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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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깎았다!!
터럭을 깎았으니 풀도 깎으라고? 실제 그리 되었지만 우연의 일치일 뿐! 지난 나흘에 걸쳐 논둑이란 논둑의 풀을 모두 깎았다. 논둑을 왜 깎는 것인지, 나는 아직도 정확히 모른다. 일단, 남들이 깎으니까... 더러 안 깎으면 뭐라 하는 어른신도 있다. 다른 일로 바쁘면 굳이 깎을 엄두를 안..
2015.07.10 -
새로운 발견
벼농사는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보통 혼자서 작업한다. 볍씨파종이나 못자리 조성은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모내기는 그나마 둘이서 작업하지만 그밖에 뜬모나, 김매기 따위는 혼자다. 어제와 오늘 덧거름을 냈다. 물론 혼자서다. 관행농에서는 보통 화학비료를 뿌린다. 유기농의 경우..
2015.07.03 -
백만년만에...
비오는 날에도 할 수 있는 농사일이 있지만, 뜬모, 피사리 끝내고 나니 비내린 오늘은 딱히 할 일이 없는지라~ 제멋대로 자라 헝크러졌던 터럭들을 다듬었다. 아마 석 달 만이지 싶다. 그럼 이젠, '농번기 스타일'에서 '농한기(?) 스타일'로?~ㅋ(2015. 6. 30)
2015.07.03 -
'꿈같은 일'
이게 꿈이냐? 생시냐? 어제 오후 2시간, 오늘 오전 2시간, 오늘 오후 2시간. 모두 6시간의 노동으로 올해 피사리 끝!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지난해를 생각하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호기롭게 시작한 피사리가 한 달 반, 45일 넘게 이어졌더랬다. 그것도, 끝낸 것이 아니라 더는 어찌..
2015.07.03 -
'뜬모'를 아시나요?
보식(補植)이라고도 하고, 쉽게 말해 모를 때우는 일이다. 이앙기로 모를 내고 나면 제대로 심겨지지 않아 떠오르거나, 모판에 문제가 있어 빈 칸(결주)이 생기는데 그걸 땜질하는 것. 오늘 저물녘에 그 모 때우기가 다 끝났다. 50마지기 때우는데 열흘 남짓 걸렸다. 사실, 열흘 씩이나 모를 ..
2015.06.27 -
모내기를 마치며
애타게 기다리던 비가 내리고 있다. 오락가락 이긴 하지만 이따금 주룩주룩 시원하게 쏟아 부으니 체증이 확 뚫리는 기분이다. 타는 가뭄 속에서 모내기를 마친 게 바로 어제다. ‘000년 만의 가뭄’ 같은 뉴스는 듣지 못했지만 느낌으로는 지난해보다 더 심하다. 오죽했으면, 모터펌프로 ..
2015.06.16 -
모내기 엔딩(2015. 6. 13) 201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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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철없이 믿어버린 당신의 그 입술. 떨어지는 앵두는 아니겠지요~" 대중가요 노랫말에서 앵두가 고생이 많다. "앵두를 주랴, 포도를 주랴~" 판소리에서는 '단역'으로 출연하고... 뜬금없이 왠 앵두냐고? 오늘 모판 나르기의 대미는 그 놈이 장식했거..
2015.06.16 -
'버라이어티 쇼'
'모내기 전투' 첫날... 역시 빡센 하루. 올해 처음 짓는 논, 모판 접근로 답사 갔다가 그만... 트럭이 길가 진창에 빠져버렸다...못말리는 기계치~ㅠ.ㅜ 저 만치 있는 트럭을 불러다가 겨우 빠져나왔고. 써레질이 잘 안 돼 여기저기 불쑥 솟아있는 논바닥. 이런 데는 물에 잠기지 않아 우렁이..
