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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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첫수확
"진 데를 디디올세라~" 새벽 잠을 설쳤더랬다. 막판 방심했던 탓으로 젖어버린 논바닥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꽤 질척거리긴 했지만 기계를 멈추진 못했다. 질풍처럼 내달리는 콤바인의 늠름한 기세라니~^^ "높이곰 돋으신" 달님의 은덕인겐가? 서너 시간 동안에 열여섯 마지기를 해..
2014.10.20 -
'사투'
벼를 베던 콤바인이 멈춰 섰다. 논바닥이 너무 질어 바퀴가 헛돌거나 방향전환을 하기가 힘든 탓이다. ... 게다가 기계까지 고장나 작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우리 바로 옆 광수 씨네 논에서 오늘 벌어진 사달이다. 사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우리 논 바닥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른바 '고라실 ..
2014.10.20 -
저녁놀
이따금, 저리 불타는 저녁놀을 그려 놓는다. 바람이 제법 세다. 태풍이 오고 있다지? 그저 순하게 지나갔으면...
2014.10.20 -
와일드푸드 축제 뒷담화
가을걷이를 앞두고 있지만 ‘황금빛 들녘’을 노래하기엔 아직 2%가 부족하다. 지금은 연두빛이 대세다. 하지만 잠깐 사이 풍경은 바뀔 테고, 넘실거리는 벼이삭에 벌써부터 마음은 한껏 넉넉하다. 그런 마음들이 모여 여기저기 축제 마당이 벌어지는 것이렷다. 완주군도 4년 전부터 그 대..
2014.10.05 -
‘쌀 전업농’의 신세타령
‘38년만의 이른 추석’이 지난 뒤끝이라선지 한결 넉넉하고 느긋한 느낌이 묻어나는 오후다. 노랗게 익어가는 벼이삭이 눈에 들어온다. 많이 여물어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다. 수고로웠던 한여름이 언제냐 싶게 세월의 덧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뙤약볕 아래 구슬땀깨나 쏟았던 흔..
2014.09.19 -
시골 세월호집회 넉달째
어느덧 열여덟 번째다. 지난 5월17일 시작된 이 고장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집회(함께하는 품 제12호) 말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이 되면 이곳 사람들은 어김없이 읍내시장 광장에서 촛불을 밝힌다. 벌써 넉 달을 넘겼다. 일을 처음 꾸미고 이끌었던 <녹색평론> 독자모임한테도 이건 뜻..
2014.09.19 -
‘면민의 날’ 단상
엊그제는 ‘면민의 날’ 행사가 열렸다. 그 유래나 의미를 장황하게 살펴볼 필요는 없겠고, 실상은 어르신이 대부분인 ‘주민위안잔치’라 할 수 있다. 평일에 열리다보니 젊은 직장인은 함께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좀 더 엄밀히는 ‘농업-자영업 종사자들의 잔치’ 쯤 되겠다...
2014.09.19 -
마지막 피사리?
가을 햇살은 따갑다. 오곡백과가 튼실히 여물어야 하므로. 논배미의 나락도 하루가 다르게 익어간다. 벼이삭은 속이 들어찰 수록 고개를 깊이 숙인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로다. 다만, 거둬들이기 전에 해얄 게 있다. 피/사/리. 아직도? 지난 여름, 결국은처지하지 못한 놈들이 솔찬허..
2014.09.10 -
추석대목 고산5일장 풍경
역시 대목은 대목이다. <완두콩> 편집회의 다녀오는 길, 대목을 맞은 고산5일장은 흥청댄다. 여느 장날보다 눈에 띄게 붐볐다.... 물론, 그 옛날에 누리던 영화에는 견줄 수 없다지만 시골장의 여유와 풍성함은 여전하리. 때마침 지역방송 프로그램인 <와글와굴 시장가요제>도 열..
2014.09.04 -
석 달... 아! '세월'이여!
역시 세월을 거스를 순 없는 모양이다. 김매기는 아득하고, 불볕더위는 야속하던 게 엊그젠데 어느새 바람이 선선하다. 벼이삭은 차츰 고개를 깊이 숙이며 황금물결을 예고하고 있다. 추석이 코앞이니 계절은 바야흐로 ‘결실’을 노래할 참이다. 무릇 세월이 가면 달라지는 것이 만물의 ..
