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에 말걸기(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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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노모와의 병원행
[낭만파 농부] 덜 아프게 사시다가 By 차남호 2018년 04월 20일 09:24 오전 요 며칠을 팔순 노모와 함께 보냈다. ‘효도관광’ 같은 거였으면 오죽 좋겠냐만 아쉽게도 그렇지가 못했다. 서글프게도 관광여행이 아닌 병원순행. 그 나이 쯤 되면 기력이 떨어짐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병치레로 ‘..
2018.04.20 -
'학교폭력'이라는 것
4월 11일 오전 12:13 · 어제 아들 녀석이 얽힌 ‘학교폭력’ 문제를 간략히 올린 건 ‘우발적’ 행동이었다. “이 노릇을 어이할까?”는 해법을 구하기보다는 하소연에 가까웠다.(고 지금에 와서 느끼고 있다) 학교폭력? 사실 이번이 처음 아니다. 이미 5년 전에도 홍역을 치렀더랬다. 그 때..
2018.04.20 -
고민남...
4월 9일 오후 10:09 · 전라북도 완주 · [Q] 고민남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놈이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네요. 학교 기숙사(4인1실)에서 생활하는데 축농증을 앓아 코를 고는 모양이에요. 그런데 룸메이트(동급생) 중 한 명이 이에 대해 폭력적으로 위해를 가한다는군요. "너는 내가 ..
2018.04.20 -
'미투' 단상
4월 8일 오후 10:29 · 전라북도 완주 · [단상] #미투 에도 '공작론'이 날뛰더니 세월호 참사의 그날이 다가오면서 온갖 '음모론'(기획학살설)이 다시 고개를 내밀 조짐이다. '합리적 의심'이라고? 그 의심을 샀던 무리들이 이미 단죄를 받고 묶여 있으니 아직도 음모론을 펼치려거든 '의심'이..
2018.04.20 -
봄, 새로이! 새삼스레!
그야말로 봄기운이 넘실댄다. ‘극강 한파’에 눈물짓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매화는 이미 시들어가고 어느새 벚꽃 망울이 터졌다. 한낮엔 벌써 초여름과 진배없는 날씨다. 온누리에 생명력이 넘쳐 난다. 지난가을, 고대하던 산행도 마다하고 홀로 사흘을 낑낑대며 심어놓은 앞마당 잔디는 ..
2018.04.02 -
뒤숭숭한 봄날의 넋두리
[낭만파 농부] 풍물패와 벼농사모임 By 차남호 2018년 03월 22일 10:06 오전 이거야말로 호떡집에 불난 꼴이다. 눈을 뜨니 창밖에 흰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오늘이 춘분이라는데, 매화며 산수유가 활짝 피어 봄노래가 울려 퍼지는 이 계절에 눈이라니. 심지어 오늘 밤에도 눈이 예보돼 있다...
2018.03.22 -
달집과 함께 강을 건너게
정월대보름은 뭐니 뭐니 해도 달집이고, 그게 확 타올라야 제 맛이다. 갖은 보름나물에 오곡밥을 차려내고, 뜨끈한 소머리국밥과 푸짐한 안주에 막걸리가 몇 순배 돌더라도 그 불길이 없으면 안 될 말이다. 여기에 십 몇 명이 쿵쿵 울려대는 풍물가락이 얹히면 금상첨화겠다만 자원이 모..
2018.03.05 -
'홀로'보다는 ‘더불어' 삶
[낭만파 농부] 매화, 설날, 자유인By 차남호 2018년 02월 22일 11:14 오전 입춘에도 끄떡 않던 강추위가 우수를 지나며 풀어지는 모양새다. 아직도 최저기온은 영하권을 맴돌지만 한낮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쬔다. 읍내 목욕탕에 다녀오던 길, 도로 가에 차를 세웠다. SNS 프로그램에 올라온 ‘2~4..
2018.02.24 -
감기몸살
날이 추워도 너무 춥다. 걸핏하면 수은주가 영하 두 자리로 우습게 내려가더니 급기야 감기몸살에 걸리고 말았다. 이 놈의 감기몸살 독해도 너무 독하다. 목이 아프고 오한이 일면서 당최 몸을 가눌 수 없는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네댓새를 하릴 없이 몸져누워 지냈다. 지금은 많이 나았지..
