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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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로 살아가기
둘째 아이가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뜻이다. 시답잖은 걸 가지고 배배꼬는 게 아니라 ‘학부모’ 얘길 꺼내려는 참이다. 아이는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나는 아직 초등학교 학부모로 남아 있다. 맡고 있는 학부모회장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탓이다. 새 학년도가 ..
2014.03.15 -
귀농 4년째를 맞으며
시골살이가 어느덧 4년째로 접어들었다. 이따금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본다. 사람인지라 그때그때 소회가 다른 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시골로 내려온 게 후회스럽지는 않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고픈 생각도 없고. 10년 전 쯤, 불혹(不惑)을 지나 “이제 ‘부록’으로 사는 인..
2014.03.15 -
<작은책> 읽어볼 책(2014.1) 201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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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웠던 주말
3월하고도 열흘이 다 지나가는데 날씨가 왜 이런 게냐? 아침나절은 물론이고 낮에도 바람이 쌀쌀하다. 토요일. 날 풀리고 나서 두번째로 문을 열었다. <온새미로> 부설(?) 노점 <아기자기텃밭>. 어쩌다보니 전날 밤을 꼴딱 샜더니 비몽사몽이라... 소포장 현미와 백미를 날라주고는..
2014.03.11 -
불공평한 봄햇살
봄이 오긴 온 모양이다. 바람은 한결 보드랍게 살갗을 스치고, 들녘에 돋아난 풀은 싱그러운 기운을 더한다. 겨우내 숨죽어 있던 여러해살이 화초들은 쭈뼛쭈뼛 새싹을 올린다. 물이 오른 매화는 머잖아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그런데 요 며칠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에 아침나절은 잔뜩 ..
2014.03.10 -
시장의 봄
경황이 없어 깜빡 잊을 뻔 했다. 그러니까 삼월 첫날, <아기자기텃밭>이 다시 문을 열었다. <아기자기텃밭>은 우리 <온새미로> 농사공동체가 토요일마다 고산미소시장에 낸 노점.... 지난 겨울 동안은 날이 추워 잠시 쉬었더랬다. '춘'삼월이 돌아왔으니 다시 좌판을 깔았다. ..
2014.03.02 -
2014년 3월1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00:01|facebook 장수 나들이 2월 마지막 날, 겨울이 가고 있다. 그러나 곧장 봄을 떠올리기엔 며칠 째 하늘은 뿌옇고, 차장을 스치는 고속도로변 풍경은 을씨년스럽기만. 그런 날, 장수에 다녀왔다. 헌데... 나보다 '바지러한' 이가 있어 그 풍경 몇 개가 이미 타임라인에 박혀 있구나. 그..
2014.03.01 -
고추가 죽다니...
오늘 아침나절은 봄기운이 완연했고, 닷새 전 미처 마무리 못한 양파밭 풀매기를 끝냈다. 오늘따라 안개가 낀 듯 상공이 뿌옇더니 뉴스피드에 '미세먼지' 얘기가 많이 눈에 띈다. ... 대륙에서 누런먼지가 또 날라온 모양이다. 아무튼... 운영 씨네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다시 씨를 묻은 고..
2014.02.24 -
'김연아 은메달' 단상
이번 소치올림픽의 '꽃'이라던 피겨 여자싱글 경기. 그제와 어제, 쇼트와 프리 모두 봤다. 국내 미디어엔 지금 '편파판정'이 핫이슈인 모양인데, 내 눈에도 그렇게 여길 소지는 충분한 것 같다. 피겨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저 눈대중으로... 김연아의 연기는 다른 선수와 '차원'이 달라보..
2014.02.21 -
벌써, 봄은 오고 지랄이야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 별일 없으면 책에 코를 박고 지냈더니, 그새 봄이 와 버렸구나! 아침나절, 쓰린 속 부여잡고 양파밭 매러 나갔다가 양지바른 산비탈, 그 곳에서 봄을 마났다. 아지랑이가 피워오르더냐고? 에이~ 아직 거기까진 아니고...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
2014.02.19 -
다시 깨어나는 들녘
그제부터 급작스레 날씨가 추워졌다. 2월 초순, 아직 겨울의 복판이다. 들녘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설이 막 지났고, 어제가 입춘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도 바뀌는 법. 뉘라서 그 이치를 거스를 수 있을까. 사람 눈엔 보이지 않지만 자연은 다시 생명을 틔울 준비를 하..
