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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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헛물켰다만...
드디어 수확한다고 해서 막걸리에 두부, 김치 새참부터 챙겼다. 먼저, 월촌 근수 형님네 세 마지기 가뿐히 끝내고 용동 열 세 마지기로. 여기서는 창수 씨네 네 마지기부터. 그런데, 시작이 너무 늦었나보다. 제대로 마르지 않은 한 배미 터는 데만 한 시간. 창수 씨네 논 끝내고 나니 해가 ..
2015.10.16 -
벼이삭; 여정 0908~1013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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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을날
언제 빗발이 내리쳤냐는 듯 쨍~! 눈부신 아침 햇발. 뚝방길 수풀을 베어 찻길 만드는 동안에도 벼이삭은 익어간다. 노랗던 나락은 누렇게, 짙푸르던 볏잎은 흐릿하게 빛이 바랬다. 이제 그만 거둬들이라는 신호. 인간사야 어찌 됐든 알 바 아닌 멧돼지. 지렁이 좀 잡아먹겠다고 논두렁을 저..
2015.10.14 -
궂은 날, 뚝방길 수풀을 베다
며칠 뒤면 나락 거둬들여야 하는데 뭔 놈의 비가 이리 구질구질하게 내리는 지. 아침나절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뚝방길 우거진 수풀 베러나갔다가 느닷없는 빗발에 쫓겨 들어왔다. 뚝방길은 왜? 콤바인으로 수확한 나락을 건조장으로 옮기려면 트럭에 옮겨실어야 하는데, 트럭이 바로 저..
2015.10.14 -
오늘은 '갓 돌리기'
머리에 쓰는 갓이 아니고~ "물가에 심어진 나무 같이~"의 '가'를 여기서는 '가상' 또는 '갓'으로 쓴다. 이발할 때, 밑머리만 살짝 치는 걸 '밑 돌린다'고 하듯 논 가장자리의 벼를 일부 베어내는 걸 '갓 돌린다'고 한다. 뭣헐라고? 요즘엔 벼를 콤바인이라는 기계로 수확하는 건 아실테고... 이..
2015.10.10 -
자운영 씨 뿌렸네~
'자줏빛 구름'을 꿈꾸며자운영(紫雲英) 씨앗을 뿌렸다. 저무는 석양빛,가을 하늘이 눈부신 날. 자운영은 풋거름(녹비) 작물. 벼를 베기 전에 씨를 뿌리면 겨울을 나고 이듬해 5월 꽃을 피운다. 논갈이를 하면서 갈아엎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
2015.10.10 -
고군산군도 '풍수산행'
'풍수산행'이란 이름을 좇아 고군산군도에 왔다. 새만금방조제가 삼켜서 뭍이 돼버린 섬. 그 놈의 방조제를 타고 다다른 땅은 정작 이토록 아름다우니... 참말로 거시기허네 잉~ 뭍에서 섬으로, 다시 섬에서 뭍으로 이어지는 새만금방종제가 먼 바다 위에 가물가물 그어져 있다. 새만금방..
2015.10.10 -
가을산...
진안 마이산. 사진은 숫마이봉. 암마이봉 오르다가 몇 컷. 역시, 가을산은 좋다! 헌데... 이 아름다운 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니... 넋이 빠진 세상이다.
2015.10.07 -
마침내 황금빛 들녘
마지막 열매가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베풀어 주시라 해마다 이 즈음이 되면 저도 모르게 읊조리는 시구다. 똑 그렇게, 따사로운 햇살 받아 벼이삭이 실하게 여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 심정을 헤아리기라도 하듯 저 들녘에 일렁이는 황금빛물결은..
