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베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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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기쁨? 고통도 있어!
황금물결이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휑한 바람이 불고 공기가 차가워졌다. 며칠 전 대입수능시험을 치렀고, 엊그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으니 그럴 때도 되었지 싶다. 늦가을이요, 겨울의 문턱이다. 올해 가을걷이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 이번엔 벼 수확..
2013.11.15 -
또 하나의 '기적'
이 또한 기적이라 할 것 같다. 오늘, 마침내 벼수확을 모두 끝냈다. 물이 차서 질척거리던, 하여 절반가량을 일일이 낫으로 베었던 문제의 죽산 배미를 콤바인으로 털어버린 것이다. 지난 일요일, '여인군단'과 더불어 벼를 베서 묶고 세워놨지만 마음 한 켠에선 불안했던 게 사실. 과연 콤..
2013.11.09 -
가을걷이, 기쁨만은 아님을...
황금물결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벼 가을걷이가 다 끝난 것이다. 하지만 죽산 마을 앞 우리 논 네 마지기만은 누런 벼 포기가 그대로 서 있다. 무슨 새로운 농법을 실험할 요량이냐고? 그러면 오죽 좋으랴만 알고 보면 ‘폭폭헌’ 노릇이다. 이 글을 쓰고 있..
2013.11.09 -
'앓던 이' 하나
논바닥이 너무 질척해 수확작업을 중도 포기했던 샘골 한 마지기. 보름 만인 오늘, 비로소 나락을 털었다. 이번에는 마을 이장 님한테 신세를 졌다. 작업을 포기했던 이는 기계가 크게 고장나는 바람에 어쩔 도리가 없었고,... 이장 님은 오직 사명감(?) 하나로 어렵게 콤바인을 끌고 왔다. ..
2013.11.09 -
벼베기 '뒤풀이', 대둔산 등반
수렁논에서 함께 사투를 벌였던 '여성동지'들과 더불어 대둔산에 올랐다. 어제의 낫질 벼베기는 오늘의 이 등반이 한 빌미이기도 했다. '논이 저리 처참한 상태에서 어찌 맘 편하게 산에 오를 수 있을꼬!' 하여 일을 말끔히 해치우고 가뿐하게 산에 오르자는 거였다. 아무튼 진창 논 발이 ..
2013.11.09 -
작은 '기적'
그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사 꿈만 같다. 물이 흥건하고 질퍽거려 콤바인이 도저히 들어설 수 없어보이던 죽산 논배미 얘기다. 오늘 오후, 콤바인 작업하기 힘든 곳의 나락을 모두 베었다. 낫질로.... 베긴 베어야 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으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억지..
2013.11.09 -
징징대덜 말어!
올해 나락농사 막판에 생각지도 못했던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그래봤자 질퍽한 논바닥 문제인데, 그게 쉽지가 않다. '산 입에 거미줄 치랴'고 했듯 나락이 저리 옹골차게 여물었는데 설마 내버리는 상황이 오진 않겠지... 그렇게 믿는 구석이 있다. 농사도 이젠 산업화됐다 하지만 그..
2013.11.01 -
올해 벼농사, 그 화려한(!) 피날레
생각했던 대로라면 오늘은 벼 가을걷이를 마치는 날이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를 못했다. 이번에는 시간여유를 두고 콤바인 작업을 위한 밑(갓)돌리기를 그제부터 해오던 차였다. ... 엊저녁, 마지막 차례로 죽산 논으로 갔다. 그 동안 살펴본 대로 논바닥은 잘 말라 있다. 심지어 단단하..
2013.10.31 -
'소농'의 비애
아놔~ 이건 뭐, '느닷없는 인생'이 돼간다. 아침 11시가 조금 넘어 전화가 왔다. "한 30분 뒤부텀 안밤실 나락 벼유~" 재실 강씨다. 환장하겄네~... 강씨야 어차 '조수'니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그제 수확을 하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작업을 중단했었다. 그럼, 햇볕이 쨍쨍했으니 어제 ..
2013.10.18 -
처음맞은 '갈무리 철' 풍경
엊그제부터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마음만 있었지 아직 대둔산 단풍도 구경 못했는데 벌써 초겨울로 접어드니 적잖이 서운타. 그래도 이즈음은 한해농사를 갈무리하는 철이라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우리 집도 어제, 널어 말린 마지막 나락을 창고에 쌓는 것으로 올해 벼농사의 대미..
2012.11.10 -
마지막 나락걷이, 아울러 내년농사 시작
올해 벼농사, 그 피날레를 장식했다. 아울러 내년 농사의 첫삽이기도 했다. 우리가 짓는 논은 모두 여섯 군데로 나뉘어 있다. 수확작업이 콤바인 임자의 일정에 달려 있다 보니 지금까지 네 군데 논의 벼베기를 네 번에 나눠 했다. 그런데 한 달 넘게 논바닥 말리기에 매달렸지만 결국은 ..
2012.11.01 -
첫 가을걷이, 그 싱거움에 대하여
벼농사가 참 싱거워졌다. 그 하이라이트라 할 모내기, 가을걷이도 그렇다. 동네가 들썩이고, 뭔가 가슴을 설레게 하던 그 풍경들은 이젠 영영 다시 보기 어렵게 됐지 싶은 게 아쉽고, 안타깝다. 반나절만에 세 마지기 벼 가을걷이를 뚝딱 해치우고 난 소감이다. 늦잠을 자고 있는데 휴대전..
2012.10.13 -
'논바닥 말리기' 대작전
나락을 거둬들일 날이 이제 달포나 남았나? 그런데 '벼베기'는 옛말이 되었다. 아니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아예 큰 사고다. 콤바인으로 수확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한 포기, 한 포기 낫으로 밑동을 베는 것이다. 어떤 지경일까? 바로 논바닥이 마르지 않아 물이 고이거나 질척..
2012.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