2015.06.16 -
망중한
그래, '망중한(忙中閑)'이라는 말이 있었구나.은천계곡에서 벼농사모임 들놀이.여름휴가 시즌이 아니니 할랑해서 좋구나.내일부터는 빡시게 '모내기 전투' (2015. 6. 7)
2015.06.16 -
어떤 손 모내기
우리 둘째가 2년전에 졸업한 초등학교. 해마다 단오절 즈음에 잔치 한마당을 연다. 농촌학교 답게, '행사의 꽃'은 손모내기 체험. 이젠 이 학교 학부모도 아니게 되었지만 나 또한 함께 한다. 지금은 많이 바랬지만 애초 '고장의 잔치'로 시작됐고, 무엇보다 내가 짓는 논에서 모내기 체험을..
2015.05.30 -
'베일' 벗은 못자리 2015
못자리를 앉힌 게 지난 9일. 보름 만인 오늘 모판을 덮어씌웠던 부직포를 벗겼다. 부직포는 밤시간의 보온을 위한 것. 여느해보다 기온이 높아 되레 웃자랄까 걱정되는 판이라 서둘러 걷어냈다. 모내기까지 상온에 적응도 해야하고... 이 작업도 무턱대고 하는 게 아니라 저녁시간에 해야 ..
2015.05.29 -
석탄일 연휴가 끝나가는 저녁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니 그런 것도 같고. 나이를 들수록 술을 이기는 힘을 주는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하다.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겠지. 술자리에 끝까지 살아남기야 하겠지만 그 다음이 문젠게지. 이런 분수를 모른 채, 석탄일 연휴 이틀을 내리 통음했더랬다. 동네 젊은 벗들과 새벽 4..
2015.05.26 -
'카메라 고발'
요즘 예초기를 돌려 논두렁 풀을 깎고 있다. 사실, 유기농의 관점에서 보면 풀은해충의 천적인 '익충'들의 거처로서 굳이 베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전통적이 '농심'은 제멋대로 풀이 우거진 논두렁을 두고 못본다. '게으르다'고 욕 얻어먹기 딱이다. 실용적으로 보더라도 풀이 우거지면 ..
2015.05.25 -
"나는 노가다!"
'노가'가 아니라 '노가다'로 읽으시라. 요즘 농작업은 거의 '토목공사' 수준이다. 예초기로 풀 베는 거야 그렇다치고, 도랑 준설작업에 무너진 논두렁 쌓기는 실상 토목공사에 가깝다. 포크레인 같은 중장비가 아니라 달랑 삽 한 자루 들고 일을 치르려니 낡은 몸뚱이가 고생이 많다. 그거 ..
2015.05.24 -
물을 찾아서
'불'이 아니라 '물' 맞다. 쟝 자크 아노 아니다. 못자리를 만든 것은 '모내기'를 위한 준비작업이다. '모농사가 반농사'라는 말처럼 모 관리가 중요하지만, 모만 잘 관리하면 뭐혀~ 모를 심을 수 있게 논배미를 만들어놔야지. 모내기를 위한 논배미 준비공정은 논갈이>로터리>써레질. 지..
2015.05.19 -
첫인사
간밤 바람이 몹시 부는가싶더니 못자리 덮은 부직포가 벗겨졌다는 전갈이 왔다. 흔히 있는 일이라, 이것저것 하던 일 끝내고 사부작대며 갔더랬다. 자투리를 이어덮은 이랑에 사달이 났다. 뭐, 심각한 일은 아니고. 다시 덮어주려다 보았다, 새싹. 그새 앙증맞게 삐죽 고개를 내밀지 않았..
2015.05.16 -
못자리 뒷정리
어제 못자리 만든데 이어 오늘은 뒷정리 작업.널브러진 이런저런 물건들 갈무리하고,물 흠씬 집어넣은 못자리를 살펴보니 한쪽 구석이 불쑥 솟아 모판에 물이 닿지 않는 사태가... 3~4미터 구간, 모판 들어내고 바닥을 낮춘 다음 모판 재배열~! 내일부터 하루 한 번 '문안인사' 드리겠습니..
2015.05.16 -
못자리 만들기 또는 '동네잔치'
못자리를 만들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제 볍씨를 넣은 포트모판을 못자리에 옮겨 쌓은 것. 단위시간 당 들어가는 노동력이 연중 최고인 작업이다. 지난해에는 '농활여행'을 떠나온 서울 벗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올해는 '벼농사모임' 차원의 작업이 되었다. 오늘도 아침 7시부터 ..
