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에 말걸기(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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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4년째를 맞으며
시골살이가 어느덧 4년째로 접어들었다. 이따금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본다. 사람인지라 그때그때 소회가 다른 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시골로 내려온 게 후회스럽지는 않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고픈 생각도 없고. 10년 전 쯤, 불혹(不惑)을 지나 “이제 ‘부록’으로 사는 인..
2014.03.15 -
<작은책> 읽어볼 책(2014.1) 201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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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한 봄햇살
봄이 오긴 온 모양이다. 바람은 한결 보드랍게 살갗을 스치고, 들녘에 돋아난 풀은 싱그러운 기운을 더한다. 겨우내 숨죽어 있던 여러해살이 화초들은 쭈뼛쭈뼛 새싹을 올린다. 물이 오른 매화는 머잖아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그런데 요 며칠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에 아침나절은 잔뜩 ..
2014.03.10 -
다시 깨어나는 들녘
그제부터 급작스레 날씨가 추워졌다. 2월 초순, 아직 겨울의 복판이다. 들녘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설이 막 지났고, 어제가 입춘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도 바뀌는 법. 뉘라서 그 이치를 거스를 수 있을까. 사람 눈엔 보이지 않지만 자연은 다시 생명을 틔울 준비를 하..
2014.02.14 -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이번 겨울이 그닥 ‘화려하지’ 못했던 건 시절이 어수선한 탓도 없지 않았다. 4~5년 전 앓았던 ‘정치적 우울증’이 재발했지 싶다. 박근혜 정권 1년이 되어갈 즈음 도진 증상이다. ‘말이 안통하네트’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이리 ‘생떼’를 쓰는 정권은 처음이다. 논리도, 근거도..
2014.01.14 -
초라한 농한기
살림살이를 시골로 옮긴 지 세 번째 겨울을 나고 있다. 처음 얼마 동안은 이 고장 겨울정취에 가슴이 설레더니 이젠 그것도 심드렁하다. 그 대신 식솔들을 떠올릴 때마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를 느낀다. 사실 농촌에서는 이 한겨울에도 시설채소로, 축산으로 쉴 틈이 없을 만큼 ..
2014.01.14 -
정래불사정(正來不似正)
말띠, 그것도 ‘청마의 해’ 어쩌고저쩌고 하는 얘기는 이제 잦아들었다. 그래도 120년 전 동학농민군의 결기를 떠올리는 ‘갑오년 갑오세’는 아직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보름 남짓 흘렀지만 여전히 세상은 ‘새해’ 언저리에 걸쳐 있다는 말씀. 하여 지금쯤은 다가올 한 해를 내다보면..
2014.01.14 -
농한기를 돌려줘!
논바닥에 깔아놨던 볏짚을 묶어 나르고 오는 길이다. 우리가 쓸 건 아니고, 주란 씨네 누렁소가 먹을 여물이다. 소는 몇 마리 안 되지만 조사료 값이 꽤 든다고 한다. 흔히 ‘공룡알’로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볏짚을 기계로 사려서 흰 비닐을 씌운 것) 값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
2014.01.04 -
<나는 난로다>와 '농가부업'
오늘부터 사흘 동안 <나는 난로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적정기술과 탈석유-로컬에너지의 결정체, 고효율 화목난로 한마당. 이 행사는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적정기술이나 난로 그 자체에 끌리는 건 아니다. 다만 그것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높이 살 뿐..
2013.12.09 -
들어는 봤나? ‘온새미로’!
고추농사 얘기를 하면서 몇 차례 ‘친환경 고추작목반’을 소개한 바 있다. 때가 때인지라 고추농사는 이제 모두 끝났다. 고추 뒷그루(후작)로는 양파를 심었다. 지난 9월초에 모를 부었고, 싹이 난 뒤로는 두 어 차례 모여 풀을 뽑아줬다. 포트모판에 씨를 뿌리거나 포트모판에 기른 모종..
