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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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저녁에 있는 인문학 수업 준비하느라 오늘은 김매기를 쉬고 있다. 김매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스무날이 흘렀다. 예상대로면 이젠 끝이 보일 때도 되었건만...... 아직 반도 못 끝낸 채, 진척도는 굼벵이 걸름이다. 논풀의 기세는 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샘골을 체 끝내기도 못했는데, ..
2014.07.28 -
그 많던 물달개비는...
거의 백만년 만에 이발을 했다. 새벽부터 엄니가 호출을 해서 일 도와 드리고나니 해가 중천이라... 그런데 오늘 따라 기온이 섭씨 33도! 논에 나갈 엄두를 못 내고, 핑계 김에 치렁치렁한 머리나 짤라야 겠다...... "깔끔하게 커트해 드리면 되죠?" "예, 시원하게 쳐주세요!" 미용실 원장과 주..
2014.07.28 -
'인간의 한계'를 생각한다
새벽부터 비가 오락가락. 비를 무릅쓰고 논배미로 나가야 하는 사정을 백로는 알까? '전차부대' '기계화부대'의 '포격'이 있었지만 결국 최종 정리는 맨손부대의 몫이다. ... 물달개비의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지만 용케 기계날을 피한 놈들은 멀쩡하게 살아 있다. 날렵하게(?) 손을 놀려 ..
2014.07.28 -
제초기계로 밀고, 우렁아 부탁한다!
생각지 못했던 물달개비의 습격으로 김매기가 주춤했고, 곧바로 대응에 나서 응급조치. 일단, 급히 우렁이 40Kg을 주문해두었다. 고심 끝에 유달리 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중경제초기를 써보기로 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빌렸다. 제초바퀴가 다섯 개 달린 놈이다. 그러니까, 6조 이앙기에 ..
2014.07.28 -
'복병'을 만났다
'김매기 전투' 시작한 지 오늘로 이래째. "서전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고 썼더랬는데... 역시 '입방정'이었나, 아직도 샘골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 추세라면 지금쯤 열 닷 마지기는 끝냈어야 하는데... 아직도 고작 일곱 마지기 남짓... 지금은 '피사리'가 문제가 아니다. 처음엔 '올방개'가..
2014.07.28 -
고추밭 풀베기
오랜만에 고추밭에 나갔더니 풀밭으로 변해 있다. 제법 키 큰 놈만 까치발로 우듬지를 빼꼼히 내 보일 뿐 작은 놈들은 아예 풀숲에 묻혀 있다. 낫으로 처지하기엔 너무 빽빽하니 ... 하는 수 없이 예초기를 동원했다. 삐끗하면 고추대를 부러뜨리게 되니 조심조심 고랑 한 가운데를 훑어 ..
2014.07.09 -
마침내 '전선'에 서다
내 본시 평화를 사랑하는지라 '군사용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해마다 김매기 철이 되면 갑자기 전투적으로 돌변한다. 그러니 평화애호적 페친들께서는 너무 타박하지 마시란 얘기부터 깔아두고... 옛부터 벼농사에서 가장 고된 일로 첫 손에 꼽는 것이 바로 김매기다. ... 뙤약볕 아래..
2014.06.27 -
웃거름 주기
6.21~23. 사흘 만에 웃거름을 주었다. 제대로 하려면 밑거름-덧거름-이삭거름 최소 세 차례. 하지만 밑거름은 주지 않았고, 이삭거름 줄 계획도 없으니 거름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비닐포대에 담겨 화학비료 같지만 유기질거름이다. 성분을 보면 <대장군>은 주로 깻묵(대두 ..
2014.06.26 -
모는 다 때웠고, 이제 더 센 놈이...
오늘 아침나절, 마을 앞 세 배미를 끝으로 모를 다 때웠다. 지난해는 보름 넘게 걸린 일을 올해는 사나흘 만에 가뿐히 끝냈다.... 모농사가 워낙 잘 돼 결주가 거의 없어서다. 이앙기가 잘 닿지 않는 구석과 논두렁으로 다니면서 좀 지나치다 싶은 곳 몇 군데 꽂아넣고 나면 땡! 하지만 싸움..
2014.06.18 -
양파 1차 택배
지난 주말 갈무리한 양파를 오늘 오후 택배로 보냈습니다. 많은 분이 주문을 내주셔서 물량이 꽤 되었고, 모를 때우는 와중에 발송준비를 하는 바람에...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 쯤 도착할 겁니다. 좋은 양파 맛있게 드시고요. 드셔보고 괜찮다 싶으면 주변에 소..
