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지이 또는 신선놀이/여름지기의 노래(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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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리 만들기 또는 '동네잔치'
못자리를 만들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제 볍씨를 넣은 포트모판을 못자리에 옮겨 쌓은 것. 단위시간 당 들어가는 노동력이 연중 최고인 작업이다. 지난해에는 '농활여행'을 떠나온 서울 벗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올해는 '벼농사모임' 차원의 작업이 되었다. 오늘도 아침 7시부터 ..
2015.05.10 -
볍씨 파종
산더미처럼 쌓였던 포트모판. 빨간 파종기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면 4백개 홈마다 볍씨 서너알을 품는다. 그렇게 1천2백70판... 신동진 1,150판, 동진찰벼 120판 온종일 종종걸음 하며 단순반복노동. 다리가 후달리고, 입에선 단내가... 그렇게 긴 하루가 흘렀다. '출정전야'의 가벼운 흥분은 깨..
2015.05.07 -
허전한 마음
'친환경 볍씨 받아가라'는 문자가 왔길래 농협 육묘장으로 달려갔더니 이 난데없는 풍경은 대체 뭬야? 설명을 듣고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동온탕 소독기>로 볍씨를 소독하는 장면인데, 말하자면 농협+작목반에서 아예 소독한 볍씨를 공급한다는 얘기. 열탕소독에 어려움을 ..
2015.04.30 -
그새 많이 컸군~^^;
장수에 있는 하늘소마을이다. 어쩌다보니 뻔질나게 오가는 동네가 됐다. 그런데 오늘은 놀러온 게 아니고 일이 있어서다. ... 볍씨파종 작업 '기술지도'하러... 푸핫! 이 동네는 올해 처음 '포트모'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내가 지난 3년 동안 해왔던 바로 그 방식이다. 파종작업이야 기계가 ..
2015.04.18 -
마지막 방아 2015
'마지막 방아'를 찧었다. 시원섭섭 하다고 해야 하나? 찧어놓은 쌀이 동나면 다시 찧는 거야 당연하다만, 벼농사가 시작되기 직전이니 타이밍이 절묘하달까... 오늘은 방앗간 얘기 좀. ... 정식 이름은 '화산미곡처리장'. 방아는 물론 건조,수매,판매까지 한다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래봬도 ..
2015.04.18 -
마지막(?) 농사수업
올해 벼농사, '마음의 준비' 끝? 벼농사 '공부'로는 사실상 마직막 모임. 어제 저녁 읍내 카페에서 열렸다. <서쪽숲에 네발요정이 내린 커피>라는 긴 이름을 단 곳.... 어떤 사람은 '네발요물'이라고도 부른다마는...^^ 때마침 무위당 장일순 선생 작품전을 개막하는 날이기도. 저마다 올..
2015.04.18 -
<영상실록 벼농사>
오늘 벼농사모임에서 발표한 주제다. 반 년에 걸친 벼농사 과정을 사진으로 꾸몄다. 그러니 그 내용이야 뻔할 뻔자. ... 그런데 말이다... 어제부터 이틀 동안 지난 3년의 순간순간을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하는 마음이 그리 간단치가 않더라. 게다가 오늘 저녁, 그 심정을 육성..
2015.03.25 -
이런 날도 있는거지
처음부터 조짐이 수상했다. 다섯번째 벼농사모임. 발표를 맡은 사람부터 예정보다 1시간 늦게 도착한다 하고,... 이러저런 사정으로 참석이 어렵다는 메시지가 줄을 서더니 다른 이들도 꿩구어먹은 소식. 외진 곳이라 핸드폰도 딱 한 회사말고는 안 터진다. 어찌 해볼 도리가 없어 답답하..
2015.02.27 -
수상한 공부모임
어느덧 한 달 반이 흘렀고, 네 차례 만났다. 날이 갈수록 참석자 숫자가 늘어나고, 열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별 일이다. 친환경(이 말 별로 맘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쓴다) 벼농사모임 얘기다. 예닐곱 명으로 첫발을 떼었는데 지금은 참석자가 곱절을 넘는다. 함께 하고 싶다는 사..
2015.02.13 -
세번째 방아
올해 첫 방아을 찧은 것이 지난 10월 23일. 20일 만인 14일, 세 번 째 방아를 찧었다. 가을걷이 뒤 한 달도 안 돼 햅쌀 1/3이 팔려나갔다는 얘기다. 이날 찧은 양은 4톤을 헤아린다. 예상했던 것보다 흐름이 빠르다. 내놓은 물건이 빨리 팔려나간다는 것. 사업이라는 관점에서는 좋은 일이다. 그..