2013.11.15 -
이태째 ‘싸전’을 열다
올해도 ‘싸전’을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짼데 ‘장사’라는 일, 여전히 뻘줌하다. 이따금 ‘장사꾼’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는 제 꼴을 발견한다. 농사를 시작할 때부터, 짓는 게 다가 아니고 판로 또한 스스로 열어가야 함을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 물론 농협수매를 통해 간단..
2013.11.15 -
수확의 기쁨? 고통도 있어!
황금물결이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휑한 바람이 불고 공기가 차가워졌다. 며칠 전 대입수능시험을 치렀고, 엊그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으니 그럴 때도 되었지 싶다. 늦가을이요, 겨울의 문턱이다. 올해 가을걷이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 이번엔 벼 수확..
2013.11.15 -
가을걷이, 기쁨만은 아님을...
황금물결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벼 가을걷이가 다 끝난 것이다. 하지만 죽산 마을 앞 우리 논 네 마지기만은 누런 벼 포기가 그대로 서 있다. 무슨 새로운 농법을 실험할 요량이냐고? 그러면 오죽 좋으랴만 알고 보면 ‘폭폭헌’ 노릇이다. 이 글을 쓰고 있..
2013.11.09 -
어떤 '일꾼'
고등학생 딸, 중학생 아들을 둔 도시여자 희주 씨. 사흘 동안 여기에 머물다가 지난 일요일 돌아갔다. 그냥 바람 쐬거나 쉬러 온 게 아니라 고된 농사일을 자청했고, 실제로 내내 그리 지내다 갔다. 그러니까, 그 일주일 전 쯤 뜬금없는 카톡 메시지가 떴더랬다. “실례인 줄 아는데, 일주..
2013.10.15 -
[후일담] '학교폭력' 그 1년 뒤
처음엔 관련 글을 '비공개'로 설정해두었더랬다. 처음 겪는 일인데다 사안 자체가 민감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적잖이 흘렀다. 달포 쯤 전인가? 어찌어찌 블로그를 뒤적거리다가 관련 글을 '공개'로 바꿨다. 거의 한 해가 흐른 때였다. 어차피 드러낼 거라면 그 뒷 이야기..
2013.10.13 -
거둬들이는 마음
선선한 바람이 창문을 타고 넘어 온다. 시간을 열흘만 되돌려도 불볕더위가 가을까지 삼켜버릴 기세더니 맥이 다 풀릴 지경이다. 그래도 살갗을 스쳐가는 이 바람은 기껍기만 하다. 그런데 난데없는 회오리가 소름을 돋운다. ‘이석기 사건’으로 이름 붙여진 뜻밖의 사태를 두고 하는 얘..
2013.09.12 -
'학부모회장' 할만 해?
갈수록 도시살이가 힘겨워지면서 삶의 터전을 시골로 옮기는 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언론매체에서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는 ‘귀농인구’로 굳어지는 듯하다. 그런데 귀농인구는 크게 ‘귀농인’과 ‘귀촌인’으로 나뉜다. 도시민을 유치하려는 지방정부는 관련 조례 등에 귀농과 귀촌..
2013.09.12 -
[오마이뉴스] 책동네
알바는 알 바 없다는 사회... 이 책이 필요하다[서평]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13.08.24 16:13l최종 업데이트 13.08.24 16:13l박현진(phj9356) ▲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책표지. ⓒ 철수와영희 영준(가명)이는 15살에 학교를 떠나 '사회인'이 되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
2013.08.26 -
생태농업의 끝은 어딜까
온대기후로 다시 돌아가기는 영 글러버린 것 같다. 아침나절부터 섭씨 30도를 웃돌고, 35도는 우습게 넘기니 말이다. 최장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억수장마도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아열대기후가 확실히 자리를 잡은 듯하고, 전문가들도 다들 그리 판단하는 모양이다. 불볕..
