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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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모내기 중
지난 4일부터 모를 내고 있다. 지방선거가 있던 날인데, 경황이 없었다. 겨우, 점심을 먹은 뒤 짬을 내 투표를 했다. 찍을 곳도 많지 않았지만, 그 중 한 명이 당선됐다. ... 찍은 사람이 당선된 거... 참 희귀한 경험이다. 아무튼! 연 이틀 정신 없이 모를 심다 보니 이튿날에는 선거결과도 보..
2014.06.13 -
기계와 새들의 공생
모내기를 앞두고 로터리(써레질)가 한창이다. 트렉터가 논을 갈 때는 백로, 왜가리 같은 큰 새는 물론이요, 때로는 때까치 같은 새들이 몰려든다. ... 아마도... 논을 갈면 바깥으로 드러나는 미꾸라지, 드렁허리, 우렁... 등속을 잡아 먹으려고 달려드는 것일게다. 아무튼! 트랙터를 모는 저..
2014.06.13 -
시골 세월호 집회 풍경(3)
농사일정이 바빠 하루가 지나서야 올린다.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세번째 집회가 고산읍내 미소시장 광장에서 열렸다. 한낮엔 지글지글 날씨가 뜨거웠는데,... 해가 저물어가니 날씨도 선선한다. 몇 사람이 발언을 하는 사이 날도 어둑어둑 하나 둘, 촛불이 켜졌다. 촛불집회... 땡볕 아래..
2014.06.13 -
시골 세월호집회 풍경(2)
고산읍내 미소시장에서 열린 두번째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집회. 지난주보다 참가자가 두 배 가까이 늘어 7~80명을 헤아렸다. 특히, 고산성당 학생들이 단체로 참가했다. 저녁시간으로 옮기니 바람도 선선하고 분위기도 잡혔다. ... 특별한 형식 없이 참가자 발언으로 진행. 느닷없이 '자유..
2014.06.13 -
베일 벗은 못자리
오늘 아침 못자리 부직포를 걷었다. 모내기까지는 이제 열흘 남짓. 앞으로는 보온 덮개 없이 상온에 적응해야 한다. 못자리를 만든 뒤 처음으로 전모를 마주한 날.... 그럭저럭 고르게 자랐다. 애벌갈이를 하다가 구경나온 이장님도 "모 잘 됐네~!" 추임새. 허나 '샌나락'이라고... 중뿔나게 ..
2014.06.13 -
[2014년] 유기농 햇양파 예약주문 받아요~
한 해 가까운 수고가 영글었네요. 오는 6월초 생태농사공동체<온새미로>의 정성이 담긴 양파를 캔답니다. 지난 9월초에 모를 부었으니 아홉 달을 꽉 채우고 햇빛을 보게 되는 셈이죠. 포트 대신 맨땅에서 모를 길렀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일절 주지 않았습니다. 덧거름으로 축분발..
2014.05.26 -
수확 앞둔 양파밭
이른 아침 양파밭에 나갔더니 모조리 누워 있다. 온통 청록색이던 줄기엔 조금씩 누런 반점이 늘어간다. 드디어 캘 때가 다가왔다는 표시. 가늠해 본 수확시기는 6월 초. 한 일주일 남짓 이 놈들은 더욱 실하게 익어갈 게다. 그 동안 이만큼 자라느라 애썼다. 고맙다, 양파들아!
2014.05.26 -
통학로 만든 건 좋다만
쉬엄쉬엄 하라는 뜻인가. 도랑치고 나서 점심 먹고 한 숨 자고 났더니 비가 내리고 있다. 땡볕 아래 무리하다가 탈이 나는 것보다 낫겠지... 핑계 김에 느긋한 오후. 우두커니 창밖을 내다보다 눈에 들어온 것. 얼마전 집 앞 도로에 새 시설물이 생겼다. ... 콘크리트로 단장한 인도와 한 쌍..
2014.05.25 -
도랑 치고... 가재는 없지만
또 하나 도랑을 파냈다. 이번에는 샘골, 오이처럼 길쭉한 논에서다. 조금 전 일을 끝냈다. 어제 아침부터 시작했으니 하루 반 걸린 셈인가? 이 논은 농수로에서 빠져나온 물이 흐르는 좁은 도랑을 끼고 있는데 두 해 넘게 파내지 않아 메워졌다. 이 때문에 물창이 나 가을까지 수렁 상태를 ..
2014.05.25 -
'클레멘타인 아빠'로 하루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다들 기억할 게다, 미국 민요 '클레멘타인' 가사. 그리고 그게 좀 황당한 번안이라는 것도 왠만큼 알려져 있다. 원곡의 가..
