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에 말걸기(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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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와 뒤늦은 벼농사두레 총회
[낭만파 농부] 막걸리 빚는 '막동이' By 차남호 2020년 04월 25일 11:42 오전 혹시나 싶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얼마 전 끝난 4.15총선 얘기다. 막장정치의 끝판을 보여준 위성정당 논란 속에 정치 비전과 정책 경쟁이 자취를 감춘 선거였다. 그럼에도 뚜껑이 열린 투표함은 이 천하의 꼼수를 용..
2020.04.26 -
코로나, 코로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려는 일마다 ‘파토’다. <농한기강좌>에 이어 이번엔 고산권 벼농사두레 정기총회가 취소됐다. 예정대로면 회칙을 개정하고, 임기가 끝난 임원진을 새로 뽑았어야 한다. 지난해 총회 때 사람들이 배꼽을 쥐며 즐거워했던 ‘멋진 회원상’ 시상식이 회의장..
2020.04.08 -
뒤죽박죽 세상사에도 농사꾼은 다시 씨 뿌려야
[낭만파 농부] 딴세상 돼 버린 현실 By 차남호 2020년 03월 27일 11:04 오전 한 달 만에 초토화다. 코로나19 사태가 무섭게 번져가더니 세계보건기구도 팬데믹(감염병 범세계 유행)을 선언했다. 이 땅에서는 그 기세가 한풀 수그러들었다고 하지만 아직은 전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국면인 듯하..
2020.03.28 -
시골, 코로나19
기세 좋게 첫발을 뗐던 <농한기강좌>가 첫 강좌를 끝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직후다. 얼마나 공을 들여 준비했던가, 그리고 첫 강좌 이후 남은 네 차례의 강의에 쏠린 뭇사람들의 기대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없지 않았으나 어이하랴. 방역당국..
2020.03.10 -
노 교수의 음악 이야기
[낭만파 농부] '농한기 강좌' 첫 강의 By 차남호 2020년 02월 19일 11:07 오전 다시 <농한기강좌> 시즌이다. 어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번 강좌는 그 콘셉트와 일정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다. 우리 ‘고산권벼농사두레’ 회원을 중심으로 강사단을 꾸리는 ‘사회기여활동’으로 격주 월..
2020.02.23 -
빈둥거린들 어떠리
눈이 제법 내렸다. 이번겨울 들어 처음이니 ‘첫눈’이라 이를 법하다. 설을 쇤 지 한참이고, 보름을 앞두고 있는 즈음에 첫눈이라니. 이웃집 아낙이 오밤중을 아랑곳 않고 동네톡방에 “첫눈이다!” 설레발을 칠 만했다. 부리나케 바깥등을 켜고 커튼을 젖히니 ‘매화꽃잎 흩날리듯’ ..
2020.02.10 -
누가 돼지해 아니랄까봐
기해년이 가고 경자년이 밝았다. 달력 첫 장을 뜯어내는 그 눈 깜짝할 사이에 한해가 훌쩍 넘어간다. 좀 우습긴 하지만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질서이니 나름의 뜻이 숨어있기도 할 테고, 얘깃거리도 생기는 것이겠지. 돌아보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을 넘어 그야말로 파란만장(波瀾萬丈)한 ..
2020.01.06 -
돼지농장, 불허가 처분 "물론 다 끝난 건 아니다"
[낭만파 농부] 엄청난 반전의 결과 By 차남호 2019년 12월 26일 09:55 오전 돼지농장을 재가동 하겠다며 업체가 낸 ‘가축사육업 허가신청’에 대해 완주군이 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업체에 이를 통보한 것이 지난 12월 18일, 군청으로선 처리시한을 한 차례 연장해가며 나름 고심을 거듭한 끝에..
2019.12.28 -
첫눈이야 왔건 말건
내리다 만 듯, 민망하긴 해도 첫눈이 왔다. 눈이 내렸고, 12월이 되었으니 정녕 겨울로 접어든 게 분명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싸돌다보니 계절이 바뀌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음이다. 첫눈이 내린 오늘도 아침나절부터 이리저리 내달았다. 다 그 놈의 돼지농장 때문이다. 한 라디오 시사..
2019.12.05 -
돼지농장과 싸움 반 년, 아이부터 호호백발까지
[낭만파 농부] "수욕정이풍부지" By 차남호 2019년 11월 28일 10:34 오전 문자 그대로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가만있으려 하나 바람이 내버려두지 않누나. 팔을 걷어붙이고 돼지농장 싸움에 뛰어든 지 반 년이 되어간다. 군청 항의방문과 한 달에 걸친 천막농성에 이어 서울 ..
