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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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기 미학
‘전략적 잡초육성지구’라는 이상한 이름을 붙인 어우 배미 김을 매고 돌아오는 길이다. 올해 김매기는 이것으로 실상 끝났다. 나흘 만이고 실제 일한 시간으로 치면 모두 16시간. 한 두 시간 남짓 걸릴 안밤실 배미가 남아 있지만 갑자기 억수비가 쏟아지는 통에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
2018.07.02 -
올해의 모내기철, 피 말리는 전쟁을 마치고
[낭만파 농부] 김매기의 ‘황홀경’? By 차남호 2018년 06월 25일 09:34 오전 짧은 낮잠에 들었다가 눈을 뜨니 창밖이 이글거린다. 창문 너머로 훈김 같은 뜨거운 공기가 흘러든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섭씨 32도를 찍고 있다. 아마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지 싶다. 열대야를 낀 7월의 미친 더..
2018.06.25 -
모내기 끝난 뒤
6월 14일 오후 9:24 · 지난 일요일 모판 나르기 부터 시작해 수요일인 어제 모내기를 모두 마쳤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의 연속. 저수지 수문이 고장나는 바람에 13 마지기 면적은 모내기를 할 수 없을 지 모를 절체절명의 위기가 있었다. 바짝바짝 애가 탔고, 면사무..
2018.06.25 -
뜯지 못한 편지
6월 8일 오후 8:37 · 모내기가 코앞인데 논갈이(써레질)에 애를 먹고 있다. 멀쩡하던 저수지 수문이 막혀버리질 않나. 잘 나가던 트랙터가 덜컥 고장나질 않나. 이래저래 준비가 늦어지니 속이 타들어간다. 석탄, 백탄 타는데 연기만 풀풀 난다던가? 때가 되어 우송된 저 잡지들... 뜯어볼 엄..
2018.06.25 -
조직된 힘 vs 홀로 작업
6월 문턱을 넘어서니, 아니나 다를까 들녘은 온통 이글거린다. 수은주는 섭씨 30도를 우습게 넘어버린다. 바람은 가마솥 뚜껑을 열었을 때의 훈김처럼 후끈거린다. 모내기를 하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기가 죽는다. 오늘 열린 이 고장 잔치판 <풍년기원 단오맞이 한마당>에서도 사람들..
2018.06.04 -
샘골
5월 31일 오후 10:32 · 나는 저 논만 보면 피가 끓는다. 첩첩답중 '어우정'이라는 샘이 있었다는 저 낮은 골짜기. 열닷 마지기에 들어선 열하나 숱한 논배미를 거느린 곳. 남도 삼백리 마냥 구불구불 굽이치는 논두렁. 뙤약볕 아래 우거진 수풀을 베어내는 옛 농부의 긴 한숨 소리가 지금도 ..
2018.06.03 -
꽃과 나무토막
5월 29일 오후 8:14 · 논두렁 풀베기 사흘째. 점심 먹고 나서는 내 머리에 우거진 '수풀'을 '예초'하고 나니 시간이 좀 애매하다. 그래도 워쩌 좀 작은 논배미를 골라 나섰더니... 개망초와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노란꽃이 길섶에 흐드러졌다. 그걸 차마 베어내지 못하고 가르마 같은 논길..
2018.06.03 -
달랑 쇠스랑 한 자루로...
5월 28일 오후 8:33 · 도랑을 쳤다. 수도작... 벼농사는 물이다. 수시로 물을 대고, 빼줘야 한다. 입수구, 배수로... 물길이 있어야 한다. 네모반듯한 경지정리답이 한 배미도 없다 보니 '도랑'(똘)이 많다. 수풀이 우거지고, 바닥에 토사가 쌓여 물길이 막힌다. 해마다 도랑을 '준설'해야 한다. ..
2018.06.03 -
논배미 만들기
5월 27일 오후 8:20 · 모내기 보름 앞. 논둑 수풀 베어내고, 애벌갈이-써레질로 이어지는 논배미 만들기. 예초기가 그냥 잘 돌아가면 이상한 일이고... 어쨌거나 베어내고 나니 시원하긴 하다만 팔뚝은 지금도 예초기마냥 덜덜덜~
2018.06.03 -
극과 극
5월 25일 오후 10:25 · 어제는 진탕 마시고 오늘은 진땀 빼시고...