2014.05.21 -
시골서 열린 세월호 참사 항의집회
시골, 면 소재지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역시 시골은 시골인지라 마흔 명 남짓이 모였다. 서 넛을 빼고는 참가자 면면을 다 아는 집회, 참가자 1/3이 발언에 나선 집회는 처음이지 싶다. 그만큼 공감도, 울림도 크다. 땡볕 아래서 두 시간 남짓 "진상규명!" "박..
2014.05.17 -
양파랑 고추랑
어제와 오늘, 농사 동선이 좀 복잡하다. 이른 아침엔 양파밭 풀매기, 아침나절엔 고추밭 말뚝 박기, 오후엔 논두렁 손보고 물길 만들기. 정신 없이 하루가 간다. 모내기를 앞두고 논 만드느라 겨를이 없는 판에 밭농사라니 어째 껄쩍지근하다. 그래도 온새미로 공동체에서 함께 하기로 했..
2014.05.15 -
"나는 농부다!"
"나는 농사꾼이다!" 벼농사가 3년 째로 접어드니 농사의 맥을 짚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큰 사달'이 농사를 밀고 간다"고도 얘기했지만, 지난 이태 쌓인 경험이 만만치 않은 것이겠지. 지난해까지만 해도 못자리를 둘러보는 건 말 그대로 자전거 안장에 앉은 채로 '휘~ 둘러' 보는 게 고작..
2014.05.12 -
'큰 사달'이 농사를 밀고 간다
'학습효과'라는 게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경험의 세계를 뜻한다면 농사야말로 거기에 딱 들어맞는 분야다. 설익은 판단일 수도 있지만 농사를 이태 지어보니 그렇더라는 얘기다. 한 번 호되게 당해야 그 다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는 원리라고 할까. 첫해는 아는 게 없으니 동네 어르신이..
2014.05.05 -
못자리 하던 날
좀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뻐근한 몸뚱이에 어제의 고단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참말로 기~인 하루였다. 못자리 하는 날. "모 농사가 반 농사다"고 했거늘 못자리 만들기는 그 고갱이라 할 만하다. 간밤, 1시까지 질펀한 술판을 벌였다. 서울서 '농활여행'을 온 벗들과 더불어. 그래..
2014.05.04 -
고추농사, 올해는 '자연농법'으로
꼭두새벽부터 한 나절을 광수 씨네 볍씨 모판작업 도와주고, 못자리판에 물길 내는 작업을 하는데 전화가 울린다. 주란 씨다. "왜 여태 안 오세요? 고추모 옮겨 심어야죠!" 누가 그걸 모르나...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니 그렇지.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 오후 2시를 훌쩍 지나 있다. 급히 차를 ..
2014.05.02 -
볍씨 넣는 날
조금 전 일을 끝내고 돌아왔다. 사방은 깜깜, 어둠에 잠긴 시간. 긴 하루였다. 이리 고단한 노동을 해 본 것이 대체 얼마만인가...... 온종일 볍씨를 넣었다. 기계로 모를 내기 전에는 못자리 바닥에 곧장 볍씨를 뿌렸다. 써레질을 한 뒤 이랑을 매끈하게 밀어 그 위에 촘촘이... 이앙기가 도..
2014.04.30 -
[볍씨 담그기] 다시 벼농사는 시작되고
마침내 올해 벼농사가 시작됐다. 그제(22일) 저녁, 느닷없이 친환경벼작목반 회의가 소집됐다. 잠정집계된 우리집 올해 벼농사 면적은 42마지기(8,400평). 샘골에서 3마지기가 늘었고, 광수 씨가 넘겨준 게 6마지기. 이날 통하하던 병철 씨가 느닷없이 자기 논 9마지기를 맡으란다. 마을 앞에 ..
2014.04.24 -
고추모와 진딧물
한 주일 만에 대하는 고추모. 싱싱하고 풋풋한 것들을 보고 있자니 주책없게도 눈시울이 또 시큰거린다. 쭈그리고 앉아 가만히 들여다보니... 우듬지 연한 순에 진딧물이 꼬여 있다. 농약 한 번이면 깔끔해지겠지만, 그런 얘길랑 벙긋도 않은 손들이 바삐 움직인다. 손끝에서 진딧물의 '수..
2014.04.24 -
양파밭
조팝꽃 흐드러진 산기슭에 양파밭이 있다. 야트막한 산이라 가파르지는 않지만 많이 구부러진 비탈밭. 요즘 양파잎은 짙은 청록색을 띠고 있다.... 그 옆에 마늘밭이라도 있으면 짙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눈맛이 시원하다. 바야흐로 '폭풍성장'의 계절. 땅 속에는 다마네기? 아직은 아니..
