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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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기? 되살아나는 '악몽'
새벽 네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눈을 떴다. 이젠 시골사람이 다 됐나보다고? 하긴 저녁 숟갈 놓기가 무섭게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 늦어도 새벽 다섯 시에는 몸을 일으키는 게 요즈음의 시골풍경이다. 해가 뜨면 날이 금방 더워지니 조금이라도 시원할 때 일하는 게 이롭기 때문이다. ..
2014.07.16 -
김매기 또는 처절한 '전쟁'
모든 일에는 고비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 집 올해 벼농사에서 가장 큰 고비는 바로 요즘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김매기가 한창이다. 모내기와 모 때우기, 웃거름 주기에 이어 전반기 농업노동이 최고조에 다다른 셈이다. 벼농사에서 가장 고단한 노동은 누가 뭐래도 김매기다. 오뉴월 뙤..
2014.07.09 -
고추밭 풀베기
오랜만에 고추밭에 나갔더니 풀밭으로 변해 있다. 제법 키 큰 놈만 까치발로 우듬지를 빼꼼히 내 보일 뿐 작은 놈들은 아예 풀숲에 묻혀 있다. 낫으로 처지하기엔 너무 빽빽하니 ... 하는 수 없이 예초기를 동원했다. 삐끗하면 고추대를 부러뜨리게 되니 조심조심 고랑 한 가운데를 훑어 ..
2014.07.09 -
마침내 '전선'에 서다
내 본시 평화를 사랑하는지라 '군사용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해마다 김매기 철이 되면 갑자기 전투적으로 돌변한다. 그러니 평화애호적 페친들께서는 너무 타박하지 마시란 얘기부터 깔아두고... 옛부터 벼농사에서 가장 고된 일로 첫 손에 꼽는 것이 바로 김매기다. ... 뙤약볕 아래..
2014.06.27 -
시골 세월호 집회(4)
지난주에는 양파를 갈무리하느라 참가하지 못했고... 오늘이 다섯번 짼가? 참가자가 확 줄었다. 대열을 짓지 못하고 둥그렇게 앉아서 진행했다.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2014. 6. 21)
2014.06.26 -
웃거름 주기
6.21~23. 사흘 만에 웃거름을 주었다. 제대로 하려면 밑거름-덧거름-이삭거름 최소 세 차례. 하지만 밑거름은 주지 않았고, 이삭거름 줄 계획도 없으니 거름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비닐포대에 담겨 화학비료 같지만 유기질거름이다. 성분을 보면 <대장군>은 주로 깻묵(대두 ..
2014.06.26 -
모는 다 때웠고, 이제 더 센 놈이...
오늘 아침나절, 마을 앞 세 배미를 끝으로 모를 다 때웠다. 지난해는 보름 넘게 걸린 일을 올해는 사나흘 만에 가뿐히 끝냈다.... 모농사가 워낙 잘 돼 결주가 거의 없어서다. 이앙기가 잘 닿지 않는 구석과 논두렁으로 다니면서 좀 지나치다 싶은 곳 몇 군데 꽂아넣고 나면 땡! 하지만 싸움..
2014.06.18 -
양파 1차 택배
지난 주말 갈무리한 양파를 오늘 오후 택배로 보냈습니다. 많은 분이 주문을 내주셔서 물량이 꽤 되었고, 모를 때우는 와중에 발송준비를 하는 바람에...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 쯤 도착할 겁니다. 좋은 양파 맛있게 드시고요. 드셔보고 괜찮다 싶으면 주변에 소..
2014.06.18 -
양파 갈무리
어제는 하루 종일 양파를 갈무리했습니다. <온새미로> 회원들이 모두 나서서 양파망에 담고, 저울로 무게를 달아 옮겨 쌓고... 땡볕 아래서 해가 뉘엿뉘엿 할 때까지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 양파들은 지금, 통풍이 잘 되는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오늘부터 주문하신 양파를 찾아갈 ..
2014.06.18 -
자꾸만 멀어져가는 그대
어제와 오늘, 캐서 말리고 있는 양파를 다듬고 있다. 매달린 줄기를 하나하나 가위로 잘라내는 일이다. 무엇보다 손이 빨라야 하는데, 저 여인네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처음엔 같은 선에서 시작했는데, 얼마 뒤 보니 저만큼 앞서 있다. 조금 뒤 보면 거리는 더 멀어져 있고. 내가..
