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에 말걸기(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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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안거 끝나고 다시 벼농사를 준비한다
[낭만파 농부] 벼농사두레 참여를 By 차남호 2019년 03월 20일 11:03 오전 그 산사, 불명산 화암사에 다녀오는 길이다. 면사무소에 들러 친환경직불금을 신청하고 나오는데 바람이 어찌나 부드럽던지 저도 모르게 그 쪽으로 자동차 핸들이 꺾이는 것이다. 절집으로 통하는 산비탈과 계곡 길. 복..
2019.03.20 -
뿌옇게 오는 봄
목욕탕 다녀오는 길. 차도를 따라 줄지어선 매화가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거기 봄이 와 있다, 사뿐히. 그런데 뿌옇다. 안개가 자욱하다 싶었는데, 스마트폰 날씨 앱으로 들여다보니 ‘미세먼지 매우나쁨’이라 떠 있다. 어제부터 미세먼지 주의보에 비상저감조치 시행을 알리는 안전..
2019.03.04 -
나에겐 생업의 현장, 누군가에게는 쉼터이기를
[낭만파 농부] 정월대보름의 나들이 By 차남호 2019년 02월 25일 10:10 오전 거참… 오곡밥에 보름나물은 드셨는지요. ‘비에 젖은’ 대보름, 게다가 쉬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아 걱정입니다. 다행히 날이 개고 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라 달집 태우고, 소원을 빌고, 불놀이 할 수 있게 되거들랑 가..
2019.02.25 -
허영
2월 8일 오후 11:04 · 물질적 허영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정신적' 허영은 글쎄다. 그 애씀이 가상키도 하고 귀여운 점도 없지 않다. 그래도 겉치레이긴 마찬가지 아닐까 싶은 것이 실사구시 했으면 싶다. 허영 虛榮 [명사] 자기 분수에 넘치고 실속이 없이 겉모습뿐인 영화(榮華). 또는 필..
2019.02.25 -
어떤 판결
2월 1일 오후 11:45 · 손혜원-김경수 그 다음에 나는 이 당연한 한 마디를 커밍아웃 하는 심정으로 올리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2019.02.25 -
<농한기강좌> 문을 열며
아뿔싸! 설 연휴가 끼는 바람에 이번에도 원고마감이 한 주 당겨졌다. 내심 느긋하던 참이다. 격주 월요일에 열리는 우리 벼농사두레의 <농한기강좌> 첫 강의가 바로 내일인 까닭이다. 발표자가 다름 아닌 나고, 그 주제가 한 번 쯤 여기에 다룰 만한 내용이라 생각했더랬다. 주제는 ..
2019.01.29 -
농한기에 공부를 하다
[낭만파 농부] 네 번째 농한기 강좌 한 주일 뒤 고산권벼농사두레가 마련한 <농한기 강좌>가 시작된다. 농한기와 강좌, 얼핏 생뚱맞은 것 같은데 한 번 더 생각하면 참 괜찮은 조합일 것이다. 한갓지게 노는 것과 공부는 일단 형용모순 관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농한기라고 빈둥빈..
2019.01.22 -
따분할 때도 있지
새해가 밝았다고 하는데 그것 말고는 별 볼일 없는 시절이다. 더구나 이번 겨울은 눈다운 눈도 내리지 않아 창밖 풍경도 데면데면한 그런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겨울, 그것도 시골의 겨울이라는 게 원래 그렇긴 하다. 그러고 보니 이 꼭지 이름 ‘농촌별곡’이 새삼 눈에 들어온다. 그래 ..
2018.12.31 -
읍내 미소시장의 놀이판
[낭만파 농부] 농한기도 1/3 지났다 By 차남호 2018년 12월 24일 03:56 오후 먼저 한 가지 바로잡으면서 얘기를 시작해야겠다. 지난번 칼럼에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물처럼, 구름처럼 떠돌겠노라’ 호기를 부렸지만 그것은 부질없는 꿈일 뿐이었다. 현실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한 번 실행에 옮..
