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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기쁨만은 아님을...
황금물결 일렁이던 들녘은 이제 칙칙한 흑갈색으로 되돌아갔다. 벼 가을걷이가 다 끝난 것이다. 하지만 죽산 마을 앞 우리 논 네 마지기만은 누런 벼 포기가 그대로 서 있다. 무슨 새로운 농법을 실험할 요량이냐고? 그러면 오죽 좋으랴만 알고 보면 ‘폭폭헌’ 노릇이다. 이 글을 쓰고 있..
2013.11.09 -
'앓던 이' 하나
논바닥이 너무 질척해 수확작업을 중도 포기했던 샘골 한 마지기. 보름 만인 오늘, 비로소 나락을 털었다. 이번에는 마을 이장 님한테 신세를 졌다. 작업을 포기했던 이는 기계가 크게 고장나는 바람에 어쩔 도리가 없었고,... 이장 님은 오직 사명감(?) 하나로 어렵게 콤바인을 끌고 왔다. ..
2013.11.09 -
벼베기 '뒤풀이', 대둔산 등반
수렁논에서 함께 사투를 벌였던 '여성동지'들과 더불어 대둔산에 올랐다. 어제의 낫질 벼베기는 오늘의 이 등반이 한 빌미이기도 했다. '논이 저리 처참한 상태에서 어찌 맘 편하게 산에 오를 수 있을꼬!' 하여 일을 말끔히 해치우고 가뿐하게 산에 오르자는 거였다. 아무튼 진창 논 발이 ..
2013.11.09 -
작은 '기적'
그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사 꿈만 같다. 물이 흥건하고 질퍽거려 콤바인이 도저히 들어설 수 없어보이던 죽산 논배미 얘기다. 오늘 오후, 콤바인 작업하기 힘든 곳의 나락을 모두 베었다. 낫질로.... 베긴 베어야 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으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억지..
2013.11.09 -
징징대덜 말어!
올해 나락농사 막판에 생각지도 못했던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그래봤자 질퍽한 논바닥 문제인데, 그게 쉽지가 않다. '산 입에 거미줄 치랴'고 했듯 나락이 저리 옹골차게 여물었는데 설마 내버리는 상황이 오진 않겠지... 그렇게 믿는 구석이 있다. 농사도 이젠 산업화됐다 하지만 그..
2013.11.01 -
올해 벼농사, 그 화려한(!) 피날레
생각했던 대로라면 오늘은 벼 가을걷이를 마치는 날이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를 못했다. 이번에는 시간여유를 두고 콤바인 작업을 위한 밑(갓)돌리기를 그제부터 해오던 차였다. ... 엊저녁, 마지막 차례로 죽산 논으로 갔다. 그 동안 살펴본 대로 논바닥은 잘 말라 있다. 심지어 단단하..
2013.10.31 -
양파모 옮겨심던 날
바야흐로 양파 심는 철이다. 적잖은 논은 벼를 베자마자 구멍 숭숭 뚫린 비닐을 뒤집어 쓰고 양파모를 기다린다. 이 고장에서는 논 이모작 작물로 양파가 대세다. 더욱이 올해는 양파값이 괜찮아선지 재배면적도 더 늘어난 듯 보인다. 우리 작목반도 진작 양파를 심기로 하고 모를 키워왔..
2013.10.29 -
'찰현미'
현미는 쌀 고유의 영양분을 간직한 먹거리다. 씨눈이 그대로 살아 있고, 단백질을 비롯해 주요 영양소가 집중된 겉부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를 모두 깎아낸 백미는 그 성분이 거의 탄수화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현미밥이 보약'이라고 극찬한다. 문제는 질감이 흰..
2013.10.26 -
[2013년] 햅쌀 추가주문 안내
“우렁이가 지은 햅쌀” 올 가을에도 유기농 햅쌀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올해는 날씨가 순조로워 더 질 좋은 쌀을 보내드릴 수 있었습니다. ‘생태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농사’를 지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하여, 농약은 물론이고 화학비료도 전혀 쓰지 않습니다. 우렁이로 풀을..
2013.10.25 -
수확이 단지 기쁨만은 아님을...