2018.06.03 -
기계치 전업농과 논두렁조성기
[낭만파 농부] 개점휴업 ‘벼농사두레’의 새출발 By 차남호 2018년 05월 24일 10:31 오전 석탄절 아침. 일찍부터 건너 마을 광배 씨가 트랙터를 몰고 울안에 들어선다. 곧장 트럭에 실려 있는 ‘논두렁조성기’를 끌어내려 트랙터에 장착한다. 내가 농업기술센터에서 빌려온 기계다. 석탄절은..
2018.06.03 -
못자리...푸른 융단
5월 23일 오후 10:20 · 해마다 만나는데 언제나 아름답다. 부직포=베일을 벗은 못자리. 올해는 쪽 고르게 펼쳐진 모습이 더욱이나... 미감이란 게 강요할 순 없는 것이니 아니면 말고...^^;
2018.06.03 -
5월 어느날
5월 19일 오후 8:11 · 비가 그치고 나서 느닷없이 논갈이가 시작됐다. 아침 일찍 전화 걸어온 재실 강씨, "오늘 내일 로타리 칠랑게 물 좀 철렁철엉 잡아놔유~" 여부가 있나... 아침밥도 거른 채 물 대느라 비지땀 씩이나~ㅎ 떵거미 지고 어둠이 깃든 서녘 하늘을 바라보자니 밀려드는 까닭 모..
2018.05.23 -
5월, 밤을 흔드는 소리~
5월 14일 오후 9:58 · 개구리 떼창에 소쩍새는 까메오 출연. 닭... 비록 '노계'일지나 신분이 '새'이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인간의 통증을 누그러뜨리려 오늘 '비명횡사' 이 밤, 들려오는 저 소리는 소리...
2018.05.23 -
7쇄~!
5월 11일 오후 12:21 ·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다. 출판사 사장이 그러시네... "앞으로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설마 빈말은 아니겠지?~^^*
2018.05.23 -
새싹
5월 7일 오후 4:52 · 새싹을 뵈옵니다~ 파릇파릇 귀여운 새싹!
2018.05.23 -
바오는 날의 대화
5월 7일 오전 10:02 · A: 다들 몸은 괜찮으신지요~ 전 이제 밭에 가보려 합니다^^ B: 비온 뒤라 질어서 뭘 하기 힘들텐데..ㅠ A: 하우스 안에서 놀려구요 B: 막걸리 사들고 가까? ㅋㅋ A: 넵. 저야 오시면 고맙지요^^ C: ㅎㅎㅎ~ B: 쫌만 지둘려~ D: 파전에 막걸리라 ~ 캬 ! 입니다요 B: 합류하실 분들..
2018.05.23 -
못자리 두레
5월 6일 오전 10:28 · 어제 하루 큰 산을 넘었다. 그 전날 밤 '입씨름'으로 시작해 일찍부터 펼쳐진 못자리 조성 작업. 두덕을 고르고, 골을 파고, 멍석망을 덮은 뒤 모판 1천7백 개를 차곡차곡 앉힌 다음 부직포를 덮어 마무리하는 공정이다. 지난해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 바짝 신경..
2018.05.23 -
쌀 사세요~
5월 4일 오후 12:20 · 한편으론 볍씨를 틔워 새 농사를 시작하고, 한편으론 아직 그득히 쌓인 나락, 방아를 찧는다. 찧은 쌀은 바로 10Kg 단위로 밀봉포장을 해둔다. 그래야 신선도가 더 오래 유지된다. 점심시간이다. 쌀 떨어지신 분들 주문하시라~^^* http://blog.daum.net/chanamho/7127768
2018.05.23 -
급 변신 중
5월 4일 오전 8:35 · "나는야 이제 '부지런한' 농부~" 내일 모판을 앉힐 못자리 터에 물을 대고 돌아온 시간이 8시! 이거야말로 격세지감 아닌가. 부여잡고 싶지만 어찌 세월을 이길 수 있을꼬? 이제 '빈둥빈둥' 호시절은 끝났다~ㅋ
2018.05.23 -
못자리 터
5월 3일 오후 8:56 · 볍씨를 넣은 모판 1천7백 판. 트럭 두 대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오늘은 논배미를 갈았다. 모판이 자리 잡을 못자리 터. 내일 모레..... 모판은 저기로 이사를 한다. 연중 가장 신경이 곤두서는 때다.
