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추웠던 주말

2014. 3. 11. 11:13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시골에 산다

3월하고도 열흘이 다 지나가는데 날씨가 왜 이런 게냐?
아침나절은 물론이고 낮에도 바람이 쌀쌀하다.
토요일.
날 풀리고 나서 두번째로 문을 열었다.
<온새미로> 부설(?) 노점 <아기자기텃밭>.
어쩌다보니 전날 밤을 꼴딱 샜더니 비몽사몽이라...
소포장 현미와 백미를 날라주고는 바로 눈을 붙였다.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떴더니 주란 씨다.
"그만 파장헐라는디 안 오신다요?"
화들짝 눈을 비비고 보니 어느새 4시가 지나고 있더라.
헐레벌떡 일어나 마트에서 막걸리 두어병 사들고 도착하니
이미 좌판 물건을 모두어 챙겨놨다.
날씨는 여전히 쌀쌀헌디...
이빨이 시리도록 차가운 막걸리를 들이 부었더니만
어째 더 추워지는 거 같다.
그래도 이날 준비한 달래, 쑥, 봄동... 푸성귀는 다 팔렸고,
통깨 같은 양념과 잡곡도 많이 나갔단다.
"예닐곱 시간 서 있었더만 아이구 다리야~"
그래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 * *

일요일.
이번엔 건축(?) 노가다.
비닐하우스. 이 또한 '하우스'니 그거 짓는 거 건축 맞지?
자연농을 고집해온 주란 씨.
10년이 넘도록 여적 그 흔한 비닐하우스 한 채 없었다.
이번엔 맘 강단지게 먹고 비닐하우스를 짓기로 했다.
뭐, 시설채소를 가꿀 건 아니고,
온실로 쓸 거니 보통 하우스의 1/4 크기, '미니' 하우스다.
모종을 기르거나 나물 같은 걸 말리는 데 쓸 요량이다.
한 보름 전에 철골조는 세워놨는데,
여적 비닐을 씌우지 않았더랬다.
그런데 생각보다 작업이 쉽지가 않아서
철제를 절단하고, 문짝을 만들고, 전동공구로 피스를 박아 고정하고...
만만찮게 품이 들더라.
어찌어찌 철골조를 완성하고, 이번엔 비닐 씌우기.
헐~ 바람이 그치지 않아서리 애를 먹었다.
넷이서 비닐을 씌우고, 스프링 철사로 고정하고, 클립으로 마무리.
이 정도면 공사는 얼추 끝났다.
문짝 달고, 치마 말아올리는 장치 설치하면 완전히 끝난다.
날도 차고, 어둑어둑 하니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도 막걸리는 차갑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