2013.08.08 -
농사의 가치
며칠째 화창한 봄 날씨가 이어지더니 오늘은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아니나 다를까, 내일 새벽부터 온종일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가 떴다. 비록 ‘벚꽃 개화선’이 아랫녘 어디쯤을 지나고 있지만, 그래도 봄기운을 한껏 들이킬 수 있었는데 아쉬운 일이다. 비소식이 달갑지 않은 까닭..
2013.08.08 -
[미래에서 온 편지] 창간준비호 2013. 7. 20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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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2013 2월호 20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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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 서평-169호(2013.3-4)
[배움터] 청소년 노동인권에 내리는 시원한 단비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서평 구도희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편집국) dohee1984@gmail.com 2년여 전 어느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던 한 특성화고교생이 뇌출혈로 쓰러진 일이 있었다. 이 학생은 성인 노동자들과 동등하게..
2013.07.19 -
2013년 모내기, 그 처절했던 기록
2013년 모내기, 그 처절했던 기록 오늘에서야 모내기를 ‘모두’ 마쳤다. 지난 6월12일부터 시작했으니 20일 넘게 걸린 셈이다. ‘무슨 모내기를 그리 오래…’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맞다. 서른 마지기(6천평) 논에 이앙기로 모를 낸 기간은 사흘 남짓이었다. 하지만 모내기..
2013.07.19 -
봄날이 가고 있다네
세차게 내리치던 빗발이 수굿해졌다. 말 그대로 억수 같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는 통에 고추밭에 비닐 씌우기(멀칭)를 하다가 도망치듯 돌아온 참이다. 비에 젖은 척척한 작업복을 갈아입고 가늘어진 빗줄기를 내다본다. 오늘 작업은 며칠 전부터 잡혀 있었다. 애초 오전 10시께 ..
2013.05.03 -
[스크랩]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 차남호 / 철수와 영희 / 2013.01.14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차남호 / 철수와 영희 / 2013.01.14 2013.4.24 김영실 작가가 조사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아도 노동’이라 하면 막연히 힘들고 지저분한 것, ‘노동자’하면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면서도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는 명제를 가지..
2013.05.01 -
[미디어스] 이용석의 노동자로 살며 읽기
모두가 노동법에 무심한 세상에서 노동조합 만들기 [이용석의 노동자로 살며 읽기]'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2013년 04월 22일 (월) 15:51:51 이용석 / 출판노동자 mediaus@mediaus.co.kr ▲ 출판사 철수와 영희에서 나온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회사에 들..
2013.04.24 -
누가 '봄'을 보았다 하는가?
언제까지 갈까 싶더니만 이제는 겨울추위가 걷혔다. 아직 ‘봄의 소리’를 읊조릴 만큼은 아니지만 달라진 바깥기운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봄기운이 몹시도 반가운 것은 지난겨울이 유난히 추웠고, 눈도 많이 내린 탓일 게다. 정말 추웠다. 오죽하면 봄나물을 찾아보기가 힘들까. 봄나..
2013.03.21 -
홍윤표 화백-네이버 블로그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홍대리 이야기 2013/02/25 01:40 http://blog.naver.com/hongcartoon/110160875085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작가 차남호 출판 철수와영희 발매 2013.01.14 리뷰보기 차남호 선생님의 글에 그림을 그렸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어서 복잡하고 만만치 않은 문제와 많은 고민..
2013.02.25 -
[한국일보] 피플
[ 한국일보 2013.2.19 기사 ] "노동운동가서 농부로… 인간다운 삶에 갈증 컸죠" ■ '10대와 통하는 노동인권 이야기' 펴낸 차남호씨 10대 청소년 알바생들 제도적·법적 보호서 사각 착취받는 현실 안타까워 노동에 대한 주체적 인식 정립해주고 싶어 출간 강은영기자 kiss@hk.co.kr "농부로서 '..
201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