,
제법 튼실해 뵈던 갯버들도 물살에 휩쓸렸다.
참 보잘 것 없는 게 '인공'이다.
타오르는 저녁놀 바라보며 감탄이나 하는...(201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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