2014.08.31 -
큰물지다
점심나절까지만 해도 꽤 온다 싶었는데, 그치고 논 둘러보니 참 많이도 왔다. 논배미에 그득 찬 빗물이 물꼬가 비좁다고 논두렁을 타고 넘는다. ... 약한 곳은 아예 논둑이 무너져 내렸다. 도랑이고, 지천이고, 강물이고 누런 빛을 띤 물살이 세차게 굽이친다. 천변에 키높이로 자란 수풀이..
2014.08.31 -
야속한 비
벌써 몇 날 째? 햇빛 구경한 게 언제더라? 헤아리다 지쳤다. 뉘라도 달갑잖은 비가 속절없이... 시방도 내리고 있다. 발이 묶여 애가 타느냐? 그 뿐이라면 차라리 노래를 부르겠다. 빗소리 안주 삼아 쓴 잔 기울이며... 허~ 마음이 졸려 한숨이 샛되다. 반쯤 열린 창문으로 시린 바람, 부서진 ..
2014.08.31 -
피사리 '시즌 2'
다시 피사리 모드로 들어갔다. 오늘로 사흘째. 잘 모르는 이들은 뭔일인가 싶겠지만, 지금 하는 피사리는 뽑지 않고 베어낸다. 보통 낫보다 날과 자루가 짧은 '버들낫'으로... 피포기 밑둥을 잘라내는 거다. 이젠 뽑아내려도 뿌리를 깊이 내려 역부족인 탓이다. 사실... 지금 하는 피사리는 ..
2014.08.18 -
'필드 하키' 게임 오버!
오늘, 논두렁 풀베기를 끝냈다. 마흔 닷 마지기 하는 데 일주일 걸렸다. 2행정 휘발유 엔진으로 돌아가는 예초기로 하는 작업이다. 예초기를 등에 짊어지고, ... 칼날이 달린 알미늄 작업봉을 좌우로 휘젓는다. 문제는 칼날의 회전운동을 전달하는 작업봉의 진동. 회전하는 칼날의 무게와 ..
2014.08.18 -
"넌 누구냐?"
저기, 한 송이 철없는 꽃 피었네~ 아직은 복더위가 한창인 8월초. 나락으로 봐서도 지금은 이삭을 배는 '수잉기'. 아직도 세월은 창창하게 남았건만... 무에 그리 궁금하여 서둘러 고개를 내밀었는고? -8월 8일 오후, 논두렁 풀을 베다가
2014.08.18 -
비가 주룩주룩
새벽부터 시작했을 비가 슬카장 내리고 있다. 익숙히 봐왔던 스콜(게릴라성 소나기)이 아닌 여름비가 수굿하고, 줄기차게 내린다. 주룩주룩~ 그 바람에 발이 묶였다. ... 벌써 오후 두 시가 가까운데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리 오래도록 끊이지 않는 비는 올 들어 처음이지 싶다. 모..
2014.08.18 -
풀베기
오랜만에 풀을 매지 않고 '베'었다. 김매기에 꽂혀(?) 한 달 넘게 논바닥을 기었더니 그 새 논두렁 풀이 아예 정글을 이뤘다. 너무 번성한 나머지 벼포기를 짓누르고 있으니... 볼 때마다 껄쩍지근 했더랬다. 예초기를 이용한 제초작업 공정은 끝났으니 오늘은 예초기로 수풀을 이룬 논두렁..
2014.08.18 -
쌀 관세화, 농가가 안 됐다고?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 계절은 아직 멀었다. 지금은 ‘하늘은 변덕스럽고, 농사꾼은 삐쩍 마르는’ 계절이다. 딴에는 ‘자연 다이어트’라 눙치고, 보는 사람도 “턱 선이 살아났다”느니, “샤프해졌다”느니 탄성을 내지른다. 하지만 그게 고된 김매기 때문이란 걸 서..
2014.08.04 -
김매기 한 달 째
다시 샘골로 돌아왔다. 올해 김매기는 한 달 전, 샘골에서 '느긋하게' 시작됐다. '최고 난코스'로 예상되던 두 마지기 배미를 이틀 만에 끝내면서 순조로울 듯 했는데, 사나흘 뒤 논배미를 온통 뒤덮은 물달개비를 만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차례차례 해나갈 상황이 아니었다. '급한 불'부..
2014.07.28 -
시골 세월호집회 풍경(7월)
여덟번 째(7월5일) 오늘도 바람이 선들선들~! 아홉번째(7월12일) 빗낱이 떨어져도 시골 세월호 집회는 이어진다~^^ 열번째(7월19일) 어둑어둑 저물어가는 시간. 날짜가 되고, 시간이 되었으니 꾸여꾸역 모여든다. 오늘은 초청가수(?)도 불렀다. 지금은 <오래된 미래> 저자인 호지 여사 관..
