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뜨락또르!
2016. 5. 22. 19:34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내가 좋아하는 동네 친구 여광범이 올린 글을 보며 떠오른 생각.
"이거이레 뎡말이지 뜨락또르 사야 쓰갔어!"
남조선 외래어 표기법으로 '트랙터' 되겠다.
사진에서 보듯 풀이 우거진 논두렁을 한 번 지나는 것만으로
마치 도로 포장공사를 한 것처럼 맨끈해졌다.
이게 다 트랙터에 장착해 쓴느 '논두렁 조성기'라는 '앱' 덕분이다.
저 앱이 없을 때는? 물론 삽 한 자루로 논두렁 손봤지.
먼저 논두렁에 우거진 수풀을 베어내고
무너졌거나 움푹 패인 곳에 흙을 다져넣는 거다.
힘들기도 하거니와 시간도 오래 걸린다.
문제는 트랙터가 없는 집은 지금도
'인간 논두렁조성기'를 써야 한다는 거.
우리집이 그렇다.
어제에 이어 섭씨 30도를 웃도는 뙤약볕이 쏟아진 오후에
분토골 논으로 나섰다.
예초기는 오늘도 용을 써봤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주말이라 읍내 농기계수리센타는 문을 닫았다.
에라~ 걍 삽으로 하지.
삽질 몇 번도 안 했는데, 이번엔 삽자루가 부러졌네~
참마로 가지가지 한다.
부리나케 읍내 철물점 가서 자루까지 쇠로 된 삽 한 자루 사다가
꾸역꾸역 논두렁을 몇 군데 손봤다만
심 패이는 거야 두 말하면 잔소리!
그래, 내년엔 하늘이 두 쪽 나도 트랙터 사는 거다.
PS. '석유농업' 얘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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