2015.10.05 -
아직 2% 모자란
황금빛... 추석연휴 다음날, 들녘은 다시 누르름을 더했다. 이 또한 한 주일 만이니 세월은 쏜살처럼 빠르구나. '가을걷이' 할 일이 코앞에 다가온 거지. 더불어 '햅쌀밥의 꿈'도 자르르 익어가겄다.(2015. 9. 30)
2015.10.05 -
애도
떠올릴라치면 그래, 얼마나 무거웠을꼬... 또 얼마나 서러웠을꼬... 이제 다 내려놓자 훨훨 날려보내자 그렇게 편히 쉬다가 다시 만나... 이정원 2015년 9월 27일, 마흔여섯 아까운 때에 먼길을 떠났다.(2015. 9. 29)
2015.10.05 -
가을들녘 '빛깔 잔치'
이 일 저 일에 치이어 경황이 없었더니 어느새 또 한 주일. 문득 둘러보니 들녘은 그새 또 빛깔이 바뀌었다. (2015. 9. 23)
2015.10.05 -
"노릿노릿"
다시 한 주일이 흐른 벼이삭. 이젠 확실히 '나락'이 되었다. 논배미는 이제 형광이 감도는 연두빛 물결~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라. 이삭이 나락이 되고, 나락이 햅쌀이 되어 밥냄새 구수하게 피워올릴 그날을! * 전봇대 아래 논배미 가장자리는 이제사 이삭이 팼다. 밤시간에도 가로등이 비..
2015.09.17 -
초가을! 농부는 외롭다
아직 오후 햇볕은 따갑다.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갈구했던 그 시인이 아니라도 식어가는 태양빛이 아쉬운 요즘이다. 포도 위에 드리워진 저 선명한 그림자가 오늘 햇빛의 '순도'를 일깨운다. 더도, 덜도 말고 똑 가을이구나! 샘골 / 2015년 9월 8일 오후.
2015.09.10 -
더 깊이, 깊이...
수그러든다, 벼 이삭은. 한 주일이면 잠깐 사인데 이삭은 '나락'이라 불러도 될만큼 묵직해지고, 노란빛을 띠기 시작했다. 황금빛 들녘, 이제 멀지 않았다! 그새 피 모가지도 고개를 삐쭉 내밀었네. 김매기 한다고 해도 용케 농사꾼의 눈을 피한 놈, 벼포기 속에 숨어든 놈이 있게 마련이다...
2015.09.10 -
벼는 익을수록
찜통더위가 언제였던가 싶게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입추는 한참 전이고, 처서도 지났으니 그럴 밖에. 뉘라서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있을까. 어느새 9월, 계절은 이미 가을로 접어들었다. 그 변화는 들녘에서도 감지된다. 검푸른 생명력을 뿜어대던 논배미에는 연두 빛이 넘실댄다. 벼이..
2015.09.01 -
"자알~ 놀았다!"
영화고 뭐고 천번째 흥행에 뒤이은 '속편'은 성적이 저조한 게 보통. 그런데 '백중놀이 시리즈'는 속편이 더 알차고 좋았다... 는 것이 내 마음 속의 평이다. 논배미투어 시즌2. 지난번 투어의 소문 때문인지 이번엔 아예 처음부터 "트럭타고 돌자!"는 요청이 쇄도. 특히나 아이들의 성화가 ..
2015.08.31 -
고산 사시는 분들 '필독'
오늘입니다! 우리는 놀아야 해요. '껀수'가 없으면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놀아야죠. 지난번(7월19일)에는 양력 백중놀이였고, 오늘은 진짜(음력 7월15일) 백중놀이 합니다. 시간은 남는데 심심하시다면, 다들 오시라~^^* [진짜 백중놀이] O 오늘(8월30일) 오후3시~저녁 O 논배미투어 시즌Ⅱ: 주목..
2015.08.31 -
도랑치기도 끝
물은 흘러야 한다. 4대강만이 아니다. 논배미를 휘돌아 가는 도랑물이라도. 키 큰 풀이 깊게 뿌리를 내린 도랑은 물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경사가 완만한 곳은 아예 고여버린다. 논배미에서 물을 빼기가 어려워지는 거지. 이제 달포 반이면 나락을 거둬들이게 되는데, 논바닥이 질척거..
2015.08.30 -
도랑치기 & 도구치기
예초기를 내려놓고 나서 곧장 샘골로 내달았다. 이젠 논배미에서 물을 빼내야 할 때. 지난해보다 보름 남짓 시작이 늦었다. 출수기에 물을 흠씬 대려다 보니... 이 때 대주는 물은 '꽃물'이라 하여 이삭이 잘 여무는 데 무척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논바닥을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콤바인 ..
2015.08.26 -
다 깎았다!(2)
논두렁 풀깎기 시작한지 열흘 남짓. 방금 전 모두 끝냈다. 마음 먹고 달려들자면 너댓새 꺼리지만 그새 이러일 저런일 챙기느라 그리 되었다. 이틀 내리 비가 온 뒤끝이라 하늘은 무척 청명하다. 때맞춰 또 한 매듭 지었으니 시원하고. 이제 예초기는 내려놓고 쇠스랑을 거머쥘 차례. 조만..
