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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유기농 장터
'온새미로' 장터는 비가 와도 문을 연다. 1층 한켠을 '토방'처럼 비워 둔 미소식당 건물구조 덕이다. 천막 같은 비가리개를 씌울 필요도 없이 그 안으로 쓸쩍 들어가 좌판을 펼치면 된다. ... 얼핏 봐도 저번보다 푸성귀가 훨씬 늘었다. 들녘에서 스스로 움튼 냉이,달래,머위,돋나물,땅두릅....
2014.03.30 -
업보(業報)
농사로 먹고사는 놈이 이런 짓도 한다. 청소년 아르바이트 권리찾기 캠페인! '전북 청소년노동인권 네트워크' 회원으로 함께 했다. 바깥 기온이 27도까지 오른 초여름 날씨에... 전주공고 정문 앞에 도착하니 먼저 와 있던 이들이 탄성을 내지른다. "와~ 멀리 고산에서 오셨네! 농사철인데 ..
2014.03.28 -
마지막(?) 방아찧기
방아를 찧었다. 쌀 방아. 하도 많이 찧어서 이번이 몇 번 째인지... 기억 안난다. 저번부터는 동네 방앗간 대신 후배가 취직해 일하는 화산면 방앗간에서 찧는다. ... 성능 좋은 '색채선별기'를 갖춰서인지 현미가 깔끔하게 나왔다. 헌데, 일반에 공급하는 쌀 방아는 오늘이 마지막이지 싶다..
2014.03.28 -
나무 심는 사람들
고추밭 풀매고 돌아와 점심을 먹고 났더니 갑자기 오후 일정이 사라져 버렸다. 그럼 뭘하지? 아침나절에 고추밭 나서며 마추쳤던 운영 씨.... 요즘 7천평 뒷산에 홀로 나무를 심고 있는... 귀농하고 얼마 안 돼 사들인 산인데, 소나무, 밤나무, 벗나무 따위 '잡목'이 우거졌더랬다. 그 한 복..
2014.03.28 -
모두모두 자란다, 시시때때 자란다
한 주만에 다시 고추밭 풀매고, 물주고 왔다. 날씨가 푹해서 풀이 금방금방 올라온다. 쑥쑥 자라는 건 풀만이 아니다. 지난번에 "풍신나게 생겼다"고 흉을 봤더니만... 듣기 거북했던지 보란듯이 몸집을 키운 게야. 다들 "이제사 고추모 같다"고 한 마디~ 그 칭찬 발 받아 무럭무럭 자라주렴..
2014.03.28 -
마침내 그 매화는 벙그러지고
꽃샘추위에 잔뜩 웅크러들었던 봉오리가 풀린다. 섬진강 건너 아랫녘 어디 쯤 지나고 있을 개화선엔 홍매 청매 다투어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있다더라만 이제사 드문드문 꽃술 내비치는 몇 송이.... 화무십일홍이니 만개보다 반개던가? 그리하여 더욱 조바심치게 하는... 아무리 노래 불러..
2014.03.28 -
정녕 봄이더냐?
온종일 비가 내렸다. 아침엔 날씨가 쌀쌀해서 ‘봄비’가 맞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젠 3월 중순, 오후가 되어 날이 풀리니 그 봄비가 틀림없다. 추적추적 들녘을 적시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은 싱숭생숭, 아련한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래, 너도나도 봄비를 노래했지. 봄비는..
2014.03.15 -
'학부모'로 살아가기
둘째 아이가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뜻이다. 시답잖은 걸 가지고 배배꼬는 게 아니라 ‘학부모’ 얘길 꺼내려는 참이다. 아이는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나는 아직 초등학교 학부모로 남아 있다. 맡고 있는 학부모회장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탓이다. 새 학년도가 ..
2014.03.15 -
귀농 4년째를 맞으며
시골살이가 어느덧 4년째로 접어들었다. 이따금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본다. 사람인지라 그때그때 소회가 다른 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시골로 내려온 게 후회스럽지는 않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고픈 생각도 없고. 10년 전 쯤, 불혹(不惑)을 지나 “이제 ‘부록’으로 사는 인..