2014.11.16 -
올챙이 적 생각
그제 근수 형님한테서 카톡이 왔더랬다. 방아를 찧어야 겠는데, 건조장에서 방앗간까지 나락포대를 실어다 줄 수 있냐고...... 이 분으로 말 할 것 같으면 아직 농사꾼은 아니고,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시면서 '연습 삼아' 밭 한 뙈기와 논 서 마지기를 짓고 있다. 교직에 계신 남 선생님하고..
2014.11.14 -
샘골, 마지막 가을걷이
내리 사흘 퍼붓던 비가 그쳤으니 거둬들이면 되는 것이다. 논바닥엔 빗물이 흥건히 고였지만, 어차피 금새 마를 것도 아니다.... 차라리 물이 차 있는 편이 콤바인 운행에 유리하단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장 회장한테 신세를 졌다. 나락을 훑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처잠한 바퀴자국. ..
2014.11.04 -
쌀 배송 작업
오전 내내 방아를 찧었고, 1톤 트럭에 가득 싣고서 거북이 걸음으로 돌아왔다. 숨돌릴 틈도 없이 배송준비 시작!... 10Kg 짜리는 다시 나눠 담아야 한다. 진공포장용 두꺼운 비닐봉투에 넣고 밀봉한다. 그나마 20Kg 짜리는 방앗간에서 포장해준 그대로 넣으면 되니 따로 나눠담는 작업이 필요..
2014.10.31 -
'찰벼' 수확
오늘, 마을 앞 풍경이 바뀌었다. 삽시간에 황금물결이 사라져 버린 것. 찰벼 심은 다섯 배미-열 한 마지기를 털었다. ... 연이틀 비가 내렸어도 여기는 워낙 물이 잘 빠지는 땅이니 문제없다. 이 지대는 장마 철에 이삭이 패는 바람에 '백화' 피해를 입었다. 쭉쩡이가 태반이라 소출이 눈에 ..
2014.10.26 -
'첫 방아'를 찧다
안밤실 6마지기에서 거둬들인 나락을 오늘 찧었다. 올해 첫 햅쌀을 '알현'하는 날~! 백미와 현미가 각각 800Kg씩.... 놀라운 사실은 방앗간에서 20Kg 씩 담아줬다는 것. 무조건 40Kg 포대에 담는 줄 알았던 거라. 그걸 일일이 20Kg 포대에 나눠 담고, 저울로 달고... 지난 세월에 은근히 부아가 치..
2014.10.26 -
반갑다, 가을 햇살!
언제 그랬냐 싶게 햇빛이 쨍~ 내리 이틀 쏟아부은 뒤끝이라 하늘은 티없이 맑다. '청명'이라던가?... 노래라도 부르고 싶건만, 농사꾼 마음이 어찌 그런가. 발길은 이내 찰벼를 심은 마을앞 논배미로... 뭐,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진 않았지만 막상 물고인 논바닥을 보며 가벼운 한숨. 머잖아..
2014.10.22 -
야속한 가을비
그제 밤부터 였으니 벌써 이틀째 차가운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사람 마음이 간사하여... 어느 땐 비가 오십네 반기다가도 이럴 땐 드러내놓고 싫은 내색. 계면쩍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어쩔 수가 없는기라. 설핏 더 굵어진 빗줄기에 가슴이 조리는데, 내일 아침까지 이어진다는 일기..
2014.10.22 -
40Kg도 못드는 저질체력
어제 거둬들인 나락은 동구밖 포장도로에 누웠다. 수확한 나락은 촘촘한 그물 멍석망 위에 쏟아부은 다음 고무래로 펴서 말린다. ... 어제 수확한 나락의 1/4분량, 1.5톤 쯤 된다. 나머지는? 전기로 작동하는 건조장에 맡겼다. 사실, 올해부터는 나락 모두를 건조장에 맡길 생각이었다. 포장..
2014.10.20 -
2014 첫수확
"진 데를 디디올세라~" 새벽 잠을 설쳤더랬다. 막판 방심했던 탓으로 젖어버린 논바닥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꽤 질척거리긴 했지만 기계를 멈추진 못했다. 질풍처럼 내달리는 콤바인의 늠름한 기세라니~^^ "높이곰 돋으신" 달님의 은덕인겐가? 서너 시간 동안에 열여섯 마지기를 해..
2014.10.20 -
'사투'
벼를 베던 콤바인이 멈춰 섰다. 논바닥이 너무 질어 바퀴가 헛돌거나 방향전환을 하기가 힘든 탓이다. ... 게다가 기계까지 고장나 작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우리 바로 옆 광수 씨네 논에서 오늘 벌어진 사달이다. 사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우리 논 바닥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른바 '고라실 ..
2014.10.20 -
마지막 피사리?
