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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스템'의 빛과 그림자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그 정점에 있는 게 컴퓨터 시스템. 인간활동의 모든 영역은 이제 컴퓨터 시스템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령 대다수 민간-공공기관과 기업체의 업무는 이른바 모바일 환경, 인터넷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어디 업무환경 뿐인가. 일상적인 삶의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2012.10.06 -
'학교폭력' 유감
보름째 속이 시끄럽다. 제새끼에 대한 연민, 비루하고 타락한 새태에 대한 역겨움, 못난 짓을 어찌하지 못하는 언짢음... 하긴 세상사, 모든 게 내맘 같을 수야 없겠지. 그래도 어쩌다가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 글을 언제쯤 세상에 터놓을 지 모르겠으나 일..
2012.10.06 -
'도구치기'의 달인?
"오늘도 걷는다마는..." 그 노래가 떠오른다. 논바닥 말리는 일을 생각하다보면. 농사라는 게 본시 '요행'이 없는 법인가 보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기대는 매번 여지없이 무너져왔다. 그러면서도 좀체 요행수를 바라는 마음은 고쳐지지 않는다. 기본적인 배수체계를 갖춰놓고 기다리면 ..
2012.10.04 -
오늘도 '운하'를 파고 왔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말았다. 논바닥 말리는 일 말이다. 가을걷이까지 한 달 넘게 남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늦어도 10월 중순까지는 나락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얘기를, 콤바인 가진 동네 어르신한테서 들었다. 논바닥을 잘 말려야 한다는 얘기도 덤으로. 그..
2012.09.27 -
'논바닥 말리기' 대작전
나락을 거둬들일 날이 이제 달포나 남았나? 그런데 '벼베기'는 옛말이 되었다. 아니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아예 큰 사고다. 콤바인으로 수확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한 포기, 한 포기 낫으로 밑동을 베는 것이다. 어떤 지경일까? 바로 논바닥이 마르지 않아 물이 고이거나 질척..
2012.09.24 -
텃밭, 그 나머지 절반에도 씨를 뿌리다
세월이 하 수상하니 5일이 지나 이제서야 끄적인다. 다름 아닌 마을회관 앞 텃밭 얘기. 밭의 절반만 일궈서 엇갈이배추, 무 씨앗을 뿌렸더니만 그 찜찜함이 사무친다. 여전히 바랭이 풀이 우거진 나머지 절반 땅을 볼 때마다 그랬다. 언제까지 버틸 수도 없다. 날짜가 지날수록 파종시한이..
2012.09.24 -
푸성귀도 챙겨야 하니
올해 농사가 벼농사 하나로만 꾸려지다 보니 농사일 또한 단조롭기 그지 없었다. 그러고 보니 7월 이후로는 지금껏 오로지 피사리에만 매달려왔다. 태풍에 쓰러진 벼를 묶어 세운 일 정도가 그나마 다르다면 다를까. 거참... 굳이 찾아보면 없지도 않을 거다. 가령 철따라 할 수 있는 '채집..
2012.09.16 -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피 한 포기
"멫 일 걸리겄네!" 그 어르신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오늘 아침나절에 끝난 모정앞 논 피사리는 일주일이 걸렸다. 이번에도 한 이틀, 길어야 사흘쯤을 예상했는데 결국 '희망사항'으로 끝나고 말았다. 내 가늠자는 이렇듯 늘 터무니없이 빗나간다.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오후시간엔 ..
2012.09.16 -
세상에서 가장 질긴 놈... 그대 이름은 피!
지난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내리 나흘을 논에 나가보지 못했다. 목, 금은 책원고 마지막 교정작업에 매달리느라 토, 일은 서울서 떼로 몰려온 벗들과 어울리느라... 하긴 그 사이 비도 꽤 쏟아져 무리를 해서 나가봤더라도 그다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
2012.09.10 -
가을걷이 앞두고 도랑치기
이제 벼농사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돌이켜보면 얼결에 시작한 농사였고, 그런 탓에 뜻하지 않은 일이 꼬리를 물었다. '내 농사'라고는 난생 처음이다보니 둘쭉날쭉, 두서도 없고 요령도 없었다. 일머리도, 농사의 기초원리도 모르니 멍청히 있다가 때를 놓치거나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
2012.09.04 -
'볼라벤'의 경고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 간 자리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그런데 29일 오전만 해도 '태풍피해 생각보다 적었다'는 넋나간 보도가 나오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중부지방보다 남부지방이 피해 컸다'로, 그 다음은 '농작물·수산물 피해 심각'으로 논조는 바뀌어갔다. 실제로 마을 어르신들은 "..