2015.08.26 -
벼꽃이 피었습니다
벼 이삭이 거의 다 팼다. 어림짐작으론 한 70% 남짓. 꽃은 '피'는 거고, 이삭은 '패'는 거다. 저번에도 잠깐 얘기했듯 이삭이 패고 나면 꽃이 핀다. 이름도 낯선 '벼꽃'이다. 그걸 본 사람이 드문 건 말할 나위도 없고, 십중 팔구, "그런 게 있었나?" 할 거다. 해서 여기, 벼꽃의 자태를 올린다. ..
2015.08.20 -
'Before & After' 수법
농사짓고 나서부터 자주 사진을 찍게 된다. 내가 하는 일과 사는 모양새를 제대로 알리자니 그리 되더라.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되지만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걸 어쩌라고? 페북을 비롯한 여러 SNS, 블로그 같은 온라인매체에 그걸 올린다. 그런데... 농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알기 쉽게..
2015.08.18 -
출수기
유수(幼穗) 형성 열흘 남짓 만에 드디어 벼 이삭이 고개를 내밀었다. 이른바 출수(出穗) 이삭이 올라오는 게 다가 아니다. 열매를 맺자면 음양이 합일에 이르러야 하는 게 자연의 섭리. 벼 또한 가루받이(수분)을 한다. 당연히 꽃이 핀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수술이다. 벼꽃(암술)은 오전 2..
2015.08.17 -
수잉기(穗孕期)
요즘 우리 논의 벼포기는 다들 줄기 윗쪽이 불룩하다. 새끼를 밴 포유류나 파충류의 배처럼. 벼 또한 그 안에 새끼를 배고 있다. 벼의 새끼란 다름 아닌 이삭이다. '이삭(穗) 배었다(孕)' 해서 '수잉'이고, 우리 벼는 지금 수잉기를 지나고 있는 셈이다. 그 가운데 한 가닥을 뽑아다가 또 해..
2015.08.12 -
흔적으로 남은 지리산
누군가는 보기만 해도 피가 끓는다던 '반란의 고향'. 하지만 언제부턴가 철지난 소설의 배경처럼 멀어져만 가던 그 산에 다녀왔다. 20년 만이지 싶다. 가야할 이유 같은 건 없었고, 어쩌다보니 낑긴 거지. '출정전야'는 술에 잠겼고, 산행 초반은 거의 초죽음. 아점을 먹고나서야 비로소 그 ..
2015.08.09 -
벼포기 속 유수(幼穗)
'유수 형성기'라고 했다. 어린 이삭이 막 생겨나는 시기. 이삭은 본 듯 한데, 유수는 어찌 생겼을까? 어린 이삭이니 이삭을 축소한 모양 아닐까? 맞다. 그런데 지금 유수는 눈으로 볼 수 없다. 벼포기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사 막 생겨나니 아주 작고, 여리다. 벼포 한 가닥을 ..
2015.08.06 -
'유수 형성기'
농부가 더위에 지쳐 늘어져 있거나 때로 더위를 피해 멀리 떠나 있을 때도 벼는 쉬지않고 자란다. 아니 오뉴월 땡볕 아래서 쑥쑥 더 잘 자란다. 이제 벼는 '어른'이 될 것이다. 몸집을 불리는 '영양생장'에서 나락을 만드는 '생식생장'으로 넘어간다는 얘기. 대략 이 즈음이 '유수 형성기'다..
2015.08.02 -
'찜통' 속에서
계곡으로 탈출했다가, 영화관으로 탈출했따가. 이번엔 정신요법이닷!하구한날 탈출하기도 지쳤으니 말이다. 시골에서, 그것도 농사짓고 살다보니 '여름휴가'라는 게 괴물로 보인다. 물경 3천만이 한꺼번에 좁은 땅덩어리에 쏟아져나오면 볼 장 다보는 거 아닌가. 휴가, 다시 말해 쉬는 게..
2015.08.02 -
영화 <암살>의 경우
찜통더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섰다. 이러다간 저도 모르게 에어컨을 켜겠다 싶어 전주시내 영화관으로...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그저 페북 뉴스피드에 자주 등장했다는 이유 하나로 <암살>을 골랐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는데,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이나 되는 줄은 나중에야..
201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