2014.06.18 -
양파 갈무리
어제는 하루 종일 양파를 갈무리했습니다. <온새미로> 회원들이 모두 나서서 양파망에 담고, 저울로 무게를 달아 옮겨 쌓고... 땡볕 아래서 해가 뉘엿뉘엿 할 때까지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 양파들은 지금, 통풍이 잘 되는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오늘부터 주문하신 양파를 찾아갈 ..
2014.06.18 -
자꾸만 멀어져가는 그대
어제와 오늘, 캐서 말리고 있는 양파를 다듬고 있다. 매달린 줄기를 하나하나 가위로 잘라내는 일이다. 무엇보다 손이 빨라야 하는데, 저 여인네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처음엔 같은 선에서 시작했는데, 얼마 뒤 보니 저만큼 앞서 있다. 조금 뒤 보면 거리는 더 멀어져 있고. 내가..
2014.06.18 -
우렁이의 사랑
맞다. '우묵배미의 사랑'이 아니라 분명 '우렁이'의 사랑이다. 뜬금없는 얘기가 아니라 모내기가 끝난 지금, 논에서는 우렁이들의 사랑이 한창이다. 우렁이는 자웅이체다. ... 때문에 이 놈들의 짝짓기는 대다수 동물의 그것처럼 '몸을 섞는' 방식이다. 짝짓기는 48시간 남짓 지속된다고 한..
2014.06.18 -
마침내 양파를 캐다
오늘 아침 양파를 모두 캤다. 어제 새벽부터 시작해 온새미로 식구들이 저마다 틈 나는대로 캐고, 또 캐기를 이틀, 만 하룻가 걸렸다. 4백평 밭에 불그죽죽한 양파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 '장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보름 전 몇 개를 캐 보았을 때보다 알이 더 굵어졌다. 이제 줄기를 잘라..
2014.06.13 -
모 때우기
모내기가 끝나면 그 다음은? 모를 때우는 일이 남아 있다. 모판에 비어 있는 포트가 있거나 써레질이 고르게 안 됐거나... 아잉기가 고장나거나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빈 틈이 생기는데(이를 '결주'라 하기도) 그 빈 틈에 모를 손으로 꽂는 일이 바로 모 때우기다. 첫번째 경우가 가장 흔..
2014.06.13 -
'자연농' 고추밭 풀 베기
비닐 멀칭 안 하고, 거름도 안 주고 옮겨 심었던 고추가 제법 컸다. 당연히 풀이 우거졌다. 고추모가 보이지 않을 만큼...... 오늘 아침 나절 그 우거진 풀을 베고 왔다. 뽑은 것이 아니라 낫으로 벴다. 베어낸 풀은 풀이 난 자리에 덮어둔다. 이른바 초생멀칭. 두 어 시간 베고 나니 끝났다. ..
2014.06.13 -
모내기 끝
오늘 아침나절에 남아 있던 여덟 마지기를 마저 심었다. 기계가 계속 잔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꼬박 한나절이 걸렸다. ... 아무튼 끝났다. 그 동안 이앙기를 몰아준 은종 씨와 점심을 함께 하며 노고를 위로했다. 물을 못대서, 트랙터가 고장나서 로터리(써레질)가 늦어지는 바람에 모내..
2014.06.13 -
밤꽃 피는 유월에
밤꽃 피는 유월에 밤실 마을에 왔다. 옛부터 밤나무가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일제강점기 한자식으로 지명을 바꾸면서 율곡(栗谷)이 되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에는 밤꽃이 만발. 마치 산허리에 콩고물을 뿌려놓은 듯하다. ... 밤꽃 구경 왔냐고? 나~참! 기다리는 이앙기가 시간..
2014.06.13 -
지금은 모내기 중
지난 4일부터 모를 내고 있다. 지방선거가 있던 날인데, 경황이 없었다. 겨우, 점심을 먹은 뒤 짬을 내 투표를 했다. 찍을 곳도 많지 않았지만, 그 중 한 명이 당선됐다. ... 찍은 사람이 당선된 거... 참 희귀한 경험이다. 아무튼! 연 이틀 정신 없이 모를 심다 보니 이튿날에는 선거결과도 보..
2014.06.13 -
베일 벗은 못자리
오늘 아침 못자리 부직포를 걷었다. 모내기까지는 이제 열흘 남짓. 앞으로는 보온 덮개 없이 상온에 적응해야 한다. 못자리를 만든 뒤 처음으로 전모를 마주한 날.... 그럭저럭 고르게 자랐다. 애벌갈이를 하다가 구경나온 이장님도 "모 잘 됐네~!" 추임새. 허나 '샌나락'이라고... 중뿔나게 ..
