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아들과 어미의 '콜라보'
2014. 4. 8. 20:23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내일 모레면 팔순인 어머니는 여적
오십줄에 들어선 맏아들네 밑반찬을 챙긴다.
김장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시절따라 철따라 풋김치, 무침, 나물......
서울 살 때는 명절과 생신, 많아야 서너 차례였다.
시골, 그것도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내려와 살다보니
무시로 불러대신다.
어제 전갈을 보내온 뒤로도 두어 차례 독촉전화.
일요일 오후가 되어 차를 몰았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주변 풍경은 을씨년.
텃밭에 주려고 받아놓았다는 닭똥거름.
커다란 마대자루에 담긴데다 빗물까지 스며들어
노인네 기력으로는 감당이 불감당이라.
외발수레에 실어 텃밭으로 옮겨 쌓고,
그 중 예닐곱 자루는 고추 심을 자리에 뿌려줬다.
어머니가 차린 저녁상엔 바리바리 싸줄 반찬이 미리 올라왔다.
민들레 씀바귀 초무침, 미나리나물, 갓김치, 파김치에
여러가지 쌈채소, 풋마늘에 토란탕까지.
아이들 먹이라는 양념돼지(불고기), 오렌지도 덤으로.
이 많은 걸 제대로 먹어낼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나저나 '콜라보'... 맞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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