2018.02.05 -
한겨울의 평화적 고립
http://www.redian.org/archive/118359 [낭만파 농부] 눈 덮인 날의 화암사 By 차남호 2018년 01월 22일 11:41 오전 [벙개] 눈 소복이 쌓인 오후엔 무얼 하세요? 넋 놓고 창밖 설경을 내다보나요? 혹, 눈덩이 굴려 눈사람이라도 만드시나요? 사실 말이지… 이번 겨울엔 너무 자주 내려서 이젠 심드렁하죠. 그..
2018.02.04 -
사는 게 허무할 때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20년이 흘렀네?” “20년이 아니라 30년 전이네!” 영화 <1987>을 보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옆 동네 병훈 형님과 나눈 얘기. 다시 셈을 해보니 30년이 맞다. 세월이란 참... 벼농사모임 풍물패 장구연습이 끝나고 보기 시작한 영화는 자정 가까워 끝났다. 몹시 늦은 ..
2018.01.08 -
숭규를 보내고
2017년 12월 28일 오후 11:32 · 허망해라. 너를 보내고 와서 김광석이 남긴 '마지막 콘서트' 영상을 멍하니 틀었다. 너, 나... 후줄근한 쉰 다섯의 흔적이 보이는 듯. 그래, 우리 어렵지만 구질구질 하지 않게... 잘 살았지? 자리 잘 잡고 있어라. 박숭규
2018.01.08 -
농한기 농부의 소소한 삶
[낭만파 농부] 영화, 책 그리고 숙제 By 차남호 2017년 12월 22일 10:42 오전 농한기로 접어든 지 어느덧 두 달이 가깝다. 느긋한 나날이다. 그저 편히 쉴 뿐인 ‘목적 없는 삶’이라고나 할까? 일단 그렇다고 해두자. 그러나 일(작업)이 없다고 해서 움직임(활동)도 없는 건 아니다. 사실 농한기..
2018.01.08 -
어느 ‘폭폭한’ 겨울날
벌써 12월이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소회보다는 이젠 꼼짝없이 겨울이라는 스산함이 더 앞선다. 그도 그럴 것이 앞산을 쳐다봐도, 뒷산을 둘러봐도 수목의 빛깔은 한결 칙칙해졌다. 이젠 ‘단풍’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나마 좀 더 지나면 우수수 떨어져 앙상해지겠지. 첫눈이..
2017.12.04 -
우리 동네 ‘문화의 전당’
우리 동네 ‘문화의 전당’[낭만파 농부] 세상에 공짜는 없다By 차남호 2017년 11월 17일 12:19 오후 남쪽 창으로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쬔다. 오늘 아침 수은주는 0 아래로 쑥 내려갔다. 좀 억울하지만 ‘초겨울’이라 해야 마땅한 날씨. 바깥은 쌀쌀하지만 깊숙이 들어온 햇볕 덕분인지 방안..
2017.11.17 -
어떤 '마을'
간밤엔 날씨가 제법 추웠더랬다. 급히 겨울 외투를 꺼내 입을 만큼. 아, 바깥에서 고기 굽고, 새우 구워 술판을 벌인 탓이다. 숯불을 만들 겸, 추위도 쫓을 겸 해서 모닥불도 피웠다. 마침 동산 위로 휘영청 보름달이 떠올라 절로 술잔을 부르던 늦가을 밤. 작은 ‘공동체’가 새로 생긴 걸 ..
2017.11.06 -
화암사 다녀오는 길
화암사 다녀오는 길[낭만파 농부] '요일 개념' 사라진 삶By 차남호 2017년 10월 23일 08:40 오전 화암사에 다녀오는 길이다. 시인 안도현이 ‘내 사랑’이라고 노래한 바로 그 절이다. 우리 집에서 북쪽으로 길을 잡아 자동차로 20분 남짓 걸리는 산 속에 자리하고 있다. 머리가 무겁거나 가슴이 ..
2017.11.06 -
나의 연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길게는 열흘이나 되는 ‘황금’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다. 듣자 하니 사상최대의 해외여행 인파로 국제공황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국내에 남은 이들은 시댁으로, 처가로, 눈여겨 뒀던 여행지로 느긋하게 돌았을 법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누리는 여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서비..
2017.10.10 -
가을걷이 시작, 멧돼지 욕할 게 아니다
[낭만파 농부]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By 차남호 2017년 09월 21일 04:58 오후 풍작을 예감하던 참이었다. 작황도 나쁘지 않고, 노릇노릇 나락 때깔도 좋아 “태풍만 잘 피해가면…” 그러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처참하다. 분토골 세 배미 여기저기가 쑥대밭으로 바뀌어 있었다. 질척한 논바닥에 ..