2014.03.15 -
<작은책> 읽어볼 책(2014.1) 201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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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웠던 주말
3월하고도 열흘이 다 지나가는데 날씨가 왜 이런 게냐? 아침나절은 물론이고 낮에도 바람이 쌀쌀하다. 토요일. 날 풀리고 나서 두번째로 문을 열었다. <온새미로> 부설(?) 노점 <아기자기텃밭>. 어쩌다보니 전날 밤을 꼴딱 샜더니 비몽사몽이라... 소포장 현미와 백미를 날라주고는..
2014.03.11 -
불공평한 봄햇살
봄이 오긴 온 모양이다. 바람은 한결 보드랍게 살갗을 스치고, 들녘에 돋아난 풀은 싱그러운 기운을 더한다. 겨우내 숨죽어 있던 여러해살이 화초들은 쭈뼛쭈뼛 새싹을 올린다. 물이 오른 매화는 머잖아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그런데 요 며칠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에 아침나절은 잔뜩 ..
2014.03.10 -
시장의 봄
경황이 없어 깜빡 잊을 뻔 했다. 그러니까 삼월 첫날, <아기자기텃밭>이 다시 문을 열었다. <아기자기텃밭>은 우리 <온새미로> 농사공동체가 토요일마다 고산미소시장에 낸 노점.... 지난 겨울 동안은 날이 추워 잠시 쉬었더랬다. '춘'삼월이 돌아왔으니 다시 좌판을 깔았다. ..
2014.03.02 -
2014년 3월1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00:01|facebook 장수 나들이 2월 마지막 날, 겨울이 가고 있다. 그러나 곧장 봄을 떠올리기엔 며칠 째 하늘은 뿌옇고, 차장을 스치는 고속도로변 풍경은 을씨년스럽기만. 그런 날, 장수에 다녀왔다. 헌데... 나보다 '바지러한' 이가 있어 그 풍경 몇 개가 이미 타임라인에 박혀 있구나. 그..
2014.03.01 -
고추가 죽다니...
오늘 아침나절은 봄기운이 완연했고, 닷새 전 미처 마무리 못한 양파밭 풀매기를 끝냈다. 오늘따라 안개가 낀 듯 상공이 뿌옇더니 뉴스피드에 '미세먼지' 얘기가 많이 눈에 띈다. ... 대륙에서 누런먼지가 또 날라온 모양이다. 아무튼... 운영 씨네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다시 씨를 묻은 고..
2014.02.24 -
'김연아 은메달' 단상
이번 소치올림픽의 '꽃'이라던 피겨 여자싱글 경기. 그제와 어제, 쇼트와 프리 모두 봤다. 국내 미디어엔 지금 '편파판정'이 핫이슈인 모양인데, 내 눈에도 그렇게 여길 소지는 충분한 것 같다. 피겨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저 눈대중으로... 김연아의 연기는 다른 선수와 '차원'이 달라보..
2014.02.21 -
벌써, 봄은 오고 지랄이야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 별일 없으면 책에 코를 박고 지냈더니, 그새 봄이 와 버렸구나! 아침나절, 쓰린 속 부여잡고 양파밭 매러 나갔다가 양지바른 산비탈, 그 곳에서 봄을 마났다. 아지랑이가 피워오르더냐고? 에이~ 아직 거기까진 아니고...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
2014.02.19 -
다시 깨어나는 들녘
그제부터 급작스레 날씨가 추워졌다. 2월 초순, 아직 겨울의 복판이다. 들녘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설이 막 지났고, 어제가 입춘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도 바뀌는 법. 뉘라서 그 이치를 거스를 수 있을까. 사람 눈엔 보이지 않지만 자연은 다시 생명을 틔울 준비를 하..
2014.02.14 -
2014년 2월12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20:44|facebook 대보름을 앞두고 미리 해보는 쥐불놀이. 여기는 마을 앞 논. 남상덕 21:32|facebook → 차남호 재미있겠다.
2014.02.12 -
고추모를 붓다
고추모를 부었다. 두 번째 고추농사가 시작된 셈인데, 지난해와는 여러 모로 다른다. 무엇보다 '자연농'에 한결 가까워졌다. 전남 곡성에서 구해온 재래종 고추-칠성초와 곡성초-일 뿐더러 꼬투리에서 직접 씨를 받았다. 화학요법으로 소독해서 은박봉지에 담아 파는 씨앗을 사다가 부은 ..