2014.07.28 -
고맙네! 친구들^^
예고했던 대로 그들이 왔다. 제초기가 훑고 간 '길'을 따라서 벼포기 사이에 남아 있는 올챙이고랭이를 뽑아내느라 애썼다. 민물매운탕 점심, 만경강 물놀이는 보너스~!
2014.07.28 -
'올챙이고랭이' 전성시대
오늘 아침, 안밤실 포강 아랫 논 두 벌 매기 끝냈다. 나흘 만이다. 애벌도, 두벌도 모두 예초기를 이용한 기계 제초. 이 논배미엔 올챙이고랭이가 빽빽히 올라왔다. 그 기세에 눌려 벼포기는 아직도 '난쟁이'요, 누렇게 떠 있다. ... 어떤 방송을 보니 올챙이고랭이를 '수퍼잡초'라고 부르던..
2014.07.28 -
자귀나무 꽃은 피고 지고...
자귀꽃 필 무렵, 안밤실 포강 아랫 논 애벌매기를 했더랬다. 그리고... 보름이 지난 오늘, 두 벌 매러 갔다. 애벌 맬 때는 자귀나무가 막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아, 세월은 참말로 무심하구나.... 어느새 열매, 꼬투리가 달렸다. 논배미엔, 자귀나무야 꽃이 피든, 꽃이 지든, 열매가 달리든...
2014.07.28 -
산 넘어 산!
저녁에 있는 인문학 수업 준비하느라 오늘은 김매기를 쉬고 있다. 김매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스무날이 흘렀다. 예상대로면 이젠 끝이 보일 때도 되었건만...... 아직 반도 못 끝낸 채, 진척도는 굼벵이 걸름이다. 논풀의 기세는 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샘골을 체 끝내기도 못했는데, ..
2014.07.28 -
그 많던 물달개비는...
거의 백만년 만에 이발을 했다. 새벽부터 엄니가 호출을 해서 일 도와 드리고나니 해가 중천이라... 그런데 오늘 따라 기온이 섭씨 33도! 논에 나갈 엄두를 못 내고, 핑계 김에 치렁치렁한 머리나 짤라야 겠다...... "깔끔하게 커트해 드리면 되죠?" "예, 시원하게 쳐주세요!" 미용실 원장과 주..
2014.07.28 -
'인간의 한계'를 생각한다
새벽부터 비가 오락가락. 비를 무릅쓰고 논배미로 나가야 하는 사정을 백로는 알까? '전차부대' '기계화부대'의 '포격'이 있었지만 결국 최종 정리는 맨손부대의 몫이다. ... 물달개비의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지만 용케 기계날을 피한 놈들은 멀쩡하게 살아 있다. 날렵하게(?) 손을 놀려 ..
2014.07.28 -
제초기계로 밀고, 우렁아 부탁한다!
생각지 못했던 물달개비의 습격으로 김매기가 주춤했고, 곧바로 대응에 나서 응급조치. 일단, 급히 우렁이 40Kg을 주문해두었다. 고심 끝에 유달리 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중경제초기를 써보기로 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빌렸다. 제초바퀴가 다섯 개 달린 놈이다. 그러니까, 6조 이앙기에 ..
2014.07.28 -
'복병'을 만났다
'김매기 전투' 시작한 지 오늘로 이래째. "서전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고 썼더랬는데... 역시 '입방정'이었나, 아직도 샘골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 추세라면 지금쯤 열 닷 마지기는 끝냈어야 하는데... 아직도 고작 일곱 마지기 남짓... 지금은 '피사리'가 문제가 아니다. 처음엔 '올방개'가..
2014.07.28 -
'시골살이의 인문학'이란다
“일만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홍성 풀무학교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얘기라고 한다. 공부와 노동은 함께 가야 한다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어디 학생뿐이겠는가. 몸으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소중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농사꾼에게는 흔히 신기술 보급 같은 실용교..
2014.07.16 -
'설상가상' 밭농사
김매기가 다가 아니다. 양파에, 고추에, 들깨까지 사람 손길을 기다리는 놈들이 줄을 섰다. 양파는 모내기를 마치자마자 캐서 다듬고, 망자루에 담아 옮겨 쌓았다. 요즘도 길을 가다보면 빈 소막이나 야외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인 양파자루가 눈에 들어온다. 생산량이 너무 많아 팔리지를..
201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