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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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비
벌써 몇 날 째? 햇빛 구경한 게 언제더라? 헤아리다 지쳤다. 뉘라도 달갑잖은 비가 속절없이... 시방도 내리고 있다. 발이 묶여 애가 타느냐? 그 뿐이라면 차라리 노래를 부르겠다. 빗소리 안주 삼아 쓴 잔 기울이며... 허~ 마음이 졸려 한숨이 샛되다. 반쯤 열린 창문으로 시린 바람, 부서진 ..
2014.08.31 -
피사리 '시즌 2'
다시 피사리 모드로 들어갔다. 오늘로 사흘째. 잘 모르는 이들은 뭔일인가 싶겠지만, 지금 하는 피사리는 뽑지 않고 베어낸다. 보통 낫보다 날과 자루가 짧은 '버들낫'으로... 피포기 밑둥을 잘라내는 거다. 이젠 뽑아내려도 뿌리를 깊이 내려 역부족인 탓이다. 사실... 지금 하는 피사리는 ..
2014.08.18 -
'필드 하키' 게임 오버!
오늘, 논두렁 풀베기를 끝냈다. 마흔 닷 마지기 하는 데 일주일 걸렸다. 2행정 휘발유 엔진으로 돌아가는 예초기로 하는 작업이다. 예초기를 등에 짊어지고, ... 칼날이 달린 알미늄 작업봉을 좌우로 휘젓는다. 문제는 칼날의 회전운동을 전달하는 작업봉의 진동. 회전하는 칼날의 무게와 ..
2014.08.18 -
"넌 누구냐?"
저기, 한 송이 철없는 꽃 피었네~ 아직은 복더위가 한창인 8월초. 나락으로 봐서도 지금은 이삭을 배는 '수잉기'. 아직도 세월은 창창하게 남았건만... 무에 그리 궁금하여 서둘러 고개를 내밀었는고? -8월 8일 오후, 논두렁 풀을 베다가
2014.08.18 -
비가 주룩주룩
새벽부터 시작했을 비가 슬카장 내리고 있다. 익숙히 봐왔던 스콜(게릴라성 소나기)이 아닌 여름비가 수굿하고, 줄기차게 내린다. 주룩주룩~ 그 바람에 발이 묶였다. ... 벌써 오후 두 시가 가까운데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리 오래도록 끊이지 않는 비는 올 들어 처음이지 싶다. 모..
2014.08.18 -
김매기 한 달 째
다시 샘골로 돌아왔다. 올해 김매기는 한 달 전, 샘골에서 '느긋하게' 시작됐다. '최고 난코스'로 예상되던 두 마지기 배미를 이틀 만에 끝내면서 순조로울 듯 했는데, 사나흘 뒤 논배미를 온통 뒤덮은 물달개비를 만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차례차례 해나갈 상황이 아니었다. '급한 불'부..
2014.07.28 -
시골 세월호집회 풍경(7월)
여덟번 째(7월5일) 오늘도 바람이 선들선들~! 아홉번째(7월12일) 빗낱이 떨어져도 시골 세월호 집회는 이어진다~^^ 열번째(7월19일) 어둑어둑 저물어가는 시간. 날짜가 되고, 시간이 되었으니 꾸여꾸역 모여든다. 오늘은 초청가수(?)도 불렀다. 지금은 <오래된 미래> 저자인 호지 여사 관..
2014.07.28 -
고맙네! 친구들^^
예고했던 대로 그들이 왔다. 제초기가 훑고 간 '길'을 따라서 벼포기 사이에 남아 있는 올챙이고랭이를 뽑아내느라 애썼다. 민물매운탕 점심, 만경강 물놀이는 보너스~!
2014.07.28 -
'올챙이고랭이' 전성시대
오늘 아침, 안밤실 포강 아랫 논 두 벌 매기 끝냈다. 나흘 만이다. 애벌도, 두벌도 모두 예초기를 이용한 기계 제초. 이 논배미엔 올챙이고랭이가 빽빽히 올라왔다. 그 기세에 눌려 벼포기는 아직도 '난쟁이'요, 누렇게 떠 있다. ... 어떤 방송을 보니 올챙이고랭이를 '수퍼잡초'라고 부르던..
2014.07.28 -
자귀나무 꽃은 피고 지고...
자귀꽃 필 무렵, 안밤실 포강 아랫 논 애벌매기를 했더랬다. 그리고... 보름이 지난 오늘, 두 벌 매러 갔다. 애벌 맬 때는 자귀나무가 막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아, 세월은 참말로 무심하구나.... 어느새 열매, 꼬투리가 달렸다. 논배미엔, 자귀나무야 꽃이 피든, 꽃이 지든, 열매가 달리든...