2017.09.23 -
아이 일
9월 15일 오후 10:01 · Jeollabuk-do 전라북도 완주 · 뭐, 자랑이랄 것도 없고요. 실은 좀 민망한데요... 예고(미술과) 다니는 둘째가 작품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그죠? 민망할 만 하죠? 써글 시키! 내가 굶겼냐?
2017.09.23 -
'마지막 방아'를 찧으며
요 며칠을 ‘하늘 쳐다보는 낙으로’ 살았다. 코발트빛 새파란 바탕에 조각구름 또는 뭉게구름, 때로는 새털구름이 둥둥 떠 있는 풍경은 사람의 심성 깊숙한 곳에 숨은 감탄본능을 일깨우고도 남는다. 마침내 가을이 온 것이다. 결코 식을 것 같지 않던 초유의 무더위도 시나브로 물러갔..
2017.09.04 -
조동진
8월 29일 오전 12:22 · Jeollabuk-do 전라북도 완주 · 좋은데... 내색을 못하던, 아니 그 감정을 애써 지워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초반, 모든 것이 짓눌려 있던 그 따위 '싸구려 감상'은 사치였던 시절. 조동진은 그래서 내겐 '안타까움'이었지. '연병장 옆 길섶에 핀 제비꽃을 보면서 네..
2017.09.04 -
찜통더위 속의 빗줄기
[낭만파 농부] 막걸리·김치전 번개By 차남호 2017년 08월 18일 10:48 오전 오후 햇볕이 기분 좋게 내리쬐고 있다. 사흘 만인가, 나흘 만인가. 내리 사나흘 종일토록 비가 왔더랬다. 햇볕이 이리 반갑다니… 한 달 남짓 이어지던 찜통더위에 지구온난화를 심각히 성토하던 게 바로 한주 전인데 ..
2017.08.22 -
아, 에어컨...
논둑치기 작업이 늘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날씨 탓이 가장 컸다. 가히 ‘미쳤다’고 해야 할 날씨,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날이 무려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난생 처음 꼴이지 싶다. 논둑치기와 거의 겹치는 기간이다. 오전 9시만 넘어도 숨이 턱턱 막히고, ..
2017.08.07 -
미친 날씨
8월 5일 오후 8:03 · 한낮, 땡볓과 구름... 이제, 날씨는 포기해야 하나? 이번 생애도?
2017.08.07 -
밤 피서
8월 3일 오후 9:24 · 전라북도 전주 · * 카스맥주에서 협찬해준 거 아님. 오늘도 에어컨 없는 하루~ 뭐, 그럭저럭 견딜만 하네. 가로등을 조명 삼아, 외등을 스탠드 삼아 방 밖으로만 나와도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 지금 열대얀가? 아니겠지? 아무튼 그리 덥지는 않다. 기름 태워서 멀리까..
2017.08.07 -
찜통더위
8월 2일 오후 3:32 · 전라북도 전주 · 난리가 났다. 날씨가 날씨가 아니다. 풀벌레 소리, 새 소리가 들리든 말든 너도나도 집에서 도망쳐 물가로, 물가로... 하지만 난, 에어컨 없는 집에서 걍 버텨 볼란다.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면서...^^;
2017.08.07 -
<수인>
7월 27일 오후 10:34 · 전라북도 완주 · 한때 '미시사' 열풍이 불었더랬다. 개인사도 미시사의 일종이겠지. 넌픽션이다 보니 소설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내심 당황스러웠다. 소쩍새 우는 소리 들리는 밤, 11시가 가까워도 체감온도 32도를 찍는 이 열대야에 책을 덮었는데... '감옥'과 ..
2017.08.07 -
전반기 농사와 백중놀이
[낭만파 농부의 시골살이] 7월 농촌 By 차남호 2017년 07월 19일 03:16 오후 7월 중순, 들녘은 검푸르다. 개중에서도 모를 낸 지 달포를 훌쩍 넘긴 논배미. 한 줄기 바람이 불 때마다 파도가 넘실댄다. 길손들 눈에는 뚜렷이 보였을 그 풍경, 정작 농부는 뒤늦게야 깨닫는다. 내내 논바닥을 기느라..
2017.07.19 -
김매기, 그 '황홀경'만 빼고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대신 김매기 고된 노동에 구슬땀이 알알이 맺히는 시절. 논배미마다 논풀은 쑥쑥 올라오고, 그것을 바라보는 농부는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간밤에 제법 비가 내려 논배미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오는 길. 좀 심란하다. 장마가 시작돼 해갈이 되는..
2017.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