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 형성기'
2015. 8. 2. 22:21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농부가 더위에 지쳐 늘어져 있거나
때로 더위를 피해 멀리 떠나 있을 때도
벼는 쉬지않고 자란다.
아니 오뉴월 땡볕 아래서 쑥쑥 더 잘 자란다.
이제 벼는 '어른'이 될 것이다.
몸집을 불리는 '영양생장'에서
나락을 만드는 '생식생장'으로 넘어간다는 얘기.
대략 이 즈음이 '유수 형성기'다.
유수(幼穗)는 어린 이삭을 말함이니
이제부터 이삭 만들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몸집보다는 뿌리를 튼튼히 키워야 할 때다.
이를 위해 보름 전부터
논배미에서 물을 뺐다.
정확히 말하면 논바닥이 축축히 젖을 만큼만
물을 넣는 거다.
그러려면 수시로 물을 넣었다 빼기를 거듭해야 한다.
이를 '간단관수(間斷灌水)'라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한루 한 차례는 논배미를 돌며
물상태를 살피면서 물을 대거나 끊거나 해야 한다.
모내기 때는 두 세 가닥이던 벼포기가
지금은 20~30 가닥으로 불어나 있다.
새끼를 친 것이다.(이를 분얼分蘖이라 한단다 ㅡ,.ㅡ)
이제 깊고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이삭이 실하게 맺도록 하는 일이 남았는데,
더 거름을 줄 것도 아니니, 그냥 지켜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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