2014.04.15 -
밭농사 준비
월요일 아침. 쌀쌀한 줄 알고 두터운 겉옷을 입고 나섰다가 따사로운 봄볕을 만났다. 잠깐 몸을 움직였더니만 땀이 흐른다.... 고추모는 여전히 튼실하게 크고 있고, 양파도 그새 부쩍 자랐다. 이젠 알뿌리가 단단하게 자랄 일만 남은 건가? 그나저나 양파밭 옆자리는 묵은 풀이 우거져 있..
2014.04.08 -
늙은 아들과 어미의 '콜라보'
내일 모레면 팔순인 어머니는 여적 오십줄에 들어선 맏아들네 밑반찬을 챙긴다. 김장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시절따라 철따라 풋김치, 무침, 나물...... 서울 살 때는 명절과 생신, 많아야 서너 차례였다. 시골, 그것도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내려와 살다보니 무시로 불러대신다. 어제 전갈..
2014.04.08 -
고추모 온상에서
온종일 꽃 속에 파묻혔다 돌아오니 덤덤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꽃도 꽃이지만, 풋것들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여느해보다 일찍 찾아온 따듯한 햇볕, 부드러운 바람이 빠르게... 들녘을 푸른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한 주일만에 만난 고추모~ 그새 부쩍 자랐다. 비닐 온상을 벗어나..
2014.04.08 -
동네 '청년' 모임
이렇게 모이긴 처음이지 싶다. 이 마을 젊은층 남정네들이 거의 다 모였다. 다 해서 스무명 가깝다. 나를 빼고는 다 40대다. 토박이는 하나도 없고, 다 '이주민'이다. 농사짓는(귀농) 사람은 나를 포함해 셋 뿐이고, 그밖엔 다 전주, 익산, 봉동, 먼 도시에 직장이 있다. 그래도 동네 어르신들..
2014.03.31 -
빗속의 유기농 장터
'온새미로' 장터는 비가 와도 문을 연다. 1층 한켠을 '토방'처럼 비워 둔 미소식당 건물구조 덕이다. 천막 같은 비가리개를 씌울 필요도 없이 그 안으로 쓸쩍 들어가 좌판을 펼치면 된다. ... 얼핏 봐도 저번보다 푸성귀가 훨씬 늘었다. 들녘에서 스스로 움튼 냉이,달래,머위,돋나물,땅두릅....
2014.03.30 -
업보(業報)
농사로 먹고사는 놈이 이런 짓도 한다. 청소년 아르바이트 권리찾기 캠페인! '전북 청소년노동인권 네트워크' 회원으로 함께 했다. 바깥 기온이 27도까지 오른 초여름 날씨에... 전주공고 정문 앞에 도착하니 먼저 와 있던 이들이 탄성을 내지른다. "와~ 멀리 고산에서 오셨네! 농사철인데 ..
2014.03.28 -
마지막(?) 방아찧기
방아를 찧었다. 쌀 방아. 하도 많이 찧어서 이번이 몇 번 째인지... 기억 안난다. 저번부터는 동네 방앗간 대신 후배가 취직해 일하는 화산면 방앗간에서 찧는다. ... 성능 좋은 '색채선별기'를 갖춰서인지 현미가 깔끔하게 나왔다. 헌데, 일반에 공급하는 쌀 방아는 오늘이 마지막이지 싶다..
2014.03.28 -
나무 심는 사람들
고추밭 풀매고 돌아와 점심을 먹고 났더니 갑자기 오후 일정이 사라져 버렸다. 그럼 뭘하지? 아침나절에 고추밭 나서며 마추쳤던 운영 씨.... 요즘 7천평 뒷산에 홀로 나무를 심고 있는... 귀농하고 얼마 안 돼 사들인 산인데, 소나무, 밤나무, 벗나무 따위 '잡목'이 우거졌더랬다. 그 한 복..
2014.03.28 -
모두모두 자란다, 시시때때 자란다
한 주만에 다시 고추밭 풀매고, 물주고 왔다. 날씨가 푹해서 풀이 금방금방 올라온다. 쑥쑥 자라는 건 풀만이 아니다. 지난번에 "풍신나게 생겼다"고 흉을 봤더니만... 듣기 거북했던지 보란듯이 몸집을 키운 게야. 다들 "이제사 고추모 같다"고 한 마디~ 그 칭찬 발 받아 무럭무럭 자라주렴..
2014.03.28 -
마침내 그 매화는 벙그러지고
꽃샘추위에 잔뜩 웅크러들었던 봉오리가 풀린다. 섬진강 건너 아랫녘 어디 쯤 지나고 있을 개화선엔 홍매 청매 다투어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있다더라만 이제사 드문드문 꽃술 내비치는 몇 송이.... 화무십일홍이니 만개보다 반개던가? 그리하여 더욱 조바심치게 하는... 아무리 노래 불러..
201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