2014.02.14 -
2014년 2월12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20:44|facebook 대보름을 앞두고 미리 해보는 쥐불놀이. 여기는 마을 앞 논. 남상덕 21:32|facebook → 차남호 재미있겠다.
2014.02.12 -
고추모를 붓다
고추모를 부었다. 두 번째 고추농사가 시작된 셈인데, 지난해와는 여러 모로 다른다. 무엇보다 '자연농'에 한결 가까워졌다. 전남 곡성에서 구해온 재래종 고추-칠성초와 곡성초-일 뿐더러 꼬투리에서 직접 씨를 받았다. 화학요법으로 소독해서 은박봉지에 담아 파는 씨앗을 사다가 부은 ..
2014.01.26 -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이번 겨울이 그닥 ‘화려하지’ 못했던 건 시절이 어수선한 탓도 없지 않았다. 4~5년 전 앓았던 ‘정치적 우울증’이 재발했지 싶다. 박근혜 정권 1년이 되어갈 즈음 도진 증상이다. ‘말이 안통하네트’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이리 ‘생떼’를 쓰는 정권은 처음이다. 논리도, 근거도..
2014.01.14 -
초라한 농한기
살림살이를 시골로 옮긴 지 세 번째 겨울을 나고 있다. 처음 얼마 동안은 이 고장 겨울정취에 가슴이 설레더니 이젠 그것도 심드렁하다. 그 대신 식솔들을 떠올릴 때마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를 느낀다. 사실 농촌에서는 이 한겨울에도 시설채소로, 축산으로 쉴 틈이 없을 만큼 ..
2014.01.14 -
정래불사정(正來不似正)
말띠, 그것도 ‘청마의 해’ 어쩌고저쩌고 하는 얘기는 이제 잦아들었다. 그래도 120년 전 동학농민군의 결기를 떠올리는 ‘갑오년 갑오세’는 아직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보름 남짓 흘렀지만 여전히 세상은 ‘새해’ 언저리에 걸쳐 있다는 말씀. 하여 지금쯤은 다가올 한 해를 내다보면..
2014.01.14 -
농한기를 돌려줘!
논바닥에 깔아놨던 볏짚을 묶어 나르고 오는 길이다. 우리가 쓸 건 아니고, 주란 씨네 누렁소가 먹을 여물이다. 소는 몇 마리 안 되지만 조사료 값이 꽤 든다고 한다. 흔히 ‘공룡알’로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볏짚을 기계로 사려서 흰 비닐을 씌운 것) 값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
2014.01.04 -
2013년 12월14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13:28|facebook 한 동네에서 아주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자 재밌는 거리를 끊이지 않고 제공하는 길벗 윤정 씨. 얼마전 <살아 숨쉬는 마을 만들기>(니시무라 이치로 지음, 알마)라는 번역서를 냈다. 우리에게도 제법 알려진 일본 '미나미의료생협'에 관한 얘기다. '번역연구모임 연..
2013.12.14 -
<나는 난로다>와 '농가부업'
오늘부터 사흘 동안 <나는 난로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적정기술과 탈석유-로컬에너지의 결정체, 고효율 화목난로 한마당. 이 행사는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적정기술이나 난로 그 자체에 끌리는 건 아니다. 다만 그것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높이 살 뿐..
2013.12.09 -
들어는 봤나? ‘온새미로’!
고추농사 얘기를 하면서 몇 차례 ‘친환경 고추작목반’을 소개한 바 있다. 때가 때인지라 고추농사는 이제 모두 끝났다. 고추 뒷그루(후작)로는 양파를 심었다. 지난 9월초에 모를 부었고, 싹이 난 뒤로는 두 어 차례 모여 풀을 뽑아줬다. 포트모판에 씨를 뿌리거나 포트모판에 기른 모종..
2013.11.15 -
이태째 ‘싸전’을 열다
올해도 ‘싸전’을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짼데 ‘장사’라는 일, 여전히 뻘줌하다. 이따금 ‘장사꾼’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는 제 꼴을 발견한다. 농사를 시작할 때부터, 짓는 게 다가 아니고 판로 또한 스스로 열어가야 함을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 물론 농협수매를 통해 간단..