2014.01.26 -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이번 겨울이 그닥 ‘화려하지’ 못했던 건 시절이 어수선한 탓도 없지 않았다. 4~5년 전 앓았던 ‘정치적 우울증’이 재발했지 싶다. 박근혜 정권 1년이 되어갈 즈음 도진 증상이다. ‘말이 안통하네트’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이리 ‘생떼’를 쓰는 정권은 처음이다. 논리도, 근거도..
2014.01.14 -
초라한 농한기
살림살이를 시골로 옮긴 지 세 번째 겨울을 나고 있다. 처음 얼마 동안은 이 고장 겨울정취에 가슴이 설레더니 이젠 그것도 심드렁하다. 그 대신 식솔들을 떠올릴 때마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를 느낀다. 사실 농촌에서는 이 한겨울에도 시설채소로, 축산으로 쉴 틈이 없을 만큼 ..
2014.01.14 -
정래불사정(正來不似正)
말띠, 그것도 ‘청마의 해’ 어쩌고저쩌고 하는 얘기는 이제 잦아들었다. 그래도 120년 전 동학농민군의 결기를 떠올리는 ‘갑오년 갑오세’는 아직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보름 남짓 흘렀지만 여전히 세상은 ‘새해’ 언저리에 걸쳐 있다는 말씀. 하여 지금쯤은 다가올 한 해를 내다보면..
2014.01.14 -
농한기를 돌려줘!
논바닥에 깔아놨던 볏짚을 묶어 나르고 오는 길이다. 우리가 쓸 건 아니고, 주란 씨네 누렁소가 먹을 여물이다. 소는 몇 마리 안 되지만 조사료 값이 꽤 든다고 한다. 흔히 ‘공룡알’로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볏짚을 기계로 사려서 흰 비닐을 씌운 것) 값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
2014.01.04 -
2013년 12월14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13:28|facebook 한 동네에서 아주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자 재밌는 거리를 끊이지 않고 제공하는 길벗 윤정 씨. 얼마전 <살아 숨쉬는 마을 만들기>(니시무라 이치로 지음, 알마)라는 번역서를 냈다. 우리에게도 제법 알려진 일본 '미나미의료생협'에 관한 얘기다. '번역연구모임 연..
2013.12.14 -
<나는 난로다>와 '농가부업'
오늘부터 사흘 동안 <나는 난로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적정기술과 탈석유-로컬에너지의 결정체, 고효율 화목난로 한마당. 이 행사는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적정기술이나 난로 그 자체에 끌리는 건 아니다. 다만 그것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높이 살 뿐..
2013.12.09 -
들어는 봤나? ‘온새미로’!
고추농사 얘기를 하면서 몇 차례 ‘친환경 고추작목반’을 소개한 바 있다. 때가 때인지라 고추농사는 이제 모두 끝났다. 고추 뒷그루(후작)로는 양파를 심었다. 지난 9월초에 모를 부었고, 싹이 난 뒤로는 두 어 차례 모여 풀을 뽑아줬다. 포트모판에 씨를 뿌리거나 포트모판에 기른 모종..
2013.11.15 -
이태째 ‘싸전’을 열다
올해도 ‘싸전’을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짼데 ‘장사’라는 일, 여전히 뻘줌하다. 이따금 ‘장사꾼’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는 제 꼴을 발견한다. 농사를 시작할 때부터, 짓는 게 다가 아니고 판로 또한 스스로 열어가야 함을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 물론 농협수매를 통해 간단..
2013.11.15 -
수확의 기쁨? 고통도 있어!
황금물결이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휑한 바람이 불고 공기가 차가워졌다. 며칠 전 대입수능시험을 치렀고, 엊그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으니 그럴 때도 되었지 싶다. 늦가을이요, 겨울의 문턱이다. 올해 가을걷이는 모두 끝났다. 그런데 이번엔 벼 수확..
2013.11.15 -
또 하나의 '기적'
이 또한 기적이라 할 것 같다. 오늘, 마침내 벼수확을 모두 끝냈다. 물이 차서 질척거리던, 하여 절반가량을 일일이 낫으로 베었던 문제의 죽산 배미를 콤바인으로 털어버린 것이다. 지난 일요일, '여인군단'과 더불어 벼를 베서 묶고 세워놨지만 마음 한 켠에선 불안했던 게 사실. 과연 콤..
2013.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