2019.12.05 -
햅쌀밥? 기-승-전-돼지농장!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 그리고 가을걷이를 끝낸 농부의 마음은 과연. 물론 그때그때 다르지. 올해는 허허롭다. 황금물결 사라진 들녘은 썰렁해 보이고, 몇 해 째 이어지는 흉작으로 가슴엔 스산한 바람이 인다. 우리 벼농사두레가 해마다 가을걷이를 앞에 두고 ‘황금들녘 풍년잔치’를 ..
2019.11.05 -
가을걷이 끝났지만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고
[낭만파 농부] 흉작과 '농축산재벌' By 차남호 2019년 10월 28일 10:42 오전 올해 가을걷이가 끝났다. 안밤실-샘골-죽산-어우들로 이어진 콤바인 작업. 일주일 남짓 걸렸는데 실제 작업 날짜는 나흘. 날씨가 좋아 큰 어려움 없이 일을 마칠 수 있었다. 거둬들인 나락 가운데 일부는 물벼수매로 농..
2019.10.29 -
돼지농장, 냄새도 문제지만
결국 서울본사로 ‘쳐들어’ 간다. 농축산재벌 이지바이오가 들어선 강남대로 유니온센터 빌딩. 봉산리 5개 마을과 고산권 학부모회를 비롯한 30개 단체가 함께 하는 이지반사(이지바이오 돼지농장 재가동을 반대하는 완주사람들)가 상경투쟁에 나선 것이다. 이지반사는 애초 비봉 돼지..
2019.10.09 -
태풍, 기후위기, 돼지농장
[낭만파 농부] 이럴 때가 아니지만··· By 차남호 2019년 09월 23일 10:19 오전 17호 태풍 ‘타파’는 지금 제주도 오른쪽 바다를 지나고 있다고 한다. 그 분이 오기도 전인 어제 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내리 이어지고 있다. 물폭탄이 떨어질 거라더니 정말 그럴 모양이다. 아직은 살랑대는 ..
2019.09.24 -
천막농성 한 달
처서 지나 9월로 접어드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선선하다. 열흘 전만 해도 열흘 전만 해도 푹푹 쪄대던 날씨다. 기후변화를 생각하면 앞으로도 이렇듯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어쨌거나 그 찜통더위에 맨몸으로 맞서온 이들은 이제 선선해진 그 자리를 뜨..
2019.09.05 -
시골 생활의 새로운 투쟁
[낭만파 농부] 돼지농장과 천막농성 By 차남호 2019년 08월 22일 09:37 오전 처서가 내일모레,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올 여름도 힘겹게 지나왔지만 지난해에 견줘 그래도 양반이다. 논배미에서는 벼이삭이 고개를 내밀었다. 출수기, 이 때는 물을 흠씬 대줘야 낱알이 튼실하게 여문다. 다시 물..
2019.08.22 -
돼지는 죄가 없지만
누가 7월말-8월초 아니랄까봐 연일 푹푹 쪄대고 있다. 논배미 둘러보러 나선 길, 평소에는 한적한 주변 차도가 붐빈다 싶었더니 주말이다. 물어볼 것도 없이 완주 동북부에 있는 계곡을 찾아 나선 피서행렬이다. 사람들 바글거릴 게 뻔한 계곡풍경이 떠올라 저 틈에 낄 엄두가 안 난다. 에..
2019.08.07 -
벼, 몸집 키우는 단계서 나락 맺을 준비를 하는 때
[낭만파 농부] 기후위기와 농업·농촌 By 차남호 2019년 07월 19일 10:35 오전 7월 중하순. 누구는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 노래했지만 그런 고장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고, 벼 전업농이면서 조금 늦게 모내기를 한 우리로서는 좀 애매한 때다. 벼로 말하자면 새끼치기가 절정에 다다라 ..
2019.07.19 -
가뭄과 김매기... 그래도 백중놀이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애타게 기다리던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비다운 비가 내린 건 거의 한 달 만이지 싶다. 사실 요즘이야 수리시설이 잘 갖춰져 하늘 보고 벼농사 짓는 논은 거의 없다. 하다못해 관정이라도 파서 모터펌프로 물을 길러서 댄다. 그래도 심한 가뭄에는 어려..
2019.07.01 -
모내기 대장정과 가든파티
[낭만파 농부] 아직 계속되는 가뭄 By 차남호 2019년 06월 25일 02:09 오후 사흘 만에 건성으로 모 때우기를 끝냈다. 제대로 하자면 한없이 빨려드는 게 땜질이라 ‘웬만하면 그냥 지나친다’는 철칙을 꿋꿋이 지킨 덕분이다. 지난해보다 경작면적이 늘어 처음부터 지레 겁을 집어먹은 점도 없..