2018.12.24 -
12월 12일 오후 11:31 · 비정규직 없는 세상-<김용균 법>을 만들자!
12월 12일 오후 11:31 · 비정규직 없는 세상-<김용균 법>을 만들자!
2018.12.24 -
김용균
12월 11일 오후 9:42 · 뉴스피드에 이 사진이 계속 뜨네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몹시 슬프고, 노여움을 가눌 길 없네요. 그저 참담할 뿐입니다.
2018.12.24 -
슬픈 겨울
몹시 슬프다. 아니 서러움인 듯도 하다. 말기암 판정을 받고 4년 동안 혼신을 다해 투병해오던 후배. 끝내 허망하게 떠났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한창 때, 아까운 나이여서만은 아니다. 참 굴곡진 삶이었고, 어린 딸 하나만 달랑 남겨두고 떠나는 발걸음이 오죽 무거웠을까. 의료진마저 “..
2018.12.03 -
깨달아서 뭐하게?
11월 23일 오후 8:22 ·
2018.12.03 -
나누고 갈무리하기
[낭만파 농부] 농한기를 앞두고 By 차남호 2018년 11월 21일 10:55 오전 띄엄띄엄 내리던 된서리가 요 며칠 연이어 내렸다. 눈부시던 단풍은 하루가 다르게 빛이 바래고 한 잎 두 잎 떨어져 들녘은 갈수록 을씨년스럽다. 겨울을 재촉하는 신호다. 그렇게 겨울이 닥친다 한들 모두 거둬들였고, 갈..
2018.11.22 -
쌀밥을 나눈다는 것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황금물결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그 자리는 흙빛으로 텅 비었거나 그루갈이 양파나 마늘 모종이 들어찼다. 누군가 허허로이 물을지 모르겠다. 그 눈부시던 황금물결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그러나 허탈해 말 일이다. 신기루마냥 홀연히 사라진 게 아니니. 기름 ..
2018.11.05 -
미궁?
10월 27일 오후 10:17 · 미망에서 깨어났노라 호기롭게 선언했지만 아직도 집착하고 있구나. 대체 어쩌란 말인가!
2018.10.29 -
가을걷이도 반 넘어 끝내
[낭만파 농부] 작은 '농한기'의 기쁨 By 차남호 2018년 10월 19일 10:18 오전 가을날은 쏜살처럼 빠르다. 그 빠름은 인력을 낳고 모든 걸 빨아들인다. 하여 사람들은 곧잘 ‘가을병’에 빠져든다. 미망인 게지. 문득 미망에서 깨어난 가을아침은 씁쓸하지만 한편으론 개운하기도 하다. 저기 물들..
2018.10.29 -
가을엔 잔치를 하~겠어요
하늘이 파랗다. 조각구름이라도 몇 점 둥둥 떠다니면 저 밑바닥에 잠자고 있던 시심을 일깨운다. 저무는 하늘은 더러 찬란한 빛으로 붉게 물든다. 설령 노을이 드리우지 않더라도 서쪽 하늘은 때로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인다. 시퍼렇게 날이 선 서늘한 아름다움이여! 이렇듯 날이면 날마..
2018.10.01 -
논둑치기의 묘한 매력
[낭만파 농부] 가을걷이 준비 노동 By 차남호 2018년 09월 18일 02:40 오후 아직도 나는 이 선선한 바람이 믿기지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걸 태우고 말려 죽일 것 같던 무더위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 계절의 변화 앞에 장사 없다고들 하지만, 그 계절마저 바뀔지 모른다는 가설 앞에 주눅이 ..
2018.09.19 -
이젠 좀 살 것 같다고요?
˙ 목숨붙이란 목숨붙이는 다 태워버릴 기세였던 무더위가 9월의 문턱에서 사그라졌다. 누구라서 계절의 변화를 이길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번엔 그 대가가 컸다. 사람들을 네댓새나 공포에 몰아넣었던 초강력태풍 ‘솔릭’은 뜻밖에도 수굿이 지나갔지만, 집중폭우가 한반도 곳곳..