농번기는 농번기인 모양이다. '번거롭고, 복잡하다'는 뜻 그대로다. 게다가 오늘은 정말이지 '폭폭한' 일이 꼬리를 물었다. 역시 일은 '느닷없이' 시작됐다. 막 점심을 끝냈는데 전화가 울린다. 제실 강 씨, 밭갈이 때문인가 싶었는데... "있잖유, 시방 시암골 나락 비고 있으니께 빨랑 나와..
2013.10.23 -
나락을 담다가...
몹시도 바쁜 하루가 지났다. 역시 농사일로 바빠야 시골사는 느낌 제대로 난다. 그런데... 먹거리는 어차피 돌고돌아야 하는 법! 이른바 '유통'이란 것도 큰 틀에서 농사렷다. ... 요즘 내가 쌀을 '처분하는' 방식은 '도농직거래'라고 한다. 그런데 유통방법도 여러가지. 아침나절, 주란 씨가..
2013.10.19 -
방아를 찧었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꿈을 꾸었다. 걱정이 되었던지 피곤한 데도 깊은 잠을 못 이뤘다. 여섯 시가 조금 못 돼 눈을 떴는데... 아! 그 때까지도 먼동이 트지 않았다. 창문 밖은 그 적 어둠에 싸여 있다. 일곱 시가 가까워서야 날이 밝았다. 덮어놓았던 비닐을 벗겨내니 보송보송한 나락이 드러..
2013.10.18 -
'소농'의 비애
아놔~ 이건 뭐, '느닷없는 인생'이 돼간다. 아침 11시가 조금 넘어 전화가 왔다. "한 30분 뒤부텀 안밤실 나락 벼유~" 재실 강씨다. 환장하겄네~... 강씨야 어차 '조수'니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그제 수확을 하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작업을 중단했었다. 그럼, 햇볕이 쨍쨍했으니 어제 ..
2013.10.18 -
[2013]'우렁이가 지은 햅쌀' 주문 받아요~
반년의 수고가 누렇게 영글었네요. 황금빛 들녘은 다시 흑갈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육중한 콤바인도 그 풍경 속에선 한낱 장난감처럼 보이는군요. 어제부터 올 가을걷이를 시작했습니다. 낱알들은 지금, 아스팔트 위에 누워 따사로운 가을볕을 쬐고 있습니다. 보는 이마다 “때깔 참 ..
2013.10.16 -
어떤 '일꾼'
고등학생 딸, 중학생 아들을 둔 도시여자 희주 씨. 사흘 동안 여기에 머물다가 지난 일요일 돌아갔다. 그냥 바람 쐬거나 쉬러 온 게 아니라 고된 농사일을 자청했고, 실제로 내내 그리 지내다 갔다. 그러니까, 그 일주일 전 쯤 뜬금없는 카톡 메시지가 떴더랬다. “실례인 줄 아는데, 일주..
2013.10.15 -
[후일담] '학교폭력' 그 1년 뒤
처음엔 관련 글을 '비공개'로 설정해두었더랬다. 처음 겪는 일인데다 사안 자체가 민감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적잖이 흘렀다. 달포 쯤 전인가? 어찌어찌 블로그를 뒤적거리다가 관련 글을 '공개'로 바꿨다. 거의 한 해가 흐른 때였다. 어차피 드러낼 거라면 그 뒷 이야기..
2013.10.13 -
2013년 10월8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22:24|facebook 태풍 '다나스' 우웅~~~ 창밖으로 바람'소리'가 들린다. 엥간해선 듣기 힘든 바람부는 소리. 밤 10시가 넘은 지금, 태풍 다나스는 부산 앞바다를 지나고 있다. 한반도 남동해안이 영향권으로 표시돼 있다. 이 곳은 그나마 영향권 밖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제..
2013.10.08 -
2013년 9월17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19:18|facebook 방금 떠오른!! 따끈따끈한 올해 8월 보름달~ 명절 잘들 쇠시기를...^^ Hasoon Park 19:45|facebook → 차남호 진짜 올렸네! 낙종!! ㅋ 차남호 19:46|facebook → 차남호 ㅎㅎ~ 역사가 심판 봐주겠지~^^ 황혜원 19:51|facebook → 차남호 여기보다 밝은것 같네요 ㅎㅎ 조경석 19:52|facebook → 차..
