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물, 고추를 따다
2013. 7. 30. 09:39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하필 오후 4시냐고!
땡볕이 지글거리는 그 시간에 고추를 땄다.
사람 키를 우습게 넘기고도 터널을 이룬 고추 '숲'에서
비오듯 땀을 쏟아내며 툭, 툭 고추를 땄다.
그 놈들, 새빨간 것들이 참 크기도 하다.
보기만 해도 매운 맛이 연상돼 침샘을 자극한다.
다행히 탄저병도, 역병도 오지 않았다.
다만, 바글거리는 노린재가 야금야금 갉아대고
얼마 전엔 비둘기, 까치 따위가 잘 익은 놈만 골라서 쪼아먹었다.
그래도 가지가 휘어지게 풋고추가 매달려 있다.
조바심이 난다.
저것들이 언제 붉어져서 딸 수 있으려나...?
사실상 첫수확이었던 오늘,
마대로 다섯 자루... 한 100Kg이나 되려나?
제법 많이 땄다고 흡족한 표정들이다.
시간 반이나 됐을까...
주렁주렁 매달려 무게를 이기지 못해 넘어진 고추대를 세우고,
고추 담은 마대를 트럭에 옮겨놓고
삶은 감자, 옥수수를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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