2012.08.30 -
피사리 유감
저번엔 100년만의 가뭄으로 애를 태우더니 이번엔 공교롭게도 가을장마란다. 벌써 보름 가까이 비가 그치지 않고 있다. 내리 쏟아붓는 건 아니고 오다가 멎기를 되풀이하는데, 햇볕 구경한 지 일주일이 넘어 간다. 일기예보 대로면 이게 9월까지 이어진다니 걱정이다. 곡식이며 과일이 실..
2012.08.30 -
'피말리는 작전'은 어찌 됐냐고요?
참으로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새벽부터 시작했나, 내리다 멎기를 거듭하고 있는데 빗줄기가 주룩주룩 시원하기만 하다. 이 얼마만인가. 물경 스무날 넘게 쨍쨍하기만 하던 하늘이 마침내 물기를 머금었다. 때를 맞춰 지긋지긋하던 무더위도 물러난단다. 지금 창문으로 스며드는 ..
2012.08.10 -
'피말리는 아침' 작전, 중간보고
열흘 넘게 '작전명-피말리는 아침' 전황보고를 하지 못했다. 전투가 중단됐었느냐면 그건 아니다. 그 새에도 크고 작은 교전이 일곱 차례나 있었다. 그러면 왜...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원고지구' 전투를 지원하느라 보고할 겨를이 없었고 해야 겠다. 이제 원고지구 전투가 거..
2012.07.20 -
뒤늦은 '출사표'
평화주의자에겐 미안하게 됐다. 뭐,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고 해서 내가 전투적이거나 군사문화에 젖어있는 인간은 아니다. 다만, 나름대로 절박함을 나타내자니 이게 맞춤하다 싶을 뿐이다. 뭔 말인고 하니... 어제부터 다시 전투를 시작했다. 전장은 샘골 아랫배미. 작전명- 피말리는 아..
2012.07.10 -
어떤 '비포-에프터'
다 해치우고 나니 하늘에라도 오른 듯한 기분이다. 오늘 아침, 마침내 모정논 피사리를 마쳤다. 이게 몇 일 만이던가. 오늘은 작정을 하고 나섰다. 마침 토요일이라 아이들도 등교하지 않으니 거리낄 것도 없다. 6시, 일어나자 마자 이곳으로 내달렸다. 뭐, 작업내용이야 뻔한 것. 그래도 ..
2012.07.07 -
연이틀 비내린 날의 삽화
연이틀 큰비가 쏟아지니 껄쩍지근 하게 남아 있던 온누리의 잡것들이 다 쓸려가는 느낌이다. 어느날 또 진짜 큰물이 나서 속을 뒤집어놓을지 모를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반갑기 그지 없는 비다. 게다가 핑계 김에 어제, 오늘 원고농사 맘잡고 할 수 있었잖은가. 그게 다 비 덕분이지...ㅎㅎ..
2012.07.06 -
물장화 신고 지심매기-이틀째
지심매기 이틀째. 비가 온 뒤로는 학교앞과 모정에만 나가봤던 까닭에 나머지 논 상태가 궁금했다. 학교앞엔 모터가 돌고, 물사정이 괜찮은 걸 확인하고는 모정을 건너 뛰어 샘골로 갔다. 가운데 논부터 둘러봤다. 제초기를 돌린 다음 어찌 되었나 싶어서다. 대체로 풀이 무성해보이지는 ..
2012.07.03 -
물장화 신고 지심매기
그제, 참으로 달디 단 비가 내렸다. 그것도 온종일 주룩주룩. 그 동안의 가뭄은 이 비로 해갈된 것 같다. 참으로 고마운 비'님', 그래서 옛 사람들은 비가 '오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심정을 고스란히 이해할 것 같다. 저 빗줄기를 흠뻑 뒤집어쓰고 싶은 맘 굴뚝 같았다. 그런데 오후까지..
2012.07.02 -
"안 되야! 농약 혀!" 풀과 싸우다
요즘 잡초와 전쟁을 하고 있다. 내가 지금 씨름하고 있는 그 대상물을 뭐라 불러야 할지 한참 고심했다. 그냥 편하게 얘기하면 벼포기 사이에 자라나는 이런저런 풀들이다. 그냥 쓸모 없고, 먹을 수도 없는, 보통 잡초라고들 부르는 풀이다. 하지만 윤구병 교수는 '세상에 잡초가 어디 있..
2012.06.26 -
백년만의 가뭄..."니들이 '둠벙'을 알아?"