가을 햇살은 따갑다. 오곡백과가 튼실히 여물어야 하므로. 논배미의 나락도 하루가 다르게 익어간다. 벼이삭은 속이 들어찰 수록 고개를 깊이 숙인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로다. 다만, 거둬들이기 전에 해얄 게 있다. 피/사/리. 아직도? 지난 여름, 결국은처지하지 못한 놈들이 솔찬허..
2014.09.10 -
큰물지다
점심나절까지만 해도 꽤 온다 싶었는데, 그치고 논 둘러보니 참 많이도 왔다. 논배미에 그득 찬 빗물이 물꼬가 비좁다고 논두렁을 타고 넘는다. ... 약한 곳은 아예 논둑이 무너져 내렸다. 도랑이고, 지천이고, 강물이고 누런 빛을 띤 물살이 세차게 굽이친다. 천변에 키높이로 자란 수풀이..
2014.08.31 -
야속한 비
벌써 몇 날 째? 햇빛 구경한 게 언제더라? 헤아리다 지쳤다. 뉘라도 달갑잖은 비가 속절없이... 시방도 내리고 있다. 발이 묶여 애가 타느냐? 그 뿐이라면 차라리 노래를 부르겠다. 빗소리 안주 삼아 쓴 잔 기울이며... 허~ 마음이 졸려 한숨이 샛되다. 반쯤 열린 창문으로 시린 바람, 부서진 ..
2014.08.31 -
피사리 '시즌 2'
다시 피사리 모드로 들어갔다. 오늘로 사흘째. 잘 모르는 이들은 뭔일인가 싶겠지만, 지금 하는 피사리는 뽑지 않고 베어낸다. 보통 낫보다 날과 자루가 짧은 '버들낫'으로... 피포기 밑둥을 잘라내는 거다. 이젠 뽑아내려도 뿌리를 깊이 내려 역부족인 탓이다. 사실... 지금 하는 피사리는 ..
2014.08.18 -
'필드 하키' 게임 오버!
오늘, 논두렁 풀베기를 끝냈다. 마흔 닷 마지기 하는 데 일주일 걸렸다. 2행정 휘발유 엔진으로 돌아가는 예초기로 하는 작업이다. 예초기를 등에 짊어지고, ... 칼날이 달린 알미늄 작업봉을 좌우로 휘젓는다. 문제는 칼날의 회전운동을 전달하는 작업봉의 진동. 회전하는 칼날의 무게와 ..
2014.08.18 -
"넌 누구냐?"
저기, 한 송이 철없는 꽃 피었네~ 아직은 복더위가 한창인 8월초. 나락으로 봐서도 지금은 이삭을 배는 '수잉기'. 아직도 세월은 창창하게 남았건만... 무에 그리 궁금하여 서둘러 고개를 내밀었는고? -8월 8일 오후, 논두렁 풀을 베다가
2014.08.18 -
김매기 한 달 째
다시 샘골로 돌아왔다. 올해 김매기는 한 달 전, 샘골에서 '느긋하게' 시작됐다. '최고 난코스'로 예상되던 두 마지기 배미를 이틀 만에 끝내면서 순조로울 듯 했는데, 사나흘 뒤 논배미를 온통 뒤덮은 물달개비를 만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차례차례 해나갈 상황이 아니었다. '급한 불'부..
2014.07.28 -
고맙네! 친구들^^
예고했던 대로 그들이 왔다. 제초기가 훑고 간 '길'을 따라서 벼포기 사이에 남아 있는 올챙이고랭이를 뽑아내느라 애썼다. 민물매운탕 점심, 만경강 물놀이는 보너스~!
2014.07.28 -
'올챙이고랭이' 전성시대
오늘 아침, 안밤실 포강 아랫 논 두 벌 매기 끝냈다. 나흘 만이다. 애벌도, 두벌도 모두 예초기를 이용한 기계 제초. 이 논배미엔 올챙이고랭이가 빽빽히 올라왔다. 그 기세에 눌려 벼포기는 아직도 '난쟁이'요, 누렇게 떠 있다. ... 어떤 방송을 보니 올챙이고랭이를 '수퍼잡초'라고 부르던..
2014.07.28 -
자귀나무 꽃은 피고 지고...
자귀꽃 필 무렵, 안밤실 포강 아랫 논 애벌매기를 했더랬다. 그리고... 보름이 지난 오늘, 두 벌 매러 갔다. 애벌 맬 때는 자귀나무가 막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아, 세월은 참말로 무심하구나.... 어느새 열매, 꼬투리가 달렸다. 논배미엔, 자귀나무야 꽃이 피든, 꽃이 지든, 열매가 달리든...
201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