2014.06.18 -
우렁이의 사랑
맞다. '우묵배미의 사랑'이 아니라 분명 '우렁이'의 사랑이다. 뜬금없는 얘기가 아니라 모내기가 끝난 지금, 논에서는 우렁이들의 사랑이 한창이다. 우렁이는 자웅이체다. ... 때문에 이 놈들의 짝짓기는 대다수 동물의 그것처럼 '몸을 섞는' 방식이다. 짝짓기는 48시간 남짓 지속된다고 한..
2014.06.18 -
[2014년] "유기농양파 사려~!"
양파를 캐서 말리고 망자루에 담아 통풍이 잘 되는 헛간에 쌓아두었습니다. 주문만 하시면 바로 보내드립니다. 두 말 할 나위 없이 좋은 양파임을 자부합니다. 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닐 멀칭을 한 걸 빼고는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길렀습니다. 덧거름으로 축분발효퇴비를 한 차례 뿌..
2014.06.13 -
마침내 양파를 캐다
오늘 아침 양파를 모두 캤다. 어제 새벽부터 시작해 온새미로 식구들이 저마다 틈 나는대로 캐고, 또 캐기를 이틀, 만 하룻가 걸렸다. 4백평 밭에 불그죽죽한 양파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 '장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보름 전 몇 개를 캐 보았을 때보다 알이 더 굵어졌다. 이제 줄기를 잘라..
2014.06.13 -
모 때우기
모내기가 끝나면 그 다음은? 모를 때우는 일이 남아 있다. 모판에 비어 있는 포트가 있거나 써레질이 고르게 안 됐거나... 아잉기가 고장나거나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빈 틈이 생기는데(이를 '결주'라 하기도) 그 빈 틈에 모를 손으로 꽂는 일이 바로 모 때우기다. 첫번째 경우가 가장 흔..
2014.06.13 -
'자연농' 고추밭 풀 베기
비닐 멀칭 안 하고, 거름도 안 주고 옮겨 심었던 고추가 제법 컸다. 당연히 풀이 우거졌다. 고추모가 보이지 않을 만큼...... 오늘 아침 나절 그 우거진 풀을 베고 왔다. 뽑은 것이 아니라 낫으로 벴다. 베어낸 풀은 풀이 난 자리에 덮어둔다. 이른바 초생멀칭. 두 어 시간 베고 나니 끝났다. ..
2014.06.13 -
모내기 끝
오늘 아침나절에 남아 있던 여덟 마지기를 마저 심었다. 기계가 계속 잔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꼬박 한나절이 걸렸다. ... 아무튼 끝났다. 그 동안 이앙기를 몰아준 은종 씨와 점심을 함께 하며 노고를 위로했다. 물을 못대서, 트랙터가 고장나서 로터리(써레질)가 늦어지는 바람에 모내..
2014.06.13 -
밤꽃 피는 유월에
밤꽃 피는 유월에 밤실 마을에 왔다. 옛부터 밤나무가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일제강점기 한자식으로 지명을 바꾸면서 율곡(栗谷)이 되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에는 밤꽃이 만발. 마치 산허리에 콩고물을 뿌려놓은 듯하다. ... 밤꽃 구경 왔냐고? 나~참! 기다리는 이앙기가 시간..
2014.06.13 -
지금은 모내기 중
지난 4일부터 모를 내고 있다. 지방선거가 있던 날인데, 경황이 없었다. 겨우, 점심을 먹은 뒤 짬을 내 투표를 했다. 찍을 곳도 많지 않았지만, 그 중 한 명이 당선됐다. ... 찍은 사람이 당선된 거... 참 희귀한 경험이다. 아무튼! 연 이틀 정신 없이 모를 심다 보니 이튿날에는 선거결과도 보..
2014.06.13 -
기계와 새들의 공생
모내기를 앞두고 로터리(써레질)가 한창이다. 트렉터가 논을 갈 때는 백로, 왜가리 같은 큰 새는 물론이요, 때로는 때까치 같은 새들이 몰려든다. ... 아마도... 논을 갈면 바깥으로 드러나는 미꾸라지, 드렁허리, 우렁... 등속을 잡아 먹으려고 달려드는 것일게다. 아무튼! 트랙터를 모는 저..
2014.06.13 -
시골 세월호 집회 풍경(3)
농사일정이 바빠 하루가 지나서야 올린다.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세번째 집회가 고산읍내 미소시장 광장에서 열렸다. 한낮엔 지글지글 날씨가 뜨거웠는데,... 해가 저물어가니 날씨도 선선한다. 몇 사람이 발언을 하는 사이 날도 어둑어둑 하나 둘, 촛불이 켜졌다. 촛불집회... 땡볕 아래..