2018.05.23 -
볍씨 파종하는 날
5월 1일 오전 8:35 · 노동절 아침. 노동을 쉬는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노리고 파종작업 날짜를 잡다! 음하하하~
2018.05.23 -
잔인한 4월, 두 가지 풍경
봄빛!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그새 꽃 잔치는 끝나가지만 돋아나는 연두 빛 여린 잎으로 하여 들녘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봄이 불타고 있는 것이지. 불현 듯 저 속에 녹아들어 형체도 없이 사라졌으면 싶은 게 현기증이 일어난다. 그래서 봄인가? 실은 요 며칠 마음이 뒤숭숭하다. 어느 순..
2018.04.30 -
소쩍새 우는 소리
벌써부터(?) 소쩍새가 운다. 참 애달프게도 운다. 저 녀석들도 숲이 사라지는 게 서러운 모양이다~ https://www.facebook.com/chanamho/videos/955923517909143/
2018.04.30 -
봄 나드리
2018. 4. 29 오전 9:44 ·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쌓이는 근황 정보를 페북에 '당일배송' 하기가 쉽지 않다. 그제 진안 <모래재넘어>(조철 김성숙 이정영 주영미 김재호) 찍고, 어제는 대아수목원 뒷산(Jun-hwa Yang) 둘러 고산 미소시장(장윤정 박현정 이근석 (Keun Seok Lee)에서 마무리. 날이 좋..
2018.04.30 -
싱거운 노동~
4월 27일 오전 10:59 · 열탕소독을 거친 볍씨를 받아다가 그저 소금물로 쭉정이를 골라내는 일(염수선)만 했다. 작업은 1시간, 뒤풀이는 7시간!! 어제 오후 상황이다. 어쨌거나, "새로운 농사는 이제부터 육묘의 시대, 농사의 출발점에서"
2018.04.30 -
<신동진> 볍씨 75키로
4월 25일 오전 11:30 · 2018 벼농사 시작~ <신동진> 볍씨 75Kg 받아왔다. 그러께부터는 작목반과 농협에서 유기농 볍씨를 손수 열탕소독해 공급하고 있다. 그래서 뭔가 허전하다^^
2018.04.30 -
팔순 노모와의 병원행
[낭만파 농부] 덜 아프게 사시다가 By 차남호 2018년 04월 20일 09:24 오전 요 며칠을 팔순 노모와 함께 보냈다. ‘효도관광’ 같은 거였으면 오죽 좋겠냐만 아쉽게도 그렇지가 못했다. 서글프게도 관광여행이 아닌 병원순행. 그 나이 쯤 되면 기력이 떨어짐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병치레로 ‘..
2018.04.20 -
어떤 인연
4월 17일 오후 7:31 · 전라북도 완주 · <통문> (1) 사건의 발단 어제, 그니까 4월17일 밤. 맥주 한 캔이 불러온 '춘흥'을 이기지 못한 홍은영이 정찬호가 올린 페북 포스트에 '야릇한' 댓글을 달면서 한선주 (Seon Joo Han)와 차남호를 들먹이며 "다들 보고싶다"고 톡방을 개설. 톡방에 불려온 ..
2018.04.20 -
어떤 '가양주'
4월 13일 오후 10:21 · 전라북도 완주 · 이 물건으로 말할 것 같으면 동네 후배 류한승 (Rian Ryu)이 내가 지은 쌀로 빚은 가양주 되시겠다. 몇 달 전부터 멀리 진주에서 누룩을 공수해와 수십 번에 걸쳐 시험에 시험을 거듭해서 갈수록 맛을 더해온 청주! 오늘 아침 멥쌀과 찹쌀을 실어가면서 ..
2018.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