2013.11.15 -
수확의 기쁨? 고통도 있어!
황금물결이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휑한 바람이 불고 공기가 차가워졌다. 며칠 전 대입수능시험을 치렀고, 엊그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으니 그럴 때도 되었지 싶다. 늦가을이요, 겨울의 문턱이다. 올해 가을걷이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 이번엔 벼 수확..
2013.11.15 -
또 하나의 '기적'
이 또한 기적이라 할 것 같다. 오늘, 마침내 벼수확을 모두 끝냈다. 물이 차서 질척거리던, 하여 절반가량을 일일이 낫으로 베었던 문제의 죽산 배미를 콤바인으로 털어버린 것이다. 지난 일요일, '여인군단'과 더불어 벼를 베서 묶고 세워놨지만 마음 한 켠에선 불안했던 게 사실. 과연 콤..
2013.11.09 -
가을걷이, 기쁨만은 아님을...
황금물결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벼 가을걷이가 다 끝난 것이다. 하지만 죽산 마을 앞 우리 논 네 마지기만은 누런 벼 포기가 그대로 서 있다. 무슨 새로운 농법을 실험할 요량이냐고? 그러면 오죽 좋으랴만 알고 보면 ‘폭폭헌’ 노릇이다. 이 글을 쓰고 있..
2013.11.09 -
'앓던 이' 하나
논바닥이 너무 질척해 수확작업을 중도 포기했던 샘골 한 마지기. 보름 만인 오늘, 비로소 나락을 털었다. 이번에는 마을 이장 님한테 신세를 졌다. 작업을 포기했던 이는 기계가 크게 고장나는 바람에 어쩔 도리가 없었고,... 이장 님은 오직 사명감(?) 하나로 어렵게 콤바인을 끌고 왔다. ..
2013.11.09 -
벼베기 '뒤풀이', 대둔산 등반
수렁논에서 함께 사투를 벌였던 '여성동지'들과 더불어 대둔산에 올랐다. 어제의 낫질 벼베기는 오늘의 이 등반이 한 빌미이기도 했다. '논이 저리 처참한 상태에서 어찌 맘 편하게 산에 오를 수 있을꼬!' 하여 일을 말끔히 해치우고 가뿐하게 산에 오르자는 거였다. 아무튼 진창 논 발이 ..
2013.11.09 -
작은 '기적'
그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사 꿈만 같다. 물이 흥건하고 질퍽거려 콤바인이 도저히 들어설 수 없어보이던 죽산 논배미 얘기다. 오늘 오후, 콤바인 작업하기 힘든 곳의 나락을 모두 베었다. 낫질로.... 베긴 베어야 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으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억지..
2013.11.09 -
징징대덜 말어!
올해 나락농사 막판에 생각지도 못했던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그래봤자 질퍽한 논바닥 문제인데, 그게 쉽지가 않다. '산 입에 거미줄 치랴'고 했듯 나락이 저리 옹골차게 여물었는데 설마 내버리는 상황이 오진 않겠지... 그렇게 믿는 구석이 있다. 농사도 이젠 산업화됐다 하지만 그..
2013.11.01 -
올해 벼농사, 그 화려한(!) 피날레
생각했던 대로라면 오늘은 벼 가을걷이를 마치는 날이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를 못했다. 이번에는 시간여유를 두고 콤바인 작업을 위한 밑(갓)돌리기를 그제부터 해오던 차였다. ... 엊저녁, 마지막 차례로 죽산 논으로 갔다. 그 동안 살펴본 대로 논바닥은 잘 말라 있다. 심지어 단단하..
2013.10.31 -
양파모 옮겨심던 날
바야흐로 양파 심는 철이다. 적잖은 논은 벼를 베자마자 구멍 숭숭 뚫린 비닐을 뒤집어 쓰고 양파모를 기다린다. 이 고장에서는 논 이모작 작물로 양파가 대세다. 더욱이 올해는 양파값이 괜찮아선지 재배면적도 더 늘어난 듯 보인다. 우리 작목반도 진작 양파를 심기로 하고 모를 키워왔..
2013.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