2014.06.13 -
수확 앞둔 양파밭
이른 아침 양파밭에 나갔더니 모조리 누워 있다. 온통 청록색이던 줄기엔 조금씩 누런 반점이 늘어간다. 드디어 캘 때가 다가왔다는 표시. 가늠해 본 수확시기는 6월 초. 한 일주일 남짓 이 놈들은 더욱 실하게 익어갈 게다. 그 동안 이만큼 자라느라 애썼다. 고맙다, 양파들아!
2014.05.26 -
도랑 치고... 가재는 없지만
또 하나 도랑을 파냈다. 이번에는 샘골, 오이처럼 길쭉한 논에서다. 조금 전 일을 끝냈다. 어제 아침부터 시작했으니 하루 반 걸린 셈인가? 이 논은 농수로에서 빠져나온 물이 흐르는 좁은 도랑을 끼고 있는데 두 해 넘게 파내지 않아 메워졌다. 이 때문에 물창이 나 가을까지 수렁 상태를 ..
2014.05.25 -
'클레멘타인 아빠'로 하루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다들 기억할 게다, 미국 민요 '클레멘타인' 가사. 그리고 그게 좀 황당한 번안이라는 것도 왠만큼 알려져 있다. 원곡의 가..
2014.05.21 -
양파랑 고추랑
어제와 오늘, 농사 동선이 좀 복잡하다. 이른 아침엔 양파밭 풀매기, 아침나절엔 고추밭 말뚝 박기, 오후엔 논두렁 손보고 물길 만들기. 정신 없이 하루가 간다. 모내기를 앞두고 논 만드느라 겨를이 없는 판에 밭농사라니 어째 껄쩍지근하다. 그래도 온새미로 공동체에서 함께 하기로 했..
2014.05.15 -
"나는 농부다!"
"나는 농사꾼이다!" 벼농사가 3년 째로 접어드니 농사의 맥을 짚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큰 사달'이 농사를 밀고 간다"고도 얘기했지만, 지난 이태 쌓인 경험이 만만치 않은 것이겠지. 지난해까지만 해도 못자리를 둘러보는 건 말 그대로 자전거 안장에 앉은 채로 '휘~ 둘러' 보는 게 고작..
2014.05.12 -
'큰 사달'이 농사를 밀고 간다
'학습효과'라는 게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경험의 세계를 뜻한다면 농사야말로 거기에 딱 들어맞는 분야다. 설익은 판단일 수도 있지만 농사를 이태 지어보니 그렇더라는 얘기다. 한 번 호되게 당해야 그 다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는 원리라고 할까. 첫해는 아는 게 없으니 동네 어르신이..
2014.05.05 -
못자리 하던 날
좀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뻐근한 몸뚱이에 어제의 고단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참말로 기~인 하루였다. 못자리 하는 날. "모 농사가 반 농사다"고 했거늘 못자리 만들기는 그 고갱이라 할 만하다. 간밤, 1시까지 질펀한 술판을 벌였다. 서울서 '농활여행'을 온 벗들과 더불어. 그래..
2014.05.04 -
고추농사, 올해는 '자연농법'으로
꼭두새벽부터 한 나절을 광수 씨네 볍씨 모판작업 도와주고, 못자리판에 물길 내는 작업을 하는데 전화가 울린다. 주란 씨다. "왜 여태 안 오세요? 고추모 옮겨 심어야죠!" 누가 그걸 모르나...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니 그렇지.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 오후 2시를 훌쩍 지나 있다. 급히 차를 ..
2014.05.02 -
볍씨 넣는 날
조금 전 일을 끝내고 돌아왔다. 사방은 깜깜, 어둠에 잠긴 시간. 긴 하루였다. 이리 고단한 노동을 해 본 것이 대체 얼마만인가...... 온종일 볍씨를 넣었다. 기계로 모를 내기 전에는 못자리 바닥에 곧장 볍씨를 뿌렸다. 써레질을 한 뒤 이랑을 매끈하게 밀어 그 위에 촘촘이... 이앙기가 도..
2014.04.30 -
[볍씨 담그기] 다시 벼농사는 시작되고
마침내 올해 벼농사가 시작됐다. 그제(22일) 저녁, 느닷없이 친환경벼작목반 회의가 소집됐다. 잠정집계된 우리집 올해 벼농사 면적은 42마지기(8,400평). 샘골에서 3마지기가 늘었고, 광수 씨가 넘겨준 게 6마지기. 이날 통하하던 병철 씨가 느닷없이 자기 논 9마지기를 맡으란다. 마을 앞에 ..
201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