2014.06.13 -
시골 세월호집회 풍경(2)
고산읍내 미소시장에서 열린 두번째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집회. 지난주보다 참가자가 두 배 가까이 늘어 7~80명을 헤아렸다. 특히, 고산성당 학생들이 단체로 참가했다. 저녁시간으로 옮기니 바람도 선선하고 분위기도 잡혔다. ... 특별한 형식 없이 참가자 발언으로 진행. 느닷없이 '자유..
2014.06.13 -
베일 벗은 못자리
오늘 아침 못자리 부직포를 걷었다. 모내기까지는 이제 열흘 남짓. 앞으로는 보온 덮개 없이 상온에 적응해야 한다. 못자리를 만든 뒤 처음으로 전모를 마주한 날.... 그럭저럭 고르게 자랐다. 애벌갈이를 하다가 구경나온 이장님도 "모 잘 됐네~!" 추임새. 허나 '샌나락'이라고... 중뿔나게 ..
2014.06.13 -
이 세월을 어찌 건널까
벼농사가 시작되기 전, 양파밭 풀매고 고추모 보살피면서 이런저런 강의 준비로 정신없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몹시 바쁠 때였고 공중파 TV도, 종이신문도 끊고 사는지라 처음엔 사태의 윤곽조차 알지 못했다. 이틀 뒤에야 사태를 가늠할 수 있었고, 줄곧 무거운 납덩이를 가슴에 ..
2014.06.10 -
어떤 '농활대'
‘모 농사가 반 농사’라고 했다. 벼농사를 지어 나락을 거두기까지는 대략 여섯 달 쯤 걸린다. 이 가운데 모를 가꾸는 기간은 한 달 남짓. 전체의 1/6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중요도로 따지면 절반이나 된다는 얘기다. 그 만큼 깍듯하게 정성을 기울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모 농사..
2014.06.10 -
"나는 농부다!"
마을 뒤 와우산은 이제 신록을 지나 녹음으로 치닫고 있다. 논들이 줄지어선 들판에는 연보랏빛 자운영 꽃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지고 있다. 봄날이 가고 있다는 신호다. 그 숱한 ‘꽃타령’을 뒤로 하고 마침내 벼농사 철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벼농사는 올해로 3년째. 이제야 그럭저..
2014.06.10 -
타는 들녘
마을 앞 초등학교에서는 지금, ‘풍년기원 단오 맞이 한마당’이 한창 펼쳐지고 있다. ‘친환경농법, 농촌사랑 그리고 생태체험’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단오절에 즈음해 이 고장 유기농 벼 작목반과 함께 여는 지역사회공동체의 축제마당으로 올해가 10회 째다. 10시가 조금 넘어, 한마..
2014.06.01 -
[2014년] 유기농 햇양파 예약주문 받아요~
한 해 가까운 수고가 영글었네요. 오는 6월초 생태농사공동체<온새미로>의 정성이 담긴 양파를 캔답니다. 지난 9월초에 모를 부었으니 아홉 달을 꽉 채우고 햇빛을 보게 되는 셈이죠. 포트 대신 맨땅에서 모를 길렀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일절 주지 않았습니다. 덧거름으로 축분발..
2014.05.26 -
수확 앞둔 양파밭
이른 아침 양파밭에 나갔더니 모조리 누워 있다. 온통 청록색이던 줄기엔 조금씩 누런 반점이 늘어간다. 드디어 캘 때가 다가왔다는 표시. 가늠해 본 수확시기는 6월 초. 한 일주일 남짓 이 놈들은 더욱 실하게 익어갈 게다. 그 동안 이만큼 자라느라 애썼다. 고맙다, 양파들아!
2014.05.26 -
통학로 만든 건 좋다만
쉬엄쉬엄 하라는 뜻인가. 도랑치고 나서 점심 먹고 한 숨 자고 났더니 비가 내리고 있다. 땡볕 아래 무리하다가 탈이 나는 것보다 낫겠지... 핑계 김에 느긋한 오후. 우두커니 창밖을 내다보다 눈에 들어온 것. 얼마전 집 앞 도로에 새 시설물이 생겼다. ... 콘크리트로 단장한 인도와 한 쌍..
2014.05.25 -
도랑 치고... 가재는 없지만
또 하나 도랑을 파냈다. 이번에는 샘골, 오이처럼 길쭉한 논에서다. 조금 전 일을 끝냈다. 어제 아침부터 시작했으니 하루 반 걸린 셈인가? 이 논은 농수로에서 빠져나온 물이 흐르는 좁은 도랑을 끼고 있는데 두 해 넘게 파내지 않아 메워졌다. 이 때문에 물창이 나 가을까지 수렁 상태를 ..
201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