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8. 23:41ㆍ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
다시 샘골로 돌아왔다.
올해 김매기는 한 달 전, 샘골에서 '느긋하게' 시작됐다.
'최고 난코스'로 예상되던 두 마지기 배미를 이틀 만에 끝내면서 순조로울 듯 했는데,
사나흘 뒤 논배미를 온통 뒤덮은 물달개비를 만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차례차례 해나갈 상황이 아니었다.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상황.
물달개비 만이 아니었다. 안밤실 네 마지기엔 올챙이고랭이가 뒤덮여 있고...
기술센터에서 중경제초기를 빌려 급히 차단작전.
정신을 가다듬고 찬찬히 살펴보니 심상치가 않다.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 논풀... 이건 '속수무책'이다.
안밤실 어귀 네 마지기는 물달개비와 피, 올챙이고랭이가 온통 번져 있다.
시간을 다퉈 잡초가 세를 장악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예초기에 매달아 쓴느 제초기를 투입했다.
연일 기계소음과 함께 정신 없이 논바닥을 후적였다.
안밤실 어귀에서 포강 아래 두 벌 매기,
마을 앞 논배미에 번진 올챙이고랭이...
정신없이 제초기를 돌렸다.
대학생 농활대가 연 이틀 힘을 보태는 바람에 위안이 되었다.
엊그제부터 다시 샘골로 들어섰다.
그새 물달개비가 세를 넓혔다.
끊이지 않는 기계소음...
이미 어찌 해볼 수 없을 만큼 물달개비에 장악된 논배미는 포기!
내일 쯤엔 기계제초가 끝날 듯 싶다.
'손 김매기'로 넘어가는 것이다.
처음 김매기에 나섰을 때,
벼포기는 종아리를 닿을 똥 말 똥 했다.
지금은 허리를 넘어 가슴팍에 닿을 기세다.
자꾸만 벼포기가 걸리적거려 몸을 움직이기가 거북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도 단정하기 어렵다.
그래도 가는 데까지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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