2015.05.10 -
볍씨 파종
산더미처럼 쌓였던 포트모판. 빨간 파종기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면 4백개 홈마다 볍씨 서너알을 품는다. 그렇게 1천2백70판... 신동진 1,150판, 동진찰벼 120판 온종일 종종걸음 하며 단순반복노동. 다리가 후달리고, 입에선 단내가... 그렇게 긴 하루가 흘렀다. '출정전야'의 가벼운 흥분은 깨..
2015.05.07 -
허전한 마음
'친환경 볍씨 받아가라'는 문자가 왔길래 농협 육묘장으로 달려갔더니 이 난데없는 풍경은 대체 뭬야? 설명을 듣고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동온탕 소독기>로 볍씨를 소독하는 장면인데, 말하자면 농협+작목반에서 아예 소독한 볍씨를 공급한다는 얘기. 열탕소독에 어려움을 ..
2015.04.30 -
그새 많이 컸군~^^;
장수에 있는 하늘소마을이다. 어쩌다보니 뻔질나게 오가는 동네가 됐다. 그런데 오늘은 놀러온 게 아니고 일이 있어서다. ... 볍씨파종 작업 '기술지도'하러... 푸핫! 이 동네는 올해 처음 '포트모'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내가 지난 3년 동안 해왔던 바로 그 방식이다. 파종작업이야 기계가 ..
2015.04.18 -
세월호 참사 1주기 고산집회 201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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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아 2015
'마지막 방아'를 찧었다. 시원섭섭 하다고 해야 하나? 찧어놓은 쌀이 동나면 다시 찧는 거야 당연하다만, 벼농사가 시작되기 직전이니 타이밍이 절묘하달까... 오늘은 방앗간 얘기 좀. ... 정식 이름은 '화산미곡처리장'. 방아는 물론 건조,수매,판매까지 한다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래봬도 ..
2015.04.18 -
마지막(?) 농사수업
올해 벼농사, '마음의 준비' 끝? 벼농사 '공부'로는 사실상 마직막 모임. 어제 저녁 읍내 카페에서 열렸다. <서쪽숲에 네발요정이 내린 커피>라는 긴 이름을 단 곳.... 어떤 사람은 '네발요물'이라고도 부른다마는...^^ 때마침 무위당 장일순 선생 작품전을 개막하는 날이기도. 저마다 올..
2015.04.18 -
'마지막 쌀'... 가을에 또 봐요~^^
2014년산 나락, '마지막 방아'를 찧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쌀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찍 동이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끝까지 쌀독을 채워드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제 며칠 뒤면 벼농사가 시작됩니다. 올해로 4년째, 흔들리거나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뛰어들렵니다. 이게..
2015.04.14 -
안개비
지난 며칠 동안 황사(미세먼지)로 뿌옇더니만 오늘은 종일 안개비. 그 바람에 들녘은 더 자욱해졌고,... 풍경은 한 폭 동양화가 되려다 만 느낌.
2015.04.02 -
뒤꼍의 OOO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OOO,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설핏 나섰다가 활짝 핀 OOO을 만났다. 며 칠 전만 해도 매마른 가지였는데...
2015.04.02 -
<영상실록 벼농사>
오늘 벼농사모임에서 발표한 주제다. 반 년에 걸친 벼농사 과정을 사진으로 꾸몄다. 그러니 그 내용이야 뻔할 뻔자. ... 그런데 말이다... 어제부터 이틀 동안 지난 3년의 순간순간을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하는 마음이 그리 간단치가 않더라. 게다가 오늘 저녁, 그 심정을 육성..
2015.03.25 -
홍어가 뭐길래...
일요일 저녁, 때 아닌 잔치가 벌어졌다. 한 동네 송근 씨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후욱!... 코끝이 찡하고, 눈꼬리가 싸하다. 이거, 단단히 재미를 붙인게야. 삼례시장 어물전에서 큰 거 한 마리 사다가 항아리에 볏짚 깔고 그 위에 얹은 다음 다시 사방으로 볏짚 감싸서 삭힌지 보름..
201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