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바인(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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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갓 돌리기'
머리에 쓰는 갓이 아니고~ "물가에 심어진 나무 같이~"의 '가'를 여기서는 '가상' 또는 '갓'으로 쓴다. 이발할 때, 밑머리만 살짝 치는 걸 '밑 돌린다'고 하듯 논 가장자리의 벼를 일부 베어내는 걸 '갓 돌린다'고 한다. 뭣헐라고? 요즘엔 벼를 콤바인이라는 기계로 수확하는 건 아실테고... 이..
2015.10.10 -
샘골, 마지막 가을걷이
내리 사흘 퍼붓던 비가 그쳤으니 거둬들이면 되는 것이다. 논바닥엔 빗물이 흥건히 고였지만, 어차피 금새 마를 것도 아니다.... 차라리 물이 차 있는 편이 콤바인 운행에 유리하단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장 회장한테 신세를 졌다. 나락을 훑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처잠한 바퀴자국. ..
2014.11.04 -
'사투'
벼를 베던 콤바인이 멈춰 섰다. 논바닥이 너무 질어 바퀴가 헛돌거나 방향전환을 하기가 힘든 탓이다. ... 게다가 기계까지 고장나 작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우리 바로 옆 광수 씨네 논에서 오늘 벌어진 사달이다. 사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우리 논 바닥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른바 '고라실 ..
2014.10.20 -
수확의 기쁨? 고통도 있어!
황금물결이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휑한 바람이 불고 공기가 차가워졌다. 며칠 전 대입수능시험을 치렀고, 엊그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으니 그럴 때도 되었지 싶다. 늦가을이요, 겨울의 문턱이다. 올해 가을걷이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 이번엔 벼 수확..
2013.11.15 -
또 하나의 '기적'
이 또한 기적이라 할 것 같다. 오늘, 마침내 벼수확을 모두 끝냈다. 물이 차서 질척거리던, 하여 절반가량을 일일이 낫으로 베었던 문제의 죽산 배미를 콤바인으로 털어버린 것이다. 지난 일요일, '여인군단'과 더불어 벼를 베서 묶고 세워놨지만 마음 한 켠에선 불안했던 게 사실. 과연 콤..
2013.11.09 -
가을걷이, 기쁨만은 아님을...
황금물결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벼 가을걷이가 다 끝난 것이다. 하지만 죽산 마을 앞 우리 논 네 마지기만은 누런 벼 포기가 그대로 서 있다. 무슨 새로운 농법을 실험할 요량이냐고? 그러면 오죽 좋으랴만 알고 보면 ‘폭폭헌’ 노릇이다. 이 글을 쓰고 있..
2013.11.09 -
'앓던 이' 하나
논바닥이 너무 질척해 수확작업을 중도 포기했던 샘골 한 마지기. 보름 만인 오늘, 비로소 나락을 털었다. 이번에는 마을 이장 님한테 신세를 졌다. 작업을 포기했던 이는 기계가 크게 고장나는 바람에 어쩔 도리가 없었고,... 이장 님은 오직 사명감(?) 하나로 어렵게 콤바인을 끌고 왔다. ..
2013.11.09 -
올해 벼농사, 그 화려한(!) 피날레
생각했던 대로라면 오늘은 벼 가을걷이를 마치는 날이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를 못했다. 이번에는 시간여유를 두고 콤바인 작업을 위한 밑(갓)돌리기를 그제부터 해오던 차였다. ... 엊저녁, 마지막 차례로 죽산 논으로 갔다. 그 동안 살펴본 대로 논바닥은 잘 말라 있다. 심지어 단단하..
2013.10.31 -
수확이 단지 기쁨만은 아님을...
농번기는 농번기인 모양이다. '번거롭고, 복잡하다'는 뜻 그대로다. 게다가 오늘은 정말이지 '폭폭한' 일이 꼬리를 물었다. 역시 일은 '느닷없이' 시작됐다. 막 점심을 끝냈는데 전화가 울린다. 제실 강 씨, 밭갈이 때문인가 싶었는데... "있잖유, 시방 시암골 나락 비고 있으니께 빨랑 나와..
2013.10.23 -
처음맞은 '갈무리 철' 풍경
엊그제부터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마음만 있었지 아직 대둔산 단풍도 구경 못했는데 벌써 초겨울로 접어드니 적잖이 서운타. 그래도 이즈음은 한해농사를 갈무리하는 철이라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우리 집도 어제, 널어 말린 마지막 나락을 창고에 쌓는 것으로 올해 벼농사의 대미..
2012.11.10 -
첫 가을걷이, 그 싱거움에 대하여
벼농사가 참 싱거워졌다. 그 하이라이트라 할 모내기, 가을걷이도 그렇다. 동네가 들썩이고, 뭔가 가슴을 설레게 하던 그 풍경들은 이젠 영영 다시 보기 어렵게 됐지 싶은 게 아쉽고, 안타깝다. 반나절만에 세 마지기 벼 가을걷이를 뚝딱 해치우고 난 소감이다. 늦잠을 자고 있는데 휴대전..
2012.10.13 -
'논바닥 말리기' 대작전
나락을 거둬들일 날이 이제 달포나 남았나? 그런데 '벼베기'는 옛말이 되었다. 아니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아예 큰 사고다. 콤바인으로 수확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한 포기, 한 포기 낫으로 밑동을 베는 것이다. 어떤 지경일까? 바로 논바닥이 마르지 않아 물이 고이거나 질척..
2012.09.24 -
가을걷이 앞두고 도랑치기
이제 벼농사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돌이켜보면 얼결에 시작한 농사였고, 그런 탓에 뜻하지 않은 일이 꼬리를 물었다. '내 농사'라고는 난생 처음이다보니 둘쭉날쭉, 두서도 없고 요령도 없었다. 일머리도, 농사의 기초원리도 모르니 멍청히 있다가 때를 놓치거나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
2012.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