2014.07.28 -
산 넘어 산!
저녁에 있는 인문학 수업 준비하느라 오늘은 김매기를 쉬고 있다. 김매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스무날이 흘렀다. 예상대로면 이젠 끝이 보일 때도 되었건만...... 아직 반도 못 끝낸 채, 진척도는 굼벵이 걸름이다. 논풀의 기세는 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샘골을 체 끝내기도 못했는데, ..
2014.07.28 -
그 많던 물달개비는...
거의 백만년 만에 이발을 했다. 새벽부터 엄니가 호출을 해서 일 도와 드리고나니 해가 중천이라... 그런데 오늘 따라 기온이 섭씨 33도! 논에 나갈 엄두를 못 내고, 핑계 김에 치렁치렁한 머리나 짤라야 겠다...... "깔끔하게 커트해 드리면 되죠?" "예, 시원하게 쳐주세요!" 미용실 원장과 주..
2014.07.28 -
'인간의 한계'를 생각한다
새벽부터 비가 오락가락. 비를 무릅쓰고 논배미로 나가야 하는 사정을 백로는 알까? '전차부대' '기계화부대'의 '포격'이 있었지만 결국 최종 정리는 맨손부대의 몫이다. ... 물달개비의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지만 용케 기계날을 피한 놈들은 멀쩡하게 살아 있다. 날렵하게(?) 손을 놀려 ..
2014.07.28 -
제초기계로 밀고, 우렁아 부탁한다!
생각지 못했던 물달개비의 습격으로 김매기가 주춤했고, 곧바로 대응에 나서 응급조치. 일단, 급히 우렁이 40Kg을 주문해두었다. 고심 끝에 유달리 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중경제초기를 써보기로 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빌렸다. 제초바퀴가 다섯 개 달린 놈이다. 그러니까, 6조 이앙기에 ..
2014.07.28 -
'복병'을 만났다
'김매기 전투' 시작한 지 오늘로 이래째. "서전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고 썼더랬는데... 역시 '입방정'이었나, 아직도 샘골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 추세라면 지금쯤 열 닷 마지기는 끝냈어야 하는데... 아직도 고작 일곱 마지기 남짓... 지금은 '피사리'가 문제가 아니다. 처음엔 '올방개'가..
2014.07.28 -
고추밭 풀베기
오랜만에 고추밭에 나갔더니 풀밭으로 변해 있다. 제법 키 큰 놈만 까치발로 우듬지를 빼꼼히 내 보일 뿐 작은 놈들은 아예 풀숲에 묻혀 있다. 낫으로 처지하기엔 너무 빽빽하니 ... 하는 수 없이 예초기를 동원했다. 삐끗하면 고추대를 부러뜨리게 되니 조심조심 고랑 한 가운데를 훑어 ..
2014.07.09 -
마침내 '전선'에 서다
내 본시 평화를 사랑하는지라 '군사용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해마다 김매기 철이 되면 갑자기 전투적으로 돌변한다. 그러니 평화애호적 페친들께서는 너무 타박하지 마시란 얘기부터 깔아두고... 옛부터 벼농사에서 가장 고된 일로 첫 손에 꼽는 것이 바로 김매기다. ... 뙤약볕 아래..
2014.06.27 -
시골 세월호 집회(4)
지난주에는 양파를 갈무리하느라 참가하지 못했고... 오늘이 다섯번 짼가? 참가자가 확 줄었다. 대열을 짓지 못하고 둥그렇게 앉아서 진행했다.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2014. 6. 21)
2014.06.26 -
웃거름 주기
6.21~23. 사흘 만에 웃거름을 주었다. 제대로 하려면 밑거름-덧거름-이삭거름 최소 세 차례. 하지만 밑거름은 주지 않았고, 이삭거름 줄 계획도 없으니 거름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비닐포대에 담겨 화학비료 같지만 유기질거름이다. 성분을 보면 <대장군>은 주로 깻묵(대두 ..
2014.06.26 -
모는 다 때웠고, 이제 더 센 놈이...
오늘 아침나절, 마을 앞 세 배미를 끝으로 모를 다 때웠다. 지난해는 보름 넘게 걸린 일을 올해는 사나흘 만에 가뿐히 끝냈다.... 모농사가 워낙 잘 돼 결주가 거의 없어서다. 이앙기가 잘 닿지 않는 구석과 논두렁으로 다니면서 좀 지나치다 싶은 곳 몇 군데 꽂아넣고 나면 땡! 하지만 싸움..