2018.09.04 -
폭염에 논배미를 둘러보다
[낭만파 농부] 더위, 견딜 만하냐고? By 차남호 2018년 08월 17일 11:15 오전 입추 지난 게 언제인데 아직도 기·승·전, ‘무더위’다. 폭염경보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침나절부터 당최 밖으로 나설 엄두가 안 나는 날씨. 그나마 꼭 해야 될 일이 거의 없어 다행이다. 논둑 풀을 쳐줘야 ..
2018.08.17 -
에어컨 vs 얼음주머니
“찜통더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무더운 날씨에 쌀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미리 주문을 받아 찧어 보내드리는 <갓찧은 쌀 서비스>. 2차 주문 받습니다. 이번 도정예정일은 8월0일. 좋은 쌀 드시고 건강하세요~” 단골 소비자에 보낸 문자메시지, 예정대로 방아를 찧었다. 무더위 탓..
2018.08.06 -
애도
7월 23일 오후 2:17 · 노회찬... 슬프고 안타깝다.부디 잘 가시라... _()_
2018.08.06 -
우리도 잔치를 벌였다
[낭만파 농부] 올해 '양력' 백중놀이 By 차남호 2018년 07월 18일 02:30 오후 잔치는 끝났다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
2018.07.18 -
김매기 미학
‘전략적 잡초육성지구’라는 이상한 이름을 붙인 어우 배미 김을 매고 돌아오는 길이다. 올해 김매기는 이것으로 실상 끝났다. 나흘 만이고 실제 일한 시간으로 치면 모두 16시간. 한 두 시간 남짓 걸릴 안밤실 배미가 남아 있지만 갑자기 억수비가 쏟아지는 통에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
2018.07.02 -
올해의 모내기철, 피 말리는 전쟁을 마치고
[낭만파 농부] 김매기의 ‘황홀경’? By 차남호 2018년 06월 25일 09:34 오전 짧은 낮잠에 들었다가 눈을 뜨니 창밖이 이글거린다. 창문 너머로 훈김 같은 뜨거운 공기가 흘러든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섭씨 32도를 찍고 있다. 아마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지 싶다. 열대야를 낀 7월의 미친 더..
2018.06.25 -
조직된 힘 vs 홀로 작업
6월 문턱을 넘어서니, 아니나 다를까 들녘은 온통 이글거린다. 수은주는 섭씨 30도를 우습게 넘어버린다. 바람은 가마솥 뚜껑을 열었을 때의 훈김처럼 후끈거린다. 모내기를 하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기가 죽는다. 오늘 열린 이 고장 잔치판 <풍년기원 단오맞이 한마당>에서도 사람들..
2018.06.04 -
기계치 전업농과 논두렁조성기
[낭만파 농부] 개점휴업 ‘벼농사두레’의 새출발 By 차남호 2018년 05월 24일 10:31 오전 석탄절 아침. 일찍부터 건너 마을 광배 씨가 트랙터를 몰고 울안에 들어선다. 곧장 트럭에 실려 있는 ‘논두렁조성기’를 끌어내려 트랙터에 장착한다. 내가 농업기술센터에서 빌려온 기계다. 석탄절은..
2018.06.03 -
7쇄~!
5월 11일 오후 12:21 ·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다. 출판사 사장이 그러시네... "앞으로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설마 빈말은 아니겠지?~^^*
2018.05.23 -
잔인한 4월, 두 가지 풍경
봄빛!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그새 꽃 잔치는 끝나가지만 돋아나는 연두 빛 여린 잎으로 하여 들녘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봄이 불타고 있는 것이지. 불현 듯 저 속에 녹아들어 형체도 없이 사라졌으면 싶은 게 현기증이 일어난다. 그래서 봄인가? 실은 요 며칠 마음이 뒤숭숭하다. 어느 순..
2018.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