2019.06.26 -
만만찮은 못자리 만들기
[낭만파 농부] 이제는 모내기 준비 By 차남호 2019년 05월 20일 10:35 오전 한바탕 꽃 잔치가 벌어지는가 싶더니 떨어지는 꽃잎 따라 봄도 고개를 떨군다. 봄인가 싶더니 여름이라. 때 이른 더위로 숨이 가쁘다. 게다가 가뭄까지 겹쳐 온 들녘은 타는 목마름에 흙먼지만 풀풀 날린다. 큰일이다. ..
2019.05.21 -
봄! 펄떡이다가 거나해진
올해 벼농사가 첫발을 내디뎠다. 바로 어제, 첫 공정인 볍씨를 담근 것이다. 한 시간도 안 걸리는 시시한 작업이지만 분위기는 진지하면서도 활기가 넘쳤더랬다. 나름 ‘뜨거운 한해’가 될 거라는 어림을 내비친 바 있는데 그게 터무니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무엇보다 고산권 벼농사두..
2019.05.02 -
다시 시작되는 농사철
[낭만파 농부] 처음으로 텃밭농사도 By 차남호 2019년 04월 18일 09:27 오전 꽃으로 하여 산야는 온통 눈이 부시다. 이젠 흔적조차 희미한 매화를 뒤로 하고, 개나리 노란 꽃 활짝 핀 길섶엔 벚 꽃잎 흩날린다. 그 옆으로는 배꽃과 복사꽃이 들녘을 화사하게 수놓았다. 소담하게 흐드러진 조팝꽃..
2019.04.18 -
벌목
4월 14일 오후 4:16 ·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어느날 울창했던 수풀을 잃고 맨살을 드러낸 민둥산. 자랄만큼 자라서 베어내고 새로운 수종으로 조림했다고, 세월이 흐르면 다시 울창해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무너져내리는 가슴. 엊그제부터 다시 벌목이 시작된 모..
2019.04.18 -
복원 미륵사지 서탑
4월 8일 오후 6:57 · '모범적인 복원'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다지만... 석재가 세월 탓에 많이 약해졌다는 현실적 한계. 어쩔 수 없겠지? 다른 수가 없었겠지?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콘크리트 떡칠했던 옛 모습이 차라리 운치가 있었다고 하면 안 되겠지^^;
2019.04.18 -
뜨거운 한해가 될거라는
마침내 농사철에 접어들었다. 천성이 게으르기도 하지만 밭농사를 짓지 않는다는 핑계로 마지막 순간까지 “나의 농한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 우겨왔지만 어쩌랴 이젠 꼼짝없는 농사철인 것을. 지난 월요일, 석 달을 이어온 고산권벼농사두레 <농한기강좌>가 대단원의 막을 내..
2019.04.02 -
나의 동안거 끝나고 다시 벼농사를 준비한다
[낭만파 농부] 벼농사두레 참여를 By 차남호 2019년 03월 20일 11:03 오전 그 산사, 불명산 화암사에 다녀오는 길이다. 면사무소에 들러 친환경직불금을 신청하고 나오는데 바람이 어찌나 부드럽던지 저도 모르게 그 쪽으로 자동차 핸들이 꺾이는 것이다. 절집으로 통하는 산비탈과 계곡 길. 복..
2019.03.20 -
뿌옇게 오는 봄
목욕탕 다녀오는 길. 차도를 따라 줄지어선 매화가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거기 봄이 와 있다, 사뿐히. 그런데 뿌옇다. 안개가 자욱하다 싶었는데, 스마트폰 날씨 앱으로 들여다보니 ‘미세먼지 매우나쁨’이라 떠 있다. 어제부터 미세먼지 주의보에 비상저감조치 시행을 알리는 안전..
2019.03.04 -
나에겐 생업의 현장, 누군가에게는 쉼터이기를
[낭만파 농부] 정월대보름의 나들이 By 차남호 2019년 02월 25일 10:10 오전 거참… 오곡밥에 보름나물은 드셨는지요. ‘비에 젖은’ 대보름, 게다가 쉬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아 걱정입니다. 다행히 날이 개고 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라 달집 태우고, 소원을 빌고, 불놀이 할 수 있게 되거들랑 가..
2019.02.25 -
허영
2월 8일 오후 11:04 · 물질적 허영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정신적' 허영은 글쎄다. 그 애씀이 가상키도 하고 귀여운 점도 없지 않다. 그래도 겉치레이긴 마찬가지 아닐까 싶은 것이 실사구시 했으면 싶다. 허영 虛榮 [명사] 자기 분수에 넘치고 실속이 없이 겉모습뿐인 영화(榮華). 또는 필..
2019.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