2013.09.17 -
2013년 9월15일 Facebook 이야기
차남호 09:40|facebook 이 빛나는 가을 날씨!! 자, 슬슬 떠나볼까... 오늘은 안밤실 수렁논에서~! 조병하 09:58|facebook → 차남호 벼 익어가는게 차이가 있네요.... Hasoon Park 10:39|facebook → 차남호 일요일은 쉬어야지! ㅎ 차남호 13:22|facebook → 차남호 조병하 아마 품종차이일겨... 누렇게 익은 건 필..
2013.09.15 -
거둬들이는 마음
선선한 바람이 창문을 타고 넘어 온다. 시간을 열흘만 되돌려도 불볕더위가 가을까지 삼켜버릴 기세더니 맥이 다 풀릴 지경이다. 그래도 살갗을 스쳐가는 이 바람은 기껍기만 하다. 그런데 난데없는 회오리가 소름을 돋운다. ‘이석기 사건’으로 이름 붙여진 뜻밖의 사태를 두고 하는 얘..
2013.09.12 -
'학부모회장' 할만 해?
갈수록 도시살이가 힘겨워지면서 삶의 터전을 시골로 옮기는 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언론매체에서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는 ‘귀농인구’로 굳어지는 듯하다. 그런데 귀농인구는 크게 ‘귀농인’과 ‘귀촌인’으로 나뉜다. 도시민을 유치하려는 지방정부는 관련 조례 등에 귀농과 귀촌..
2013.09.12 -
논바닥 말리기-2013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논바닥 말리기'가 큰 짐이 되고 있다. 농업진흥청의 <벼농사 지침>은 이삭 팬 뒤 40일까지는 물을 2~3센티로 얕게 대거나 걸러대기(사흘 동안 댄 뒤 이틀 동안 빼기)를 하라고 돼 있다. 이에 따르자면 아직 논바닥을 말릴 때가 아닌 셈. 하지만 농사가 어찌 지침 ..
2013.09.05 -
[2013년] 고춧가루 주문받아요~
이따금 포스팅했던 고추밭 풍경 기억하시죠? 날씨도 풀리기 전인 지난 2월초부터 우리 친환경고추작목반이 정성껏 길러온 그 고추 말이에요. 아 글쎄, 그 놈들이 이제 매운내 풍기는 마른고추로 변신했다지 뭡니까? 7월말 이후 지금까지 다섯 번 땄고, 다음 주가 마지막 수확입니다. 건조..
2013.09.01 -
[오마이뉴스] 책동네
알바는 알 바 없다는 사회... 이 책이 필요하다[서평]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13.08.24 16:13l최종 업데이트 13.08.24 16:13l박현진(phj9356) ▲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책표지. ⓒ 철수와영희 영준(가명)이는 15살에 학교를 떠나 '사회인'이 되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
2013.08.26 -
나락 꽃이 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좀 격조했다. 벼농사가 주업인 농사꾼이 한 달 만에 나락 얘기를 꺼내게 됐으니 하는 말이다. 이게 다 '피사리 효과'다. 올해는 피가 올라오지 않는 바람에 지난해와 견줘 피사리에 들일 품을 벌었고, 그게 대략 한 달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 달포 남짓은 논에 발길을 끊었..
2013.08.21 -
'가설극장'의 추억
날씨가 미치지 않고서야... 오랜 장마가 끝났나 했더니 이젠 불볕더위다. 어제에 이어 수은주는 37도 선을 우습게 넘겼다. 울산에서는 40도로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소식이다. ‘삼복더위’ 같이 귀에 익은 말로는 당최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다. ‘지구온난화’니, ‘기후변..
2013.08.10 -
생태농업의 끝은 어딜까
온대기후로 다시 돌아가기는 영 글러버린 것 같다. 아침나절부터 섭씨 30도를 웃돌고, 35도는 우습게 넘기니 말이다. 최장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억수장마도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아열대기후가 확실히 자리를 잡은 듯하고, 전문가들도 다들 그리 판단하는 모양이다. 불볕..
2013.08.08 -
농사의 가치
며칠째 화창한 봄 날씨가 이어지더니 오늘은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아니나 다를까, 내일 새벽부터 온종일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가 떴다. 비록 ‘벚꽃 개화선’이 아랫녘 어디쯤을 지나고 있지만, 그래도 봄기운을 한껏 들이킬 수 있었는데 아쉬운 일이다. 비소식이 달갑지 않은 까닭..
2013.08.08 -
[미래에서 온 편지] 창간준비호 2013. 7. 20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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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2013 2월호 2013.08.08