2014.06.18 -
양파 1차 택배
지난 주말 갈무리한 양파를 오늘 오후 택배로 보냈습니다. 많은 분이 주문을 내주셔서 물량이 꽤 되었고, 모를 때우는 와중에 발송준비를 하는 바람에...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 쯤 도착할 겁니다. 좋은 양파 맛있게 드시고요. 드셔보고 괜찮다 싶으면 주변에 소..
2014.06.18 -
양파 갈무리
어제는 하루 종일 양파를 갈무리했습니다. <온새미로> 회원들이 모두 나서서 양파망에 담고, 저울로 무게를 달아 옮겨 쌓고... 땡볕 아래서 해가 뉘엿뉘엿 할 때까지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 양파들은 지금, 통풍이 잘 되는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오늘부터 주문하신 양파를 찾아갈 ..
2014.06.18 -
자꾸만 멀어져가는 그대
어제와 오늘, 캐서 말리고 있는 양파를 다듬고 있다. 매달린 줄기를 하나하나 가위로 잘라내는 일이다. 무엇보다 손이 빨라야 하는데, 저 여인네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처음엔 같은 선에서 시작했는데, 얼마 뒤 보니 저만큼 앞서 있다. 조금 뒤 보면 거리는 더 멀어져 있고. 내가..
2014.06.18 -
우렁이의 사랑
맞다. '우묵배미의 사랑'이 아니라 분명 '우렁이'의 사랑이다. 뜬금없는 얘기가 아니라 모내기가 끝난 지금, 논에서는 우렁이들의 사랑이 한창이다. 우렁이는 자웅이체다. ... 때문에 이 놈들의 짝짓기는 대다수 동물의 그것처럼 '몸을 섞는' 방식이다. 짝짓기는 48시간 남짓 지속된다고 한..
2014.06.18 -
[2014년] "유기농양파 사려~!"
양파를 캐서 말리고 망자루에 담아 통풍이 잘 되는 헛간에 쌓아두었습니다. 주문만 하시면 바로 보내드립니다. 두 말 할 나위 없이 좋은 양파임을 자부합니다. 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닐 멀칭을 한 걸 빼고는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길렀습니다. 덧거름으로 축분발효퇴비를 한 차례 뿌..
2014.06.13 -
마침내 양파를 캐다
오늘 아침 양파를 모두 캤다. 어제 새벽부터 시작해 온새미로 식구들이 저마다 틈 나는대로 캐고, 또 캐기를 이틀, 만 하룻가 걸렸다. 4백평 밭에 불그죽죽한 양파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 '장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보름 전 몇 개를 캐 보았을 때보다 알이 더 굵어졌다. 이제 줄기를 잘라..
2014.06.13 -
모 때우기
모내기가 끝나면 그 다음은? 모를 때우는 일이 남아 있다. 모판에 비어 있는 포트가 있거나 써레질이 고르게 안 됐거나... 아잉기가 고장나거나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빈 틈이 생기는데(이를 '결주'라 하기도) 그 빈 틈에 모를 손으로 꽂는 일이 바로 모 때우기다. 첫번째 경우가 가장 흔..
2014.06.13 -
'자연농' 고추밭 풀 베기
비닐 멀칭 안 하고, 거름도 안 주고 옮겨 심었던 고추가 제법 컸다. 당연히 풀이 우거졌다. 고추모가 보이지 않을 만큼...... 오늘 아침 나절 그 우거진 풀을 베고 왔다. 뽑은 것이 아니라 낫으로 벴다. 베어낸 풀은 풀이 난 자리에 덮어둔다. 이른바 초생멀칭. 두 어 시간 베고 나니 끝났다. ..
2014.06.13 -
모내기 끝
오늘 아침나절에 남아 있던 여덟 마지기를 마저 심었다. 기계가 계속 잔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꼬박 한나절이 걸렸다. ... 아무튼 끝났다. 그 동안 이앙기를 몰아준 은종 씨와 점심을 함께 하며 노고를 위로했다. 물을 못대서, 트랙터가 고장나서 로터리(써레질)가 늦어지는 바람에 모내..
2014.06.13 -
밤꽃 피는 유월에
밤꽃 피는 유월에 밤실 마을에 왔다. 옛부터 밤나무가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일제강점기 한자식으로 지명을 바꾸면서 율곡(栗谷)이 되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에는 밤꽃이 만발. 마치 산허리에 콩고물을 뿌려놓은 듯하다. ... 밤꽃 구경 왔냐고? 나~참! 기다리는 이앙기가 시간..
201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