조금 전 논을 둘러보고 오는 길이다. 요즘은 아침과 저녁 두 차례 씩, 자전거를 타고 4킬로미터 거리에 흩어져 있는 논배미 물관리를 하는 게 주요일과다. 모내기 끝나고 한 달 남짓은 물대기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길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터다. 그런데 올해는 ‘백년만의 가뭄’..
2012.06.22 -
모내기 타령 이중주 (2)
상황을 보아하니 은종 씨가 작업을 마치고 다른 논으로 옮겨간 것 같은데 문제는 어느 논으로 갔느냐다. 운영 씨가 마침 휴대폰을 집에 두고와 난감하다. 일단 내 휴대폰으로 운영 씨 휴대폰을 연결하니 사리 씨가 받는다. 다행히 우리가 다음 코스로 생각해둔 제실논으로 옮겼다고 한다...
2012.06.11 -
모내기 타령 이중주 (1)
마침내 모내는 날 아침이 밝았다. 진작부터 받아놓은 날이지만 막판에 한나절 또는 하루 정도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가 오갔다. 그러더니 정작 꼭두새벽, 5시 반부터 시작이란다. 하긴 농사짓는 시골에서 오뉴월 그 시간이면 새벽이 다 뭔가. 먼통이 터서 동창이 밝은 지 이미 오래고, 뭇 ..
2012.06.11 -
막걸리 잔에 빠뜨린 단오잔치
다시 동네 잔치판이 벌어졌다. 제8회 풍년기원 단오맞이 한마당. '친환경농법, 농촌사랑 그리고 생태체험'이란 부제가 붙었다. 다들 알다시피 단오는 음력 5월5일, 고유명절의 하나다. 마한시대에는 파종이 끝난 뒤 사람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고 음주가무로 밤낮 쉬지 않고 놀았다는 기록..
2012.06.03 -
첫 모내기, 그 지루함에 대하여
첫 경험 치고는 지루하고도 싱거웠다. 모내기. 날짜를 받아놓고는 사나흘 전부터 좀 긴장이 됐던 게 사실이다. 택일부터가 여러 모로 어정쩡했다. 우선 다른 곳을 제쳐두고 샘골 가운데 배미 네 마지기(두 필지)만 먼저 심기로 했다. 여기는 농기계(이앙기) 진입로가 마땅찮아 옆 논보다 ..
2012.06.03 -
자전거 이야기
어스름이 내려 앉는 5월 하순의 저녁시간. 저녁을 좀 든든히 먹었는가 포만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을 닦아 세운다. "얘들아, 자전거 삭책 가자!" 보통 작은 녀석은 옳거니 따라 나서는데 큰 아이는 일단 튕기고 본다. 결국은 따라나서게 되면서도. 따라 나서게 하는 '비법'은 그때 그때 분위..
2012.05.26 -
어떤 '인간승리'에 대한 보고서
결국, 마침내, 드디어, 끝내... 끝났다. 거름주기가. 지난 21일부터 나흘에 걸친 '대장정'이 오늘 오후 1시, 막을 내린 것이다. 두 팔 안쪽을 물들인 시퍼런 멍자국과 후줄근한 입성을 훈장으로 남긴 채. 가릅재에서 어우마을 모정, 샘골을 거쳐 백도리에 이르는 총연장 10리길에 널린 연면적 ..
2012.05.24 -
유박거름 주다가 곤죽이 되다
어제부터 논에 거름을 주고 있다. 모내기 전에 주는 밑거름용 유박(油粕)이다. 제품에 굳이 생소한 한자식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말로는 '깻묵'이다. 참깨, 들깨, 콩, 땅콩...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 아무튼 그 깻묵을 가공해서 만든 천연비료를 흔히 유박이라 부른다. 물..
2012.05.22 -
솎아 '먹으려니' 품이 제법 들더라
오랜만에, 마음먹고 남새밭(텃밭) 푸성귀들을 갈무리했다. 남새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심지어 쇠어가는데 그걸 거둬들일 틈도, 마음의 여유도 생기지 않았댔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어젯밤 늦게 광주에서 올라온 '일꾼'이 생긴 것. 일꾼이래 봤자 부실하기 이를데 ..
2012.05.20 -
반갑다, 땅강아지
반가운 손님! 게다가 뜻밖에 찾아왔다면 참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자님도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 하시지 않았던가. 오늘 아침 마주친 손님이 그러했다. 그 주인공은 땅강아지. 모판을 덮은 부직포를 손보고 있자니 저만치서 후두둑. 비닐하우스에 빗발이